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 A등급 신세계·태영건설 사실상 '투기 증권' 발행 굴욕
주택사업 의존도가 높은 중견건설업체들이 고금리의 직격탄을 맞아 휘청이고 있다. 지난해 김진태 강원지사의 실기로 야기된 레고랜드발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화 우려가 건설업체와 금융회사의 자금난 사태를 넘어 선분양 계약자의 피해로도 이어질 수 있어 정부의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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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명을 'HL D&I'로 변경한 한라는 지난해 매출 1조4721억원에 영업이익 526억원을 올렸다고 잠정 공시했다. 영업이익은 금융투자업계 추정치(366억원)보다 많지만 전년 대비 33.0% 급감했다. HL D&I는 2021년 8월 종속회사인 한라세라지오가 골프장 운영 관련 영업자산 일체를 양도, 지난해 7월 청산 등기가 완료됨에 따라 관련 손실을 반영했다고 밝혔다.
영업손실을 기록해 적자전환한 회사도 적지 않다. KCC건설은 2022년 매출 1조8931억원(별도 기준)으로 한 해 전보다 38.8% 늘어난 실적으로 기록하고도 11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이 회사의 영업이익은 ▲2019년 588억원 ▲2020년 543억원 ▲2021년 319억원 등으로 감소세를 보여왔다. 회사 관계자는 적자 원인에 대해 "공사 물량이 늘어 매출액은 증가했으나 토목·건축부문 자재단가와 외주비 인상에 따른 이익 감소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신세계건설도 지난해 매출이 1조4324억원(연결 기준)으로 전년 대비 14.0% 성장했지만 120억원의 영업 손실을 봤다. 당기순손실은 142억원에 달했다. 회사는 매출원가가 늘어나면서 손실이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삼부토건 역시 같은 기간 29.7% 늘어난 4632억원의 매출을 올렸으나 영업손실은 630억원에 달했다. 당기순손실 역시 734억원을 기록했다. 삼부토건 관계자는 "원가율 상승과 함께 국내·외 공사 관련 대손충당금 설정 기준으로 영업손실을 반영했다"고 밝혔다.
삼부토건은 지난 1월31일 '건설산업기본법'상 중대재해가 발생함에 따라 매출의 71.5%에 해당하는 토목·건축공사의 2개월 영업정지 처분을 받았다. 회사는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과 행정처분 취소소송을 통해 대응할 예정이다. 영업정지 행정처분에 대한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이 받아들여지는 경우 판결까지 영업활동을 지속할 수 있다. KH 건설도 지난해 매출 561억원, 영업이익 20억원을 기록했지만 당기순손실이 827억원에 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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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신용보증기금 문을 두드린 기업은 주로 신용등급이 BB+ 이하로 낮은 경우였다. 하지만 이번에 기금을 통해 P-CBO를 발행한 3개 건설업체의 신용등급은 ▲신세계건설 A ▲태영건설 A ▲KCC건설 A- 등이다. P-CBO 만기는 3년으로 발행금리가 5% 초중반대에 형성됐다.
신용등급이 높은 중견건설업체가 투기 등급으로 분류되는 P-CBO를 발행한 것은 자금 적신호라는 우려가 커진다. 앞으로 재무 건전성이 악화돼 신용등급 하향조정을 겪는 건설업체가 속출할 것이란 전망마저 나온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이들 건설업체가 당초 회사채를 통해 자체 운영자금을 확보할 계획이었으나 경기불황으로 건설 회사채에 대한 투자 심리가 꽁꽁 얼어붙은 것이 문제가 됐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한신공영(BBB)은 1년물 회사채 500억원 수요예측에서 450억원 미매각을 기록했다.
자금난의 원인은 대규모 미분양이다. 신세계건설은 공급 과잉으로 미분양이 눈덩이처럼 불어난 대구에서 ▲빌리브 라디체(520가구) ▲빌리브 헤리티지(146가구) ▲빌리브 루센트(232가구) 등이 줄줄이 미계약 사태를 맞았다. 신세계건설은 해당 단지들의 미분양 가구 수를 공개하진 않았다. 지난해 서울에 분양한 '빌리브 디 에이블 마포'도 총 256가구 중 95% 이상이 미분양 상태다.
김노향 기자 merry@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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