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사비 30% 급등에…사전청약 받은 '3기 신도시' 분양가도 오른다
3기 신도시 가운데 처음 사전청약을 받은 인천 계양지구 공공분양 아파트의 총사업비가 2년여 만에 30%가량 늘어난 것으로 8일 확인됐다.
국토교통부는 인천계양 테크노밸리 A2블록 공공주택 건설 사업의 총사업비를 사업계획승인 때인 2022년 1월(2676억원)보다 688억원(25.7%) 오른 3364억원으로 변경했다는 내용의 고시를 지난 4일 냈다. 같은 날 A3블록의 총사업비도 1754억원에서 2355억원으로 580억원(33.1%) 올랐다고 고시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총사업비 인상분은 건축 공사 자잿값과 함께 신도시 조성 공사비 등이 함께 오른 데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인천계양 A2와 A3 블록은 1285가구 규모로 3기 신도시 중 사업 속도가 가장 빠르다. 2021년 8월 가장 먼저 사전청약을 받은 뒤 지난달 말 주택 착공에 들어갔다. 사전청약 당시 추정 분양가는 A2블록 전용면적 59㎡가 3억5600만원, 74㎡는 4억3700만원, 84㎡가 4억9400만원이었다. 특히 주변 시세보다 낮은 분양가에 청약 대기자가 몰리기도 했다. A2블록 84㎡는 28가구 모집에 1만670명이 신청하며, 경쟁률이 381대1까지 치솟았다.
그러나 2021년 8월 사전청약을 할 때 당시 공사비를 기준으로 산정한 ‘추정 분양가‘와 비교해 올해 9월 본청약 때 확정되는 최종 분양가는 더 높아질 전망이다. 최종 분양가에 지난 3년간 공사비 상승분을 반영해야 해서다. 국토부 관계자는 “3기 신도시 공공택지 분양에는 분양가상한제(분상제)가 적용된다”며 “사업비 증액에서도 알 수 있듯이 분상제에서 분양가를 결정하는 항목인 ‘기본형 건축비’가 계속 오르고 있어 최종 분양가는 3년전 추정치보다 높을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사업비 증액에 따른 손실의 일부를 시행주체인 LH(한국주택토지공사)가 감수한다고 해도 어느 정도의 분양가 인상은 불가피하다는 얘기다. 경우에 따라선 사전청약 때의 추정치보다 최종 분양가가 수천만원 이상 오를 가능성도 있다.
다만 민간 아파트 분양가도 치솟고 있어 3기 신도시 분양가는 주변 시세보다는 여전히 저렴할 것으로 분석된다. 그럼에도 3기 신도시 아파트 분양이 앞으로 계속 이어지는데, 분양가가 더 오를 가능성이 높아 정부의 고민도 커지고 있다.
3기 신도시는 문재인 정부 때인 2018년부터 추진됐지만, 토지 보상 지연 등 문제로 사업 일정이 밀렸다. 당초 정부는 3기 신도시 입주 시기를 2025~2026년으로 예상했지만, 현재는 2026~2027년 정도로 전망된다. 올해 국토부는 인천 계양지구를 시작으로 나머지 4곳(고양 창릉, 남양주 왕숙, 하남 교산, 부천 대장)의 신도시도 연내 착공에 들어가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하지만 본청약은 올해 계양지구에서만 진행된다. 나머지 지구의 본청약은 내년 상반기에나 이뤄질 예정이다.
김원 기자 kim.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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