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0광년 먼 우주에 ‘해파리’가 두둥실…천체사진공모전 수상작들
한국천문연구원이 개최한 제31회 천체사진공모전에서 이시우씨가 출품한 작품인 ‘해파리 성운’이 대상을 받았다.
천문연구원은 지난달 접수한 총 294개 작품을 대상으로 진행한 이번 공모전에서 ‘해파리 성운’을 포함한 26개 작품을 수상작으로 선정했다고 19일 밝혔다.
공모전 주제는 심우주, 지구와 우주, 태양계 분야로 구분됐다. 최근 2년 이내에 촬영된 사진 또는 동영상을 대상으로 기술성과 예술성, 대중성 등을 기준으로 평가가 진행됐다.
대상을 받은 이씨의 ‘해파리 성운’은 강원도 인제군에서 촬영됐으며, 지구에서 5000광년 떨어진 해파리 성운을 촬영한 작품이다. 바다에서 헤엄치는 해파리가 밤하늘에 등장한 것 같은 모습이다.
해파리 성운은 쌍둥이자리에 있는 ‘초신성’ 잔해다. 초신성이란 태양 질량의 수배에 이르는 별이 수명을 다한 뒤 폭발로 생을 마감하는 현상을 뜻한다. 엄청나게 밝은 빛과 함께 별이 가지고 있던 탄소 등 다양한 물질들이 연기처럼 주변으로 방출된다. 이 물질은 또 다른 별이 형성되는 재료다.
또한 최우수상은 지용호씨가 촬영한 ‘화성, 암흑성운 그리고 혜성의 범상치 않은 만남’에 돌아갔다. 지난해 2월, ZTF 혜성과 화성 그리고 황소자리에 있는 암흑성운이 조우하는 모습을 경기도 연천군 하늘에서 찍었다. 심우주에 있는 암흑성운과 태양계에 존재하는 혜성·화성을 한 사진에 담았다.
암흑성운은 별이 내는 빛을 반사하지 않고 그대로 흡수해 검게 보이는 우주 공간의 먹구름을 뜻한다. 먼지나 가스로 구성돼 있다.
ZTF 혜성은 지난 2월에 지구에서 4250만㎞까지 접근했다. 태양과 지구 간 거리의 약 3분의 1이다. 당시 쌍안경이나 소형 망원경을 쓰면 녹색으로 빛나는 ZTF 혜성을 관측할 수 있었다. 과학계는 이 혜성이 5만년에 한 번 지구로 접근하는 것으로 추정한다.
우수상에는 강지수씨의 작품인 ‘어린왕자의 자화상’이 선정됐다. 강원도 양구군에서 촬영된 이 작품은 사진 9장을 파노라마 형태로 편집해 구성했다. 은하수를 어린왕자의 왕관처럼 표현했다.
이번 공모전에 출품된 동영상 중에는 녹색과 노란색, 붉은색으로 시시각각 색깔이 변하는 오로라를 찍은 황태연씨의 ‘오로라 댄스’와, 마다가스카르 밤하늘에 뜬 각종 천체를 촬영한 이윤규씨의 ‘더 리틀 플래닛(The Little Planet)’이 은상을 받았다.
공모전 입상자에게는 상패 또는 상장과 함께 대상 200만원 등 상금도 주어진다. 수상작은 다음 달 8일부터 12일까지 국립중앙과학관 천체관 로비에 전시될 예정이며, 한국천문연구원 홈페이지에서도 감상할 수 있다.
이정호 기자 r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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