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올렸으니 집값 잡힐 것"..노형욱 국토장관의 행복한 상상, 현실로?
노형욱 국토교통부 장관이 최근 금리 인상으로 집값 안정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밝혀 시장의 관심이 쏠린다.
노형욱 국토부 장관은 27일 열린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금리 인상의 효과 등을 묻는 의원들의 질의에 이같이 답했다. 진성준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6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금리를 인상했는데 금융 불균형을 바로잡는 신호를 줬기에 치솟는 집값을 잡을 수 있는 모멘텀이 마련된 것 아니냐"라고 묻자 노형욱 장관은 "금리가 인상되고 대출 관리가 이뤄지는 것은 분명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어 "주택 공급, 그리고 국민의 불안 심리를 안심시킬 수 있는 조치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정동만 국민의힘 의원이 "부동산시장이 언제쯤 정상화될 수 있을 것으로 보느냐"고 묻자 노 장관은 "공급이 꾸준히 유지되고, 수요측면에서는 금리나 은행대출이 관리되면 효과가 나타나지 않을까 싶다"고 설명했다.
노 장관은 최근 공공택지 민영주택에 대해서도 사전청약 물량을 공급하기로 하는 등 사전청약에 주력하는 배경을 적극 설명했다.
그는 "이번 정부 들어 주택공급을 하겠다고 발표한 것만 205만호 정도로 장기 수급 측면에서 부족하지 않지만 올해와 내년은 스트레스 구간"이라며 "이는 5년, 10년 전에 공급을 줄였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올해와 내년을 '스트레스 구간'이라고 언급한 것은 내후년부터는 공급에 숨통이 트일 것이라는 뜻으로 해석된다.
이어 노 장관은 "장기적으로 205만호 공급 계획을 발표했기 때문에 추가 물량을 제시하는 것은 나중의 수급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며 "수도권에 부족한 주택 물량과 그에 대한 내수 심리를 진정시키기 위해 이미 진행 중인 사업의 분양시기를 앞당긴다는 차원에서 사전청약을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야당 의원들은 사전청약에 대해 박한 평가를 했다. 김상훈 국민의힘 의원은 "사전청약은 부동산 관련 뚜렷한 해법을 찾기 어려운 상황에서 나온 궁여지책"이라며 "현재 지구지정도 되지 않아 주민동의 절차를 밟는 사업지 주택도 사전청약으로 공급하겠다고 했는데, 이는 주식시장의 공매도와 같이 집값을 떨어트리려 하는 것과 같다"고 주장했다.
이어 "일부 사전청약은 입주까지 길게는 11년이 걸리는데, 그동안 남의 집 전세살이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
최근 이호승 청와대 정책실장이 한국의 집값 상승률이 5.4%에 불과하다고 언급한 데 대해 야당 의원들은 근거를 따져 물었다. 이에 노 장관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자료를 인용한 것으로 안다"며 "2019년 4분기부터 작년 4분기까지 명목 상승률을 언급한 것으로, 상승률이 5.36%로 나온 것은 맞다"고 말했다.
정부의 금리인상 예고에도 집값은 좀처럼 진정되지 않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옛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8월 넷째주(23일 기준) 수도권 아파트 매매 가격은 0.40% 올라 한국부동산원이 주간 통계 작성을 시작한 2012년 5월 이후 9년 4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올랐다. 올해 7월 중순부터 6주 연속(0.32%→0.36%→0.36%→0.37%→0.39%→0.40%→0.40%) 최대 상승률을 이어가고 있다. 서울 아파트의 경우 지난주 0.21%에서 이번 주 0.22%로 오름폭을 키우며 2018년 9월 셋째 주 0.26% 상승 이후 2년 11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경기도도 올해 7월 중순부터 6주 연속(0.40%→0.44%→0.45%→0.47%→0.49%→0.50%→0.50%) 상승 폭을 확대하며 역대 최고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최근 전국에서 집값 상승세가 가장 높은 인천 역시 지난주와 마찬가지로 이번주 0.41% 올랐다. 인천은 올해 주간 누적 상승률이 15.66%로 작년 같은 기간(6.64%)의 2.4배에 달한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금리 인상으로 집값 하락이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이론적으로는 금리 인상이 집값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지만, 그동안 금리를 인상했다고 해서 집값 하락으로 이어진 적은 없는 것 같다"며 "금리 인상 폭도 작고 전세 등 수급 상황 등이 더 큰 영향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금리가 여전히 낮은 수준이어서 당장 집값이 떨어진다기보다 거래량과 상승률이 둔화하는 양상이 나타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상길기자 sweats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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