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역대급 '거래절벽' 눈앞..가격하락은 언제까지

송진식 기자 2022. 2. 9. 1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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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상공에서 바라본 서울 성동구 일대 아파트단지 모습. 한수빈 기자


대출규제와 가격 급등에 따른 매수심리 위축의 여파로 서울 아파트 매매거래가 역대급 ‘거래절벽’을 눈앞에 두고 있다. 2월 거래량이 1000건대에 머무를 경우 2006년 집계가 시작된 이래 역대 세번째로 ‘넉 달 연속 1000건대’ 매매량 기록을 세우게된다. 시장의 관심은 자연스럽게 가격하락이 언제까지 이어질지에 모아지는 중이다.

■역대 세번째 ‘4개월 연속 1000건대’ 나올까

서울부동산정보광장의 9일 기준 집계를 보면 2월 아파트 매매거래는 21건을 기록 중이다. 정부의 대출규제가 본격화된 지난 4분기부터 매매시장이 급격히 위축됐다.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11월 들어 1367건을 기록하며 1000건대에 진입한 뒤 12월 1123건, 1월 727건(집계 중) 등 석 달 연속 1000건대 주변에 머물고있다.

1월의 경우 신고기한이 내달 초까지라 최종집계에서 거래량이 더 늘어날 수 있다. 다만 1월이 부동산 비수기이고, 설 연휴가 있었다는 점, 1월 들어 매매수급동향지수가 92.8(1월1주차)에서 88.7(1월5주차)로 내내 하락했다는 점 등을 감안하면 1월 거래량 역시 늘어봐야 1000건대에 머물 가능성이 높다.

서울시 아파트 매매거래량 현황. 서울부동산정보광장


관건은 2월이다. 2월까지 거래량이 1000건대 혹은 그 아래에 그칠 경우 11월부터 ‘넉 달 연속 1000건대’가 되는 셈인데,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서 매매량 집계를 시작한 2006년 이후 ‘넉 달 연속 1000건대’ 사례는 앞서 단 두 번이었다.

첫번째 사례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8년 9월~12월이다. 9월 1849건, 10월 1519건, 11월 1163건, 12월 1523건이었다. 당시 2009년 1월 들어 3778건으로 거래량이 크게 회복되며 거래절벽에서 벗어났다. 두번째는 초고강도 부동산 규제로 회자되는 일명 ‘9·13대책(2018년)’ 발표 직후인 2018년 11월~2019년 2월이다. 11월 1777건, 12월 1593건, 2019년 1월 1730건, 2월 1459건이었다. 당시 3월 들어 2283건으로 반등한 뒤 점차 평년 수준의 거래량을 회복했다.

■가격하락은 언제까지

지난해 11월~올 2월까지 1000건대를 기록할 경우 역대 세번째 사례인 것은 물론 해당 4개월 간 거래량 합산에 있어서는 앞선 두 사례를 넘어 사상 최저 규모가 될 가능성이 있다. 최근의 거래절벽을 ‘역대급’이라고 표현하는 이유다.

그렇다면 가격변동은 어떻게 될까. 앞선 두 사례의 경우 거래절벽과 함께 가격하락이 동반됐다. 한국부동산원의 아파트 실거래가지수 자료를 보면 2008년 당시 거래절벽이 이어진 넉 달간 아파트값이 무려 18.09% 하락했다. 금융위기로 경기여건이 악화되면서 폭락 수준으로 값이 떨어졌지만 2009년 1월 들어 4.13% 오르며 반전을 시작했다. 2008년 거래절벽을 전후해 서울 아파트값이 내리 하락한건 7~8월을 포함해 총 6개월 간이었다.

규제 여파였던 2018년은 해당 넉 달 간 아파트값이 1.22% 하락했다. 이후 3~6월도 가격하락이 이어졌지만 하락폭은 0.90%로 크지 않았다. 2019년 7월1주차 들어 0.02% 값이 오르며 상승전환될 때까지 가격하락은 총 8개월간 이어졌다.

롯데타워에서 강남 방향 아파트 단지. 경향신문 자료사진


앞선 ‘넉 달 연속 1000건대’ 거래량 사례에서 가격하락기간은 6~8개월이었다. 올해의 경우 사례가 재현된다해도 가격하락기간을 예측하기가 쉽지 않다. 앞선 두 사례의 경우 거래절벽과 가격하락이 거의 동시에 찾아온반면 올해는 거래절벽이 시작된 한참 후인 1월 말에 들어서야 가격하락이 시작됐기때문이다. 서울 아파트값은 1월4주차에 -0.01%, 5주차에 -0.01%로 1주 연속 하락했다.

이전 거래절벽 사례와는 확연히 다른 가격움직임에 시장에서도 섣불리 가격전망을 내놓기 어려운 상황이다. 가격이 유지되고 있다는 점에서 서울의 경우 대출규제만 일정부분 완화되면 언제라도 수요가 회복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많은 전문가들은 대선이 끝나고 새 정부가 출범하면 대출규제를 포함한 부동산 관련 정책 전반에 변화가 있을 것을 들어 가격변동의 최대 변수로 다가올 대선을 꼽는 중이다.

송진식 기자 truej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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