中 '화폐전쟁'저자 쑹훙빙 강연장서 투자자들에 폭행 당해
중국의 베스트셀러 화폐전쟁의 저자 쑹원빈
베스트셀러 ‘화폐전쟁’의 저자 쑹훙빙(宋鴻兵)이 그의 잘못된 정보로 인해 큰 손실을 입었다고 주장하는 투자자들로부터 공개장소에서 폭행을 당했다.
14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에 따르면 쑹훙빈은 지난 12일 산시(山西)성 타이위안(太原)의 호텔에서 열린 태평양생명보험 지부 주최 행사에 연사로 참석해 ‘화폐전쟁 시대 금융의 본질과 투자 전략’ 등을 주제로 강연을 마친 후 질의응답 시간에 중년 남녀 투자자들로부터 거센 항의를 받았다.
투자자들은 쑹훙빈에게 “사기꾼”이라는 욕설과 함께 “학자가 ‘바람잡이’ 역할을 해 선량한 백성들을 곤경에 빠뜨렸다”고 소리를 질렀다. 쑹훙빈은 투자자에게 둘러싸여 옷이 찢기고 안경을 짓밟히는 수모를 당했으며 이들에게 잘못을 인정하는 사과문을 써준 뒤 풀려날 수 있었다.
투자자들은 금융사기 사건으로 비화된 판야(泛亞) 금속거래소가 운영하는 금융상품에 투자해 손해를 입은 이들로 쑹훙빈이 과거 희귀금속 관련 금융상품의 수익성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던 것에 불만을 품고 일을 저질렀다.
판야금속거래소는 2011년 윈난(雲南)성 쿤밍(昆明)시에 설립된 세계 최대의 희귀금속 거래소로 그 동안 고금리 투자상품을 팔다 올 봄부터 유동성 위기를 겪으면서 금융상품 수탁자금으로 위탁자금을 돌려 막는 등 자금난을 겪다가 지난 7월부터는 원리금 지급을 중단했다.투자금을 되돌려 받지 못하게 된 이들 투자자는 베이징과 상하이에서 항의시위를 벌이고 있다. 이들은 판야 사기사건으로 수백명의 투자자가 400억위안(약 7조2,400억원)의 손실을 입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쑹훙빈은 이날 사건 직후 개인 성명을 통해 “협박에 못 이겨 사과문을 써야 했었다”며 판야의 수익성을 옹호하거나 지지하는 발언을 한 적이 없다고 부인했다. 그는 “판야의 초청을 받고 방문해 경제상황을 분석하는 강연을 한 적은 있지만 판야의 주식 한 주도 갖고 있지 않으며 다른 방식으로 수익을 나누지도 않았다”며 “결코 구두로 판야 상품에 투자하라고 한 적이 없다”고 항변했다.
미국에서 금융전문가로 활동했던 쑹훙빈은 세계 경제의 역사가 화폐 발행권을 둘러싼 서방 금융가의 암투라는 음모론적 시각에서 ‘화폐전쟁’ 시리즈를 써 세계적 유명세를 얻었다.
박소영기자 sosyou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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