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우석 유죄 확정.. 교수 복직 어려울 듯
'줄기세포 논문조작'으로 국내를 비롯해 전 세계 과학계를 떠들썩하게 했던 황우석 박사(61·사진)의 형사재판이 공소 제기 8년 만에 '유죄'로 마무리됐다. 황 박사는 최근 미국에서 1번 인간배아줄기세포(NT-1)의 특허를 획득하면서 재기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황 박사가 서울대를 상대로 낸 파면처분취소 소송에서 대법원이 원심과 달리 서울대의 파면조치가 맞다고 판결해 그의 공식적인 활동 재개는 당분간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대법원 2부(주심 이상훈 대법관)는 27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사기)·업무상 횡령·사기·생명윤리안전에 관한 법률 위반 등의 혐의로 기소된 황 박사에게 일부 유죄를 인정해 징역 1년6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이 사건은 2004~2005년 과학저널 '사이언스'에 발표된 황 박사의 줄기세포 연구결과가 조작됐다는 의혹이 제기되며 시작됐다. 2005년 11월 논문조작 지시 의혹이 제기되면서 국민적 영웅으로 추앙받던 황 박사는 급속도로 추락했다. 서울대는 자체 진상조사를 해 "줄기세포는 없다"는 결과를 발표하고 황 박사를 파면했다.
검찰은 2006년 5월 불법난자매매 혐의, 연구성과를 부풀려 연구비를 받아낸 뒤 사적으로 유용한 사기 혐의 등으로 황 박사를 기소했다.
법원은 황 박사가 불법으로 난자를 매매하고 연구비 약 7억원을 횡령한 혐의에 대해 유죄를 인정했다. 그러나 사기 혐의에 대해서는 무죄를 선고했다. 법원은 "황 박사가 일부 데이터 조작에 관여했더라도 논문의 줄기세포주는 정상적으로 수립된 환자맞춤형 줄기세포주라고 확신하고 있었다고 판단된다"며 "연구비 후원계약을 체결하는 과정에서 적극적으로 속이는 행위가 있었다고 판단하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법원은 논란의 핵심인 실제 줄기세포가 존재했는지에 대해서는 판단하지 않았다.
황 박사는 서울대를 상대로 파면처분취소 소송도 진행했다. 1심에서는 황 박사가 패소했으나, 2심은 "논문의 신뢰가 훼손된 것은 연구원들의 자의적인 검사·조작에서 비롯됐다"며 "징계는 필요하지만 파면은 지나쳤다"고 판결했다. 이 판결이 확정되면 황 박사에게 복직의 길이 열릴 수도 있었다. 황 박사는 8년간 주로 해외에서 연구활동을 계속하며 재기를 준비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지난 11일(현지시간) 황 박사 연구팀이 미국에서 특허를 따내면서 지지자들 사이에서는 희망적인 전망이 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대법원 1부(주심 고영한 대법관)는 27일 "황 박사는 총책임자로서 연구원들에 대한 지휘·감독을 소홀히 했고 직접 광범위한 실험 데이터 조작 및 논문의 허위내용 기재를 지시했다"며 "엄한 징계를 하지 않으면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기 어려운 점 등을 비춰볼 때 파면처분이 부당하다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소송이 진행된 8년 동안 판결문에 기재된 황 박사의 직업은 '전 대학교수'(1심)에서 '연구원'(대법원)으로 바뀌었다.
< 장은교 기자 indi@kyunghyang.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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