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비록] "작은집 살라니" 재건축 갈 길 먼 43년차 '무지개아파트'
[편집자주][정비록]은 '도시정비사업 기록'의 줄임말입니다. 재건축·재개발 사업은 해당 조합과 지역 주민들은 물론, 건설업계에도 중요한 이슈입니다. 도시정비계획은 신규 분양을 위한 사업 투자뿐 아니라 부동산 시장의 방향성을 이해하는 데도 도움이 될 것입니다. 현장을 직접 찾아 낡은 집을 새집으로 바꿔가는 모습을 생생하게 전달하겠습니다.
서울 금천구 시흥동 109-1번지 일대에 위치한 남서울무지개 아파트. 1980년 지어져 준공 43년차를 맞은 이 아파트는 지상 10층 5개동에 639가구로 53~85㎡(이하 전용면적)로 지어졌다. 계획상 해당 단지는 재건축을 통해 2만8336㎡의 부지에 지하 4층~지상 35층 10개동에 993가구로 탈바꿈할 예정이다. 무지개아파트는 2017년 정비계획수립에 이어 2018년 조합설립인가, 2021년 사업시행계획인가를 받았다. 이후 조합은 지난해 1월 DL이앤씨를 시공사로 선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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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시총회를 주도한 연합회는 조합 집행부를 신뢰할 수 없게 된 가장 큰 배경으로 재건축 아파트의 주택형 문제와 시공사 선정 과정을 꼽았다. 특히 조합원들은 소형 위주로 주택공급계획을 세운 조합의 사업 추진 방식에 대해 반발했다. 현재 무지개아파트는 ▲53㎡ 400가구 ▲67㎡ 99가구 ▲84㎡ 140가구 등으로 구성돼 있다. 조합은 사업시행계획(안)을 통해 주택형별 공급 가구수를 ▲39㎡ 218가구(임대아파트 128가구 포함) ▲42㎡ 53가구 ▲51㎡ 306가구 ▲59㎡ 45가구 ▲62㎡ 76가구 ▲74㎡ 183가구 ▲77㎡ 5가구 ▲78㎡ 5가구 ▲84㎡ 102가구 등으로 했다.
이 계획대로라면 기존 조합원 중 현재 살고 있는 규모의 주택형조차 입주하지 못하는 상황이 벌어진다. 실제 가장 작은 주택형인 53㎡ 조합원 중 일부는 51㎡를 배정받을 수도 있다. 연합회 관계자는 "재건축을 통해 넓은 집을 원하지만 조합은 이보다 작은 면적을 배치했다"며 "기존 84㎡를 105㎡로 늘려달라는 것도 아니고 그저 4인 가족이 살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법이 허용하는 범위 내에서 조합장은 조합원들의 요구를 들어주면 됨에도 조합원들을 기존 집보다 작은 소형에 들어가라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김원철 조합장은 "사업부지는 한정된 상황에서 모두 큰 집만 원한다"며 "기존에 상대적으로 큰 주택형에 사는 조합원들이 분양신청시 우선권이 있음에도 작은 주택형 조합원들이 이를 무시하고 무조건 큰 집을 원한다"고 했다.
조합은 애당초 소형으로 주택공급계획을 짠 이유에 대해선 분담금 문제를 거론했다. 59㎡ 이상만 지을 경우 일반분양 가구수도 줄어들기 때문에 조합원 부담이 커진다는 것이다. 조합이 계획한 설계안과는 달리 연합회가 주장하는 공급계획은 ▲59㎡ 214가구(임대 45가구 별도) ▲74㎡ 228가구(임대 20가구 별도) ▲84㎡ 255가구(임대 12가구 별도) 등 697가구(임대 77가구 별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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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문제를 제기한 조합원들은 조합을 상대로 법원에 '시공사 선정 총회결의 무효확인' 소송을 제기했다. 그 결과 지난 4월6일 서울남부지방법원으로부터 시공사 선정 총회 결의에 대한 무효 판결을 받았다. 조합원 과반이 직접 출석해야 함에도 해당 요건을 충족시키지 못했다는 것이다. 현재 조합 측은 항소한 상황이다.
일부 조합원들이 김 조합장에게 제기한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도정법) 위반 소송에서도 법원은 원고의 손을 들어줬다. 조합이 조합원들에게 정보를 공개해야 하지만 이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김 조합장은 벌금 90만원을 선고받았다. 서울시와 금천구는 조합 운영과 관련해 합동 점검 결과 20건을 적발, 소명자료 제출 지시를 통보했다. 조합장은 벌금 100만원 이상 선고받을 경우 자동 해임된다.
연합회 측은 "시공사 선정 과정이 옳지 못했기 때문에 무효화한 것"이라며 "다만 현 상황에서 조합원들에게 중요한 것은 시공사보다 주택형 배정 문제라는 점에서 DL이앤씨와도 협상을 계속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DL이앤씨 관계자는 "현재까지는 시공사 지위에 있기 때문에 조합 집행부가 바뀌더라도 협의점을 찾은 뒤 사업을 진행하겠다"고 설명했다.
신유진 기자 yujinS@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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