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각종 개발 정책 쏟아내는데…전셋값 안정 대책은 안 보인다[안명숙의 차이나는 부동산 클래스]
최근 지인이 이사한다는 소식을 알려왔다. 지난해 말부터 이사를 계획했지만, 통 집 보러 오는 사람이 없다가 최근 들어서야 전세 갈아타기에 성공한 것이다. 실제 전세 시장이 움직이고 있는 것일까?
서울 아파트 전셋값이 9개월 연속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지난 19일 기준 서울 전셋값은 전주보다 0.04% 상승해 지난해 5월22일 상승 전환 후 40주 연속 오름세를 이어오고 있다. 이러한 전세가 상승세는 비단 서울뿐만 아니라 인천, 경기 등 수도권 전역에서 나타나고 있는 추세다.
전세가격이 오르는 것은 수요가 늘거나 공급(매물)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주택 대출규제와 매수심리 위축 등으로 주택 매매보다는 전세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다. 또한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지난해 1월 5만4666건이던 서울 전세 매물은 올 2월 기준 3만3577건으로 1년1개월여 만에 38.6%(2만1089건) 감소, 전세 공급이 줄어들고 있다.
실제 서울 아파트 전세는 1년 새 가격이 크게 상승했다. 물론 지난해 초 금리가 크게 올라 전세가격이 급락하면서 역전세로 주택 시장이 큰 혼란을 겪었다. 당시 월세 거래가 전세를 추월하는 이변까지 나타났으나 서울은 다시 전세가 전체 임대차 계약의 65%를 차지하는 수준까지 늘어났다.
현장 전언에 따르면 최근 전월세 계약은 신규 계약보다 갱신 계약이 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1년 전 30%대에 머물렀던 전월세 계약 갱신 비율이 2월 기준 서울은 40%, 경기는 45%를 넘어서 갱신 거래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전월세 갱신 계약이 급증한다는 것은 만기가 도래한 가구들의 전월세 시세가 2년 전과 비교해 적어도 비슷하거나 5% 이상 오른 경우가 많다는 뜻이다.
지난해 하반기 이후 매매가는 안정적인 가운데 전셋값이 꾸준히 상승하면서 매매가 대비 전세가 비율도 높아지는 추세다. 한국부동산원 자료에 따르면 지난 1월 기준 아파트 매매가 대비 전세가 비율도 서울 54%, 경기 63.8%로 지난해 7월 이후 지속적으로 오르고 있다. 매매가 대비 전세가 비율이 70%를 넘어서게 되면 전세를 안고 투자하는 갭투자가 가속화할 가능성이 높아져 결국 매매가에도 영향을 미친다.
최근 정부와 서울시는 3기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건설, 신도시 개발 특별법 및 서울 지상 전철 노선 지하화 등 매머드급 개발 계획을 쏟아내고 있다. 기대감이 오르고 투자 환경이 호전되면 투자 수요가 늘어나는 것은 당연지사다. 그러나 아직도 전세사기 피해자들의 고통은 끝나지 않았다. 전셋값 급등은 매매가에도 영향을 미치는 만큼 또 어떤 국면으로 세입자를 몰아넣게 될지 모른다. 전셋값 안정이 우선이다.
안명숙 부동산 전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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