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X 창업자 뱅크먼프리드 철창행…7개 혐의 유죄 판결

배심원단 만장일치 유죄 … 최대 115년 동안 못나온다

지난 1월3일 FTX 창업자 샘 뱅크먼프리드가 맨해튼에 위치한 뉴욕 연방지방법원에서 열린 재판에 참석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AP/뉴시스

가상화폐 거래소 FTX의 창업자 샘 뱅크먼프리드가 결국 철창 신세를 지게 됐다.

워싱텅포스트(WP)에 따르면 뱅크먼프리드는 2일(현지시간) 송금 사기, 증권 사기, 돈세탁 등 7가지 범죄 혐의에 대해 뉴욕 남부연방지방법원 재판에서 유죄 판결을 받았다.

뱅크드프리먼은 편취한 회사 자금으로 FTX 계열사에 재투자한 혐의, 미국 정치인들에게 불법 후원금을 제공한 혐의, 자신의 부동산에 투자한 혐의 등을 받는다. 그러나 검찰 측이 구체적인 자료를 공개하지 않아 수십억 달러 규모의 돈이 정확히 언제 어디에 쓰였는지 알려지지 않았다.

WP는 “수십억 달러의 사용처를 정확히 밝혀내는 데 시간이 걸린다”며 “검찰 측 조사에 따르면 사용처가 밝혀지지 않은 돈은 대부분 그의 사치스러운 사생활에 쓰였고, 일부는 광고 및 홍보를 빙자한 유명인과의 친밀 유지를 위해 쓰였다”고 밝혔다.

이날 재판은 배심원제로 진행됐으며 12명의 배심원단은 7가지 혐의에 만장일치 유죄 판결을 내렸다. 판결을 내리는 데는 5시간도 채 걸리지 않았다. 벵크먼프리드는 이날 배심원단에 “나는 그저 기억력이 좋지 않은 수학 괴짜일 뿐”이라며 “실수는 있었겠지만 고의성 있는 불법 행위는 없었다”고 변명했으나 소용없었다.

7개 혐의에서 모두 최고 형량을 받으면 그의 형량은 110년 이상 나오게 된다. WP는 “뱅크먼프리드가 7개의 혐의에서 최소 형량을 받더라도 수십년 동안 감옥에 있어야 한다”며 “최대 형량은 115년으로 가석방을 받지 못하는 한 그는 살아서 감옥에서 나올 수 없다”고 전했다.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을 졸업한 후 월스트리트 투자은행에 근무하던 뱅크먼프리드는 2019년 FTX를 설립했다. FTX는 가상화폐 열풍을 타고 승승장구하며 업계 3위 안에 꾸준히 들었지만, 2021년부터 경영 태만, 유동 자금 부족 등의 문제에 시달리기 시작하더니 결국 지난해 11월 법원에 파산을 신청했다.

파산 후 그는 지난해 12월 FTX의 소재지인 바하마에서 미국으로 송환된 뒤 보석으로 풀려났다가 지난 8월 보석이 취소되면서 구속된 상태에서 재판을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