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강남도 ‘20억’ 집값 다시 들썩…시장에서 지목한 4가지 이유
분양가 상승 통계 집계 이래 '최대치'…매수 분위기 확산?
(서울=뉴스1) 황보준엽 기자 = 부동산 시장에서 반등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이미 수도권을 위주로는 본격적인 상승 추세에 접어들었고 지방 역시 회복은 시간문제라는 분석까지 나온다.
과거처럼 일시적인 등락이 아니라는 것인데, 그렇게 보는 이유는 크게 네 가지다. 공급부족과 고금리 적응, 분양가와 전셋값 상승 등이다.
◇"2~3년 뒤 집이 부족하다"…서울 인허가 전년 比 32.0% 수준
부동산 시장이 상승 사이클에 진입했다고 보는 첫 번째 이유는 공급부족이다. 공사비 상승에 따른 사업성 약화로 인허가와 착공 등이 크게 줄어든 상태다.
국토연구원이 발표한 '주택공급 상황분석과 안정적 주택공급 전략'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의 주택공급 실적은 연평균 대비해 인허가는 74.2%를 기록했다. 착공은 47.3%로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특히 서울의 경우 인허가 실적이 32.0%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결국 2~3년 후에 공급돼 집값을 잡아줘야 할 주택들이 턱없이 모자란다는 의미다.
게다가 공공부문에서 공급도 원활치 않다. 당장 3기 신도시 입주 일정부터 차질을 빚고 있는데, 지난 5월 사전청약 폐지 전 사전청약을 신청받은 공공분양 단지 중 아직 본청약이 진행되지 않은 곳은 82개 단지 4만 3510가구다. 그중 올해 본청약이 진행될 예정이던 13개 단지 일정이 미뤄졌다.
이 가운데에는 3기 신도시 남양주왕숙2 A1 블록(사전청약 762가구)·A3 블록(650가구)과 하남교산 A2 블록(156가구) 등이 포함됐다.
정부는 공급에 문제가 없도록 정상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국토교통부는 "지구 조성, 착공 등 3기 신도시 전체 일정은 정상 추진되도록 노력하겠다"며 "올해 내 3기 신도시 5개 지구에서 1만 가구 착공 예정이며, 지속적인 사업관리를 통해 주택공급을 차질없이 이행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또 "올해 1~5월 누계 서울 아파트 준공실적은 1만 1900가구로, 전년 동기(5600가구) 대비 2배 이상 증가했다"고 강조했다.
서진형 광운대 부동산법무학과 교수(한국부동산경영학회장)는 "결국 향후 집이 부족해진다는 것인데, 공급 부족에 대한 문제를 풀어야 한다"며 "그러기 위해선 결국 사업성을 높여주는 대책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장기간 고금리 지속에 "적응했다"…집 사자 심리 확산
장기간 고금리 기조가 이어지며 수요자들이 상당 부분 적응했다는 점도 시장의 회복을 점치는 요인이다. 한때 주택담보대출의 상단이 7%대를 넘어서면서 다소 시장에 충격을 줬으나, 이젠 금리에 익숙해졌다는 분석이다.
주담대 금리도 점차 안정을 찾고 있다. 5대 은행(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의 주담대 고정형(5년 주기형) 금리는 2.88~5.71%로 집계됐다. 지난 5일 2.90~5.74%보다 상하단 0.02~0.03%포인트(p) 내렸다.
특히 신한은행의 주담대 고정형 금리 하단은 2.88%로, 2%대를 유지하고 있다.
주담대 금리 기준이 되는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도 하락하는 추세다. 올해 6월 신규취급액 기준 코픽스가 3.52%를 기록해 전월 대비 0.04%포인트(p) 내렸다. 코픽스는 국내 8개 은행의 자금조달금리를 가중평균해 산출한 자금조달비용지수다.
금리는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지만 '집 사자' 분위기는 확산하는 모습이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7월 첫째 주(1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100.4로 전주(98.9) 대비 1.5포인트(p)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021년 11월 이후 처음으로 기준선을 넘어선 것이자, 지난 2월 둘째 주(12일 기준)를 시작으로 21주 연속 상승세다.
매매수급지수는 아파트 매매시장의 수요와 공급 비중을 지수화한 것으로, 기준선(100)보다 수치가 높을수록 시장에 집을 '팔려는' 사람보다 '살려는' 사람이 더 많다는 의미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이제는 금리를 시장에서 일정 부분 적응을 한 것이고, 과거의 초저금리가 비정상적이었던 것"이라며 "금리 적응력이 높아지면서 결국 매수심리가 살아나게 된 것이 아닌가 추측된다"고 했다.
다만 송 대표는 향후 금리가 인하되더라도 급격한 집값 상승은 없을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스트레스 DSR 2단계가 시행되면서 가계대출이 관리될 테고, 금리가 인하된다고 해서 급격하게 집값이 오르거나 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지금과 같은 완만한 상승 추세가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끝 모를 전셋값 상승, 집값 부채질한다
전셋값 상승도 매맷값의 상승을 부추기는 원인 중 하나다. 보통 전셋값은 매맷값을 밀어올리는 역할을 한다. 전셋값이 오르기 시작하면, 차라리 집을 사겠다는 인식이 퍼지면서 실수요를 자극하기 때문이다.
부동산원에 따르면 서울 전셋값은 0.20% 오르며 60주 연속 오름세를 이어갔으며, 상승폭도 매주 키워가고 있다. 비단 서울의 얘기만은 아니다. 인천에서는 중구(0.13%)와 남동구(0.12%)의 오름폭이 컸고, 성남 분당구(0.31%) 등 1기 신도시가 위치한 곳도 강세를 나타냈다.
심형석 우대빵연구소 소장(美IAU 교수)은 "전셋값이 많이 오르면서 매매수요로 전환되는 사례가 많이 목격되고 있다"며 "임대차법 2+2 만기 매물이 풀리면서 30~40%씩 보증금을 올리는 경우가 나오고 있는데, 이러한 전셋값 상승은 결국 집값을 부채질할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서정렬 영산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서울 등 수도권은 전셋값 상승세가 60주 이상 이어지고 있어 이미 상승 사이클에 올라섰다고 볼 수 있다"며 "지방도 떨어지고는 있지만 하락폭은 줄고 있다. 결국 이것이 집값 상승을 부추기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울 분양가 평당 4000만원 돌파…"차라리 사자?"
분양가 인상도 집값 상승을 부채질할 것으로 본다. 기다리지 않고 매수로 뛰어드는 수요자가 생겨날 수 있어서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민간아파트 분양가격 동향조사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서울 아파트 ㎡당 평균 분양가는 1267만 6000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월(㎡당 1170만 6000원) 대비 8.28%, 전년 동월(㎡당 967만 5000원) 대비로는 31.02% 상승한 금액이다.
3.3㎡(평)당으로 환산하면 4190만 4000원이다. 서울의 평당 분양가가 4000만 원이 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수도권 ㎡당 분양가는 전월(785만 6000원) 대비 4.21% 오른 818만 7000원이다. 전년 동기(㎡당 684만 4000원) 대비로는 19.63% 올랐다. 3.3㎡당으로는 2706만 4000원이다.
전국 아파트 ㎡당 분양가는 564만 4000원으로 전월(557만 4000원) 대비 1.26% 상승했고, 전년 동월(491만 4000원) 대비 14.86% 상승했다.
서진형 교수는 "건축비나 중대재해법, 제로에너지 등으로 인해 분양가가 지속해서 오를 것으로 보인다"며 "결국 분양가가 오르면 이젠 청약을 기다리기보다는 집을 사자고 판단하는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wns8308@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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