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붕 날라갔다" 허리케인 베릴, 미국 '에너지 허브' 텍사스 강타

백민경 기자 2024. 7. 9.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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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에 잠긴 자동차 꼭대기에 사람이 있습니다.

구명튜브를 타고 물살 속에 몸을 내맡깁니다.

폭우로 불어난 바닷물은 해안에서 2㎞ 떨어진 마을까지 몰아쳤습니다.

현지시간 8일 새벽 베릴은 허리케인 등급 중 가장 낮은 1등급 상태로 미국 텍사스주 남서부에 상륙했습니다.

하지만 최고 시속이 150km에 달하는 바람과 폭우가 몰아쳤습니다.

[데보라 토니/피해 주민]
"위를 쳐다보니 지붕이 없어져 있었어요. 그냥 날아가더라고요."

큰 나무가 비바람에 넘어지면서 가정집 지붕을 덮쳐 남성 1명과 여성 1명이, 물살에 휩쓸려 1명이 숨졌습니다.

바닷가에는 허리케인 경보와 폭풍 해일 경보, 토네이도 주의보가 내려져 지역 항만이 폐쇄됐습니다.

휴스턴에 있는 두 공항에서만 1000편이 넘는 비행편이 취소되면서 대부분 길이 끊겼습니다.

[존 휘트마이어/텍사스 휴스턴 시장]
"제 목소리 들리시는 분들은 안에 머물러 주세요. 집 안에 있어주세요. 지금 비상사태입니다."

곡물 창고가 종잇장처럼 찢겨 나가는 등 인프라 피해도 큽니다.

휴스턴을 중심으로 200만 가구가 정전에 시달렸고, 정유 설비도 가동을 멈췄습니다.

미국 정유 설비의 절반, 석유 생산의 약 15%가 몰려있는 텍사스는 미국 에너지 산업의 심장부로 꼽히는 지역입니다.

다만 베릴이 예상보다 약화되면서 국제유가는 상승세를 멈추고 1% 하락하며 마감했습니다.

열대성 폭우로 약해지긴 했지만 베릴은 여전히 시속 100km대 강풍을 유지하면서 북동쪽으로 이동하고 있어 추가 피해가 나올 가능성이 있습니다.

백민경 기자 baek.minkyung@jt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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