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에 허덕이는 LH 자구책 마련하나..공공임대 1채당 '1.5억원' 부채

금준혁 기자 2021. 12. 31.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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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H, 공공임대주택 공급에 따른 부채 문제 해결방안 연구 착수
2·4 대책 등 부동산 정책 수행에 따른 부채 급증 전망
사진은 20일 경기도 화성시 동탄신도시의 모습. 2021.12.20/뉴스1 © News1 김영운 기자

(서울=뉴스1) 금준혁 기자 =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부채 규모가 금융공기업을 제외한 전체 공공기관의 두 번째인 것으로 나타났다. 문재인 정부가 추진한 공공주택 확대 정책에 따른 재무적 여파로 분석된다.

LH 직원이 연루된 신도시 투기 의혹이 불거진 후 정부에서 '혁신안'을 내놓긴 했지만 LH 사업 재원에 대한 대안 제시는 미흡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정부의 부동산정책 수행으로 LH 자산과 부채 급증" 31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산업은행·수출입은행·기업은행 등 금융공기업을 제외한 347곳 공공기관 중 부채규모가 가장 큰 곳은 한국전력공사다. 전년 대비 3조8000억원 늘어난 132조5000억원을 기록했다.

LH의 부채 규모는 한전에 이어 두 번째로 크다. LH 부채는 전년 대비 3조650억원 늘어난 129조7450억원으로 집계됐다. 여기에 공공임대주택을 지을 때마다 약 1억5000만원의 부채가 생기는 것으로 알려졌다.

LH 관계자는 "지난해를 기준으로 가구당 건설비가 평균 1억9400만원이고 출자를 제외한 나머지를 부채로 보면 1억5000만원 정도"라고 했다.

이에 LH는 자구책 마련 차원에서 '공공임대주택 공급에 따른 부채 문제 해결방안' 용역을 발주했다. 연구는 내년 하반기까지 이어질 예정이다.

LH는 임대주택 증가에 따른 사업비 부담과 임대주택의 노후 추이가 가속화할 것으로 보여 임대손실발생을 최소화하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연구 목적을 밝혔다. 또 매년 증가하는 임대자산의 재고 물량 비중이 높아짐에 따라 임대 기간 종료 후 재건축 등에 대한 처리방안 검토도 필요한 상황이다.

LH 관계자는 "건설임대 준공, 매입·전세임대 물량 지속 유입으로 2030년에는 공공임대주택 관리 가구수가 200만 가구를 상회할 것"이며 "주거복지 로드맵 이후 수도권 30만 가구, 2·4 대책 등 정부의 부동산정책 수행으로 향후 LH 자산과 부채가 급증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면서 "자체적으로 마련한 대책이 있지만 상세하게 용역을 통해 연구를 해보자는 취지에서 발주를 낸 것"이라고 덧붙였다.

LH는 공공임대주택 관련 제도 검토 등을 통해 재무 상태를 분석 및 추정하고 수요 예측 및 공급물량 증가에 따른 재무변화도 분석한다는 방침이다.

교차보전방식의 실효성을 검토하고 부채 감축과 운영손실 최소화 방안 모색, 임대운영 종료 후 처리방안 검토 등의 연구도 진행할 예정이다.

© News1 윤주희 디자이너

◇"공공이 조성한 땅 매각해 교차보전하는 것이 바람직한가 의문"

일각에서는 주거복지 사업에 필요한 비용을 주택·토지 사업으로 충당하는 기존의 '교차보전' 사업에 대한 지적이 나왔다. 공공부문은 필연적으로 적자가 발생해 택지 매각으로만 해결해서는 안된다는 얘기다.

LH가 연구에서 밝혔듯이 공공임대 물량이 증가하면 관리 비용도 따라서 증가하며 노후화에 따른 처리방안도 필요하다. 저소득층 등 취약계층은 소득수준에 따라 임대료도 달라진다. 민간 매각 등의 방안이 있는 택지 개발에 비해 수익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는 셈이다.

LH 관계자는 "원가절감 및 품질 내구성 개선 등을 통해 사업비 부담 완화 추진하고 있다"며 "임대주택에 대한 정부지원단가 인상 및 주택도시기금 이자율 인하를 지속헤서 건의 중이다"고 언급했다.

다만 LH에서 제공한 자료에 의하면 임대주택부문 손실은 꾸준히 발생하고 있다. 지난해 임대주택 128만 가구를 관리하며 1조6000억원의 손실이 발생했다. 7000억원이었던 2016년에 비해 9000억원이 증가한 수치다.

임재만 세종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공공부문은 적자가 날 수 밖에 없기 때문에 적자가 나는 회사에 돈을 벌어서 충당하라고 하는 게 바람직한지 의문"이라며 "LH가 돈을 버는 방법은 공공이 조성한 땅을 민간에 매각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임 교수는 "조성한 택지를 파는 방식보다 갖고 있거나 임대하는 방식으로 현금흐름을 만들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LH의 사업구조가 개발과 공공으로 나뉘는데 두 개가 같은 회사 안에 있어 (적자를) 메꾸는 게 가능한 구조"라며 "LH 개편안이 확정돼야 부채 문제를 논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연구원도 "구조적으로 수익을 내기 어려운 분야가 있어서 정부 지원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rma1921kr@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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