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공시가격 보니.. "보유세 부담 커진다. 3기 신도시 보상가액도 크게 늘 듯"

내년도 표준주택 공시가격과 표준지 공시가격이 크게 오르면서 내년 보유세 부담이 덩달아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내년 공시가격이 올해 공시가격 상승분과 비슷하게 껑충 뛰어오른 데다 종합부동산세에 적용되는 공정시장가액비율도 올해 95%에서 내년엔 100%로 상향조정되기 때문이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표준지 공시지가는 전국 개별공시지가 산정의 기준이 되는 만큼 개별주택 공시가격도 인상될 것이고 이대로 보유세가 부과된다면 보유세 부담이 상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22일 서울 종로구 평창동 단독주택 밀집 지역 전경/연합뉴스 제공

22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내년 전국 표준지(토지) 공시지가 상승률은 10.16%, 전국 표준 단독주택 공시가격 상승률은 7.36%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별로 서울의 단독주택 공시가격 상승률이 10.56%를 기록했고 부산 8.96%, 제주 8.15%, 대구 7.53% 등이 뒤따라 올랐다.

이처럼 공시가격이 오르자 부동산 전문가들은 내년 세금을 비롯해 건강보험료 같은 각종 부담금도 덩달아 크게 늘어날 수밖에 없다고 했다. 공시가격은 부동산 보유세를 비롯해 증여세와 건강보험료, 개발부담금 등 60개 분야에서 기준 지표로 활용된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서울 강남권과 한강변인 삼성·청담·논현·방배·한남·이태원·성북동 등지의 고급 단독주택, 판교·위례·광교·과천시 일대 단독주택의 조세 부담이 더욱 커질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예를 들어 올해 전국에서 두 번째로 비싼 공시가격 205억9000만원짜리 삼성동 단독주택은 내년 보유세만 5억8575만원으로 올해(4억9823만원)보다 약 17.56% 오를 것으로 추산된다. 고가 주택 세금만 오르는 것은 아니다. 서울 성동구 사근동의 한 단독주택은 내년 공시가격이 4억5900만원으로 올해 공시가격(4억1500만원) 대비 10.6% 올랐다. 재산세도 80만3000원으로 올해 재산세(73만원) 대비 10% 오르게 된다.

정치권 일각에선 집값 급등에 보유세 부담이 커진 만큼 공시가격 현실화 속도를 늦춰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지만, 정부는 예정대로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1세대 1주택 실수요자 등의 부담 증가를 완화하기 위한 대책을 마련하겠다는 계획은 있다. 이와 관련한 대책은 내년 3월에 관계부처 합동으로 부담완화 방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익명을 요구한 부동산 전문가는 “올해 종합부동산세 고지서가 날아가자 적잖은 반발이 있었는데 내년에도 올해 못지않은 반발과 혼란이 있을 것”이라면서 “1가구 1주택자 부담 경감을 위한 대책이 발표됐다고 하지만, 그 효과는 그때 가서 봐야 하는 데다 적어도 다주택자는 올해 이상으로 괴로울 것”이라고 했다.

다만 토지보상을 앞두고 있는 토지주들에겐 반가운 소식일 수 있다. 정부 사업에 사용하는 부동산(도로·농지·산지·개발제한구역 내 토지)에 대한 국가보상액도 대폭 늘어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정부 사업에 사용하기 위해 매입하는 부동산 등의 평가가치는 공시가격을 기준으로 산정한다.

김효선 NH농협은행 부동산 수석위원은 “표준지 공시지가는 공공택지 보상평가 기준이 되기 때문에 보상비와 직결돼 있다”면서 “3기 신도시를 포함한 보상자금이 커지면 유동성 증가로 이어져 주변 토지 가격 상승의 원인이 될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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