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굴품으로 밝혀진 가야금관
(서울=연합뉴스) 김태식기자 = 이경희 가야대 총장에 의해 도굴품으로 밝혀진 국보 138호 가야금관(호암미술관 소장)은 매우 독특한 양식을 띠고 있다.
우선 관 모양새가 국내 다른 지역에서 출토된 금관과 확연히 구분되고 있고 있고 또한 재질(재질(材質))이 금동(금동(金銅))이 아닌 순금이라는 데서 특색을 지니고 있다.
5∼6세기 가야 왕족이 사용했던 것으로 추정되는 이 금관은 높이 11.5㎝ 직경 20.7cm이며 관테의 총길이는 67.1㎝로 넓은 관테에 나무이파리 모양의 장식조각인 수엽(수엽(樹葉))과 꼬부라진 옥(玉) 장식품인 곡옥(곡옥(曲玉))이 달려 있다.
관테에서 나무나 기둥처럼 위를 향해 선 장식물인 입식(입식(立飾))은 모두 4개가 있는데 입식에도 수엽이 붙어있다.
이 금관에 대해 금관연구 전문가인 김병모(金秉模) 한양대 문화인류학과 교수는 최근 그의 저서 `금관의 비밀'(푸른역사 간)에서 "이런 모양의 금관은 신라나 가야 어느 지역에서도 그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특수한 것"이라면서 "아쉽게도 출토지가 불분명하지만 앞으로의 연구를 위해 소개한다"고 밝히고 있다.
이 금관의 독특한 양식은 옛 신라 고분인 경주 금관총에서 출토된 국보 87호 신라금관과 비교할 때 쉽게 드러난다.
즉 신라금관은 전형적인 입식이 전형적인 출(出)자 모양이며 높이도 가야금관이 11.5㎝인데 반해 44.5㎝로 4배 가량 높다.
김병모 교수는 이런 독특한 양식과 함께 출토경위가 불분명하기 때문에 이 금관이 가짜일 가능성을 조심스럽게 제기하고 있다.
김교수는 이것과 비슷한 양식의 금관으로는 아프가니스탄에서 발굴된 것이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이번에 이경희 가야대 총장에 의해 이 금관이 지금은 대구광역시로 편입된 옛 달성군 유가면 유가동 속칭 `8장군묘' 중 가장 큰 분묘에서 도굴꾼 3인조에 의해 도굴된 것임이 밝혀졌다.
이총장은 이와함께 이 금관이 출토된 거의 같은 시기인 73,4년경에 고향이 경북 성주군 한개마을인 도굴꾼 이모씨라는 사람으로부터 녹이 심하게 슨 가야금동관 한개를 사지 않겠느냐는 제의를 받고 거절했다는 일화를 전하고 있다.
그런데 이 금동관 모양이 현재 호암미술관이 소장하고 있는 가야금관과 똑같았다고 증언하고 있다.
이총장의 이 증언은 국보 138호인 문제의 가야금관과 같은 양식의 가야금관이 어딘가에 또 존재하며 이는 호암미술관 금관이 가짜가 아닐 가능성이 크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아울러 이 금관의 출토지가 밝혀짐으로써 고고학이나 역사학계는 새로운 숙제를 떠안게 됐다.
이총장은 "가야와 신라는 인접해 있었음에도 왕들이 쓴 금관이 이처럼 다르다는 것은 대단히 흥미로운 일"이라면서 "신라사 연구자들의 통설은 신라금관을 포함한 신라의 금속문화와 묘제(묘제(墓制))까지도 중앙아시아 기마민족의 스키타이 문화가 전래한 것이라고 하고 있는데 그렇다면 신라금관과 전혀 유형이 다른 이 가야금관의 어디인지가 궁긍해 지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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