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갭투자 성공” ‘자랑질’ 친구 보기 싫었는데…이젠 안 나오겠네
2000년 관련 통계 발표 이후 최대치
주택가격 상승기에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종종 공유됐던 사연이다. 하지만 앞으로는 이 같은 갭투자 성공담을 듣기가 힘들어질 전망이다. 아파트 매매가격과 전세가격 차이가 역대 최대 수준으로 벌어졌기 때문이다.
29일 부동산R114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맷값과 전셋값 평균 격차는 3.3㎡당 2159만원으로 집계됐다. 매매가격이 4235만원, 전세가격이 2076만원이다. 이는 지난 2000년 관련 통계 발표가 시작된 이래 최대치다.
매매가격과 전세가격 간 금액 차이는 해마다 벌어지고 있다. 지난 2015년 496만원→2018년 1310만원→2019년 1561만원→2020년 1832만원→2021년 2127만원으로 꾸준히 상승하면서 갭투자가 어려워졌다.
갭투자란 매매가에서 전세가를 뺀 금액이 적은 집을 골라 사들이는 것을 의미한다. 상대적으로 적은 자본으로 아파트 구매가 가능하다. 전세 계약 기간 아파트값이 오르면 매도해 시세 차익을 얻을 수 있다.
갭투자가 어려워진 것은 서울 아파트 전세시장이 약세를 나타내면서다. 계약갱신청구권 사용 증가 및 고금리발 이자 부담에 신규 전세 수요가 쪼그라든 상황에서, 주택을 급매로 처분해 손해를 보는 것보다 전세로 돌려 집값이 오르기를 기다리기로 한 집주인이 늘어나면서 임대차시장에 전세 물량이 쏟아졌다.
매맷값보다 전셋값 하락폭이 더 큰 점도 영향을 미쳤다. 지난해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과 전세가격은 각각 1.45%와 3.19% 떨어졌다. 수요자들이 가장 선호하는 전용면적 84㎡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가에서 전세가를 뺀 차액은 7억원에 달한다.
통상 매매와 전세의 가격 격차가 커지면 주택거래가 감소한다. 임차에서 매수로 전환할 때 더 많은 자금이 필요해서다. 보증금을 디딤돌 삼아 저축액이나 대출금을 더해 집을 사야 하는데,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주택담보대출비율(LTV) 등 대출 규제나 이자 비용을 고려하면 대출금액을 늘리기 쉽지 않다. 실제로 지난해 서울 아파트 매매량은 1만1646건으로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
여경희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집값 하락이 지속되고 있는 데다 매맷값과 전셋값 사이의 격차도 크게 벌어진 상태여서 전세를 끼거나 금융레버리지를 통한 자가 마련은 어려운 상황”이라며 “정부의 전방위 규제 완화에도 불구하고 매수심리가 회복되는 데에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편 한국은행이 국제통화기금(IMF)이 활용하는 ‘Z스코어지수’를 이용해 국내 주택가격 수준을 평가한 결과 지난 2021년 2분기에 1.5를 나타내 고점을 찍었다가 내려가고 있다. Z스코어지수는 가격소득비율(PIR)과 가격임대료비율(PRR), 주택대출금리 등을 기준으로 산출한 지표다. 지수가 0이면 장기평균에 비해 고평가된 것이며 0보다 낮으면 저평가돼 있다는 뜻이다.
한은 조사국 물가연구팀은 “최근 주택시장에서 매매가격 하락이 전세가격 하락을 불러오고, 낮아진 전세가격이 다시 매매가격을 끌어내리는 연쇄작용을 하고 있다”며 “올해도 거래절벽이 집값을 낮출 것”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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