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기 신도시 재건축에 따른 이주대책 차질 없도록 준비”
분당·일산·평촌·중동·산본 등 수도권 1기 신도시 재건축이 25일 ‘선도 지구’ 공모 지침 공개 등 본격화하면서 경기주택도시공사(GH)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졌다. 김세용 GH 사장은 최근 본지와 만나 “1기 신도시 재건축은 1인 가구 증가, 고령화 등 인구 구조 변화에 대한 고민을 담아야 한다”며 “기존 입주민들이 차질 없이 이주 대책을 세울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GH는 1기 신도시 재건축 과정에서 정비 지원 기구를 맡을 예정이며 공공 재건축 사업자로도 참여한다.
김 사장은 “1기 신도시 재건축의 목적은 ‘인구 구조 변화에 대한 대응’과 ‘인프라 시설 개선’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리나라는 지난해 말 기준으로 1~2인 가구 비율이 63%를 넘어섰고, 내년에는 65세 이상 노인 비율이 20%를 넘길 전망이다. 그는 “새로 건축하는 도시에는 1인 가구에 특화된 소형 주택이나 노인 수요가 많은 시니어 주택이 보다 많이 필요하다”며 “자율 주행 차량 등 미래 교통수단 변화에 따른 기반 시설 등 인프라 개선을 적극 고민해야 할 때”라고 했다. 그는 “GH는 ‘빌더(Builder)’를 넘어 ‘타운 매니지먼트(Town management)’로 발돋움하기 위해 노력 중”이라며 “아파트를 짓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도시와 주택이 잘 유지되고 기능과 역할을 다할 수 있도록 관리하는 역할을 맡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1기 신도시 기획부터 건설·유지·관리에 이르기까지 GH가 적극적으로 참여하겠다는 의미다.
1기 신도시 선도 지구로 뽑히는 단지들은 2027년 착공, 2030년 입주를 목표로 재건축이 추진된다. 대규모 이주 수요가 발생할 예정이기 때문에 부동산 업계에서는 전세금 급등에 대한 우려가 벌써 나오고 있다. 김 사장은 “1기 신도시와 주변에 GH가 보유한 임대주택을 이주 단지로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며 “이주 대책은 속도가 중요하기 때문에 공사 기간을 단축할 수 있는 모듈러 공법을 적극 활용해 이주 단지를 만들 계획”이라고 말했다.
건축공학 박사인 김 사장은 건국대·고려대 교수를 거쳐 2018년부터 3년간 SH(서울주택도시공사) 사장을 지냈고, 2022년 말부터 GH를 이끌고 있다. 그는 임기 중 GH가 중점적으로 추진할 과제로 콤팩트 시티(compact city) 시스템 정착을 꼽았다. 콤팩트 시티는 도시 공간을 보다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게 핵심인데, 예를 들어 공터로 방치되면 교통섬과 빗물펌프장 부지를 복합 개발해 청년과 신혼부부를 위한 임대주택으로 제공하는 식이다.
김 사장은 “수도권은 공간이 부족해 유휴 부지를 적극 개발하는 것이 중요하고, 비수도권은 산발적으로 흩어져 제 기능을 하지 못하는 컨벤션 센터·미술관·박물관 등 거대 시설을 집약적으로 모아주는 것이 필요하다”며 “공간 활용을 극대화할 수 있도록 GH가 앞장서서 노력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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