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부촌 명성 다시 찾자”…1만가구 변신 앞둔 방배, 20억 들고 입성해볼까
일부 구역들은 조합원 지위 거래도
‘디에이치’ ‘래미안’ ‘르엘’ 분양 채비
20억대로 재건축 마친 새아파트 투자
최근 방배동 일대가 재건축 사업에 속도를 내면서 옛 명성을 되찾을지 주목받고 있다. 올해 하반기에만 3개 단지 분양이 예정돼 있고, 다른 단지들도 새 아파트로 가는 단계를 착실하게 밟아나가고 있다. 정비사업이 마무리 되면 방배동 일대는 1만 가구가 넘는 ‘미니 신도시’로 거듭난다.
특히 방배동은 재건축 사업의 최대 걸림돌인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를 피한 곳이 상당수라 관심이 높다. 2017년 12월 31일 이전까지 관리처분인가를 신청하면 초과이익환수제를 피할 수 있었는데, 5·6·13·14구역이 신청에 성공했기 때문이다.
거래도 상대적으로 자유롭다. 현행 법령에 따르면 재건축 조합원은 지위 양도가 원칙적으로 금지돼 있다. 다만 △1가구 1주택 10년 보유, 5년 거주 △조합설립 이후 3년간 사업시행인가 미신청 △사업시행인가 이후 3년간 미착공 등 일부 조건에 해당되면 지위 양도가 가능하다. 공교롭게도 방배 13·14구역은 모두 사업시행인가 이후 3년간 착공을 못하고 있어 거래가 일시적으로 풀린 상태다. 박합수 건국대 부동산대학원 겸임교수는 “재건축 투자에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이 초과이익환수제와 조합원 지위 양도 금지인데 방배동에는 이를 회피할 수 있는 곳이 많아 수요자들 관심이 은근히 많다”고 설명했다.
5구역은 규모 외에 입지도 우수하다. 이수역(4·7호선)과 내방역(7호선) 사이에 위치하고, 2호선 방배역도 걸어서 접근하기에 무리가 없다. 방배초등학교, 이수초등학교, 이수중학교 등 학교도 주변에 상당히 많다. 강남 테헤란로까지 직선으로 연결하는 서초대로를 끼고 있어 도로 교통도 좋다. 빠르면 올해 1251가구가 일반분양으로 나와 청약 대기자들의 관심도 높다.
1097가구 아파트 단지를 짓기로 한 6구역은 삼성물산이 시공사다. ‘래미안원페를라’라는 이름으로 재건축된다. 역시 내방역과 이수역 사이에 위치했고, 서문여중·서문여고가 가깝다. 방배동 재건축 구역 중 속도가 가장 빠른 곳으로 하반기 분양시장(465가구)에 나올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5구역이 다소 경사진 점과 달리 6구역은 거의 평지에 가까워 매력이 상당하다는 평가다.
원래 5구역의 일부였던 14구역은 조합원 사이 의견 차이로 5구역에서 분리돼 따로 재건축을 추진 중이다. 487가구로 지어질 예정인데 최근 철거를 마치고 내년 착공이 목표다. 롯데건설이 시공사로, 고급 브랜드인 방배 르엘을 적용한다. 5구역에서 떨어져 나왔다는 사실에서 유추할 수 있듯 입지가 상당히 좋다. 2호선 방배역과 걸어서 5~6분 거리로 이수동산, 방배근린공원 등 녹지공간이 많다. 방배동 재건축 중에선 작은 규모지만 ‘알짜’로 꼽힌다.
‘방배포레스트자이’로 재건축되는 방배13구역은 지난달 서울시 건축심의를 통과했다. 현재 철거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사당역(2·4호선)과 방배역(2호선) 사이에 위치해 있고, 동덕여고 등이 가깝다. 재건축 후 2217가구로 탈바꿈한다.
방배동 단독주택가에선 이들 구역 외에도 2개 구역이 재건축 사업을 진행 중이다. 서리풀공원을 배후에 둔 7구역은 서초구청이 사업시행인가를 위해 공람을 진행하고 있다. 아파트 316가구를 새로 짓는데 입지가 매우 뛰어나다. 내방역이 걸어서 2분 거리이고, 강남역까지 직선으로 연결하는 서리풀터널이 지척이기 때문이다. 재건축 계획 규모가 1688가구에 달하는 15구역도 작년 말 조합이 설립됐다.
삼익아파트 주변은 방배역 역세권이고, 주변에 상문고 등이 가까워 전통적으로 부촌으로 분류됐다. 이곳 주변에 신동아아파트(1982년 입주), 방배 임광3차(1988년) 등도 재건축 과정을 진행 중이다. 신동아아파트는 포스코이앤씨가 시공사로 ‘오티에르 방배’라는 이름으로 탈바꿈한다. 843가구 규모로 탈바꿈할 예정인데 현재 착공을 앞두고 있다. 방배 임광3차는 최근 392가구 아파트를 재건축하는 정비계획을 통과시켰다. 서래마을에서 가까운 방배 삼호와 신삼호 아파트도 재건축을 추진 중이다.
현재 방배동 재건축 중에서 가장 거래가 활발한 13구역과 14구역 전용 84㎡ 배정매물은 시세가 16~17억원 안팎이다. 5구역과 6구역은 매물이 별로 없는만큼 이보다 다소 높은 수준에 시세가 형성돼 있다. 요즘 공사비 쇼크 때문에 추가분담금을 정확히 예상할 수는 없지만 4~5억원 안팎으로 추정한다면 총 매매가격이 20억원 초반대라고 볼 수 있다. 김제경 투미부동산컨설팅 소장은 “방배그랑자이와 단순 비교만 해도 방배동 일대, 특히 13·14구역은 투자성이 꽤 있다고 할 수 있다”며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에 강남권 진입을 노린다면 고려할 만한 지역”이라고 설명했다.
게다가 6개 단독주택 구역과 방배3동과 방배본동 일대 아파트가 모두 재건축을 마무리할 경우 방배동 일대엔 1만가구에 육박하는 아파트가 새로 들어선다.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방배동에 제대로 들어선다면 다른 강남 지역 못지않은 파급력을 가질 것으로 예상한다. 방배동이 그동안 집값 상승을 주도할 아파트 단지가 없어 상대적으로 가격 측면에서 낮게 평가받았던 측면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2019년 4월 옛 정보사 용지를 지하로 관통하는 서리풀터널이 뚫리면서 서울 지하철 2호선 강남역을 비롯한 강남 중심부로의 이동이 훨씬 쉬워졌다. 방배동에서 강남역을 거쳐 삼성역, 멀게는 잠실까지 직선으로 이동이 가능해진 셈이다. 일례로 터널이 완공된 뒤 내방역에서 서초역까지 이동 시간은 6~7분 남짓으로 단축됐다. 박합수 겸임교수는 “서리풀터널 개통으로 교통 여건이 개선되면서 방배동이 명실상부한 ‘강남 생활권’으로 편입됐다”고 분석했다.
방배동 주변으로는 개발 호재도 꽤 많다.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정보사 용지 개발 프로젝트다. 지난해 말 서울시 건축심의를 통과하면서 인허가 작업이 올해 마무리될 전망이다. 한강~서리풀공원~우면산으로 이어지는 녹지 축의 한가운데 자리 잡은 정보사 용지는 법조타운과 국립중앙도서관·예술의전당 등 서울의 대표 문화시설을 인근에 끼고 있다. 이 땅에는 주거시설을 짓지 않는 대신 바이오·금융 등 첨단산업 분야 기업과 스타트업이 입주할 수 있는 오피스 타운이 들어설 계획이다. 정보사 용지 개발을 맡은 부동산 개발업체 엠디엠은 “미국 실리콘밸리에 버금가는 4차 산업혁명 전진기지를 국내에 조성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우리 아이 휴대폰 바꿔줄까”…‘50만원대’ 갤럭시 A 시리즈가 온다 - 매일경제
- 동해고속도로서 버스·트럭 등 ‘꽝꽝꽝꽝’ 4중 충돌사고…47명 부상 - 매일경제
- “나는 솔로” 아내, 알고보니 이혼녀에 아이까지…늦장가 45세男의 분노 - 매일경제
- “휴진 동참 ‘동네 병원’, 블랙리스트 올리자”…맘카페서 ‘불매운동’ 움직임 - 매일경제
- ‘아내 성인방송’ 30대 군인 남편…징역 7년에 한다는 말이 - 매일경제
- “타는 듯한 통증, 공포스럽다”…‘발리 여행’ 가려고 했는데, 어떡해야 하나 - 매일경제
- “우리에겐 많은 선택권 있어요”…수지, ‘재계약 불발’ 한소희 대신 ‘중고차 여신’ - 매일
- “기부 또 기부”…6월16일 임영웅 생일 맞아 기부 릴레이 나선 팬클럽 - 매일경제
- 대형견 입마개 요구했을 뿐인데…“딸들도 묶어라” 저격한 유튜버 - 매일경제
- 미국 언론 “페이커 팬덤 수백만…신전 생길만해” [LoL] - MK스포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