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게 오르기 어렵다"더니..강남 4구 평균 아파트값 주담대 금지선 15억 돌파

조성신 2021. 7. 19.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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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상반기 서울 인천 아파트값
이미 작년 1년치 넘어서
강남4구 평균 아파트값 15억1757만원
주택담보대출 신청 불가
경기도 작년 수준 근접
GTX 호재가 집값 상승 견인차
서울 롯데월드타워 전망대에서 바라본 은마아파트 [매경DB]
올해 초 집값이 크게 오르기 어려울 것이란 관련 기관의 전망과 달리 서울 아파트값이 상반기에만 이미 작년 1년 치 이상 급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서울 강남4구의 경우 평균 아파트가격이 주택담보대출 마지노선인 15억원을 돌파했다. 하반기도 집값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무주택자들의 시름은 갈수록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19일 한국부동산원의 전국주택가격동향조사(월간) 시계열 자료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값은 올해 1∼6월 3.18% 오르며 이미 지난해 연간 상승률(3.01%)을 넘어섰다. 서울 집값은 강남권 재건축 추진 단지가 끌고 외곽의 중저가·재건축 단지가 추격하는 모습이다.

실제 노원구의 상반기 상승률은 강남 3구(송파 4.52% 서초 4.20% 강남 3.94%)보다 높은 5.08%에 달했다. 도봉(3.93%)과 동작(3.48%), 마포(3.45%), 관악(3.33%), 강동(3.26%), 양천(3.12%) 등지도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서울 강남4구(강남·서초·송파·강동구)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도 처음으로 15억원을 돌파했다. 관련 통계를 작성한 2012년 1월 이후 10년 5개월 만에 처음이다.

한국부동산원 자료를 보면 지난달 기준 서울 아파트의 평균 매매가격은 9억2812만원으로, 한달 전인 5월(9억1712만원)보다 약 1100만원 올랐다. 평균 매매가격 상승세는 서울 전역에서 골고루 나타났다. 강남권(한강 이남 11개구)은 11억687만원, 강북권(한강 이북 14개구)은 7억1752만원으로 집계됐다. 오름폭은 강남권이 1566만원으로 강북권(550만원)보다 컸다.

강남4구로 불리는 동남권 아파트의 5월 대비 6월 평균 매매가격은 2572만원 상승한 15억1757만원을 기록했다. 구별로 서초구가 18억7339만원으로 서울 1위 자리를 지켰다. 이어 강남구 18억1880만원, 송파구 13억4198만원, 강동구 8억3583만원으로 조사됐다.

실제 서초구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 전용 112.98㎡는 지난 3일 48억8000만원(32층)에 매매거래됐다. 이는 직전 거래보다 3억5000만원 상승한 신고가다. 전용 85㎡ 이상 대형 평면에서도 3.3㎡당 1억원 이상 거래가를 유지했다. 이 아파트의 전용 84㎡는 지난 달 40억원에 육박하는 39억8000만원에 손바뀜되기도 했다.

송파구 잠실동 '주공 5단지' 전용 76.5㎡는 지난 7일 25억50만원에 매매계약이 체결됐으며, 강남구 압구정동 현대13차 전용 105.31㎡도 비슷한 시기 37억원에 신고가를 집주인이 변경됐다.

15억원을 넘는 아파트를 구입하기 위한 목적으로 한 주택담보대출은 신청 자체가 불가능하다. 정부가 2019년 12·16 대책을 통해 투기지역·투기과열지구 등 규제지역에서 15억원이 넘는 주택엔 주택담보대출을 전면 금지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15억원을 넘어선 서울 아파트값이 늘어나고 있는 것은 임대차법 이후 전세물량 감소에 기인한다고 업계 관계자들은 입을 모은다. 전세수요가 매매수요로 전환되면서 비강남권 소형 평수 아파트의 수요증가가 15억원대 거래를 증가시켰다는 것이다.

강남·서초구에 이어 용산구가 14억4507만원으로 서울 평균 매매가격 3위에 올랐다. 광진구(10억6380만원), 마포구(10억5475만원), 종로구(10억5075만원)도 10억원 이상을 기록했다.


경기 인천 집값도 GTX 호재에 들썩

경기·인천 등 수도권도 올들어 광역급행철도(GTX) 등 교통 호재로 집값이 들썩였다.

인천의 상반기 아파트값 상승률은 12.23%로 지난해 상승률(9.57%)을 추월했다. 경기는 10.98%로 작년(12.62%) 수준에 다가섰고, 수도권 전체로도 상반기 8.58% 올라 지난해(9.08%) 상승률에 육박했다.

인천에선 GTX B노선이 닿는 송도신도시가 있는 연수구가 20.79% 급등했고, 역시 GTX 정차 기대감이 있던 서구가 12.90% 오르며 아파트값 상승을 이끌었다. 경기에서도 'GTX 효과' 등 교통·개발 기대감 영향으로 안산 상록구(23.01%), 의왕시(21.40%), 안산 단원구(21.29%), 시흥시(19.94%), 안양 동안구(18.14%), 군포시(15.70%), 남양주시(15.03%), 고양 덕양구(14.84%) 등이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상반기 서울·수도권 아파트값 상승률은 전문 연구기관·전문가의 예상을 뛰어넘는 것이다.

대한건설정책연구원은 작년 말 주택경기 전망 세미나에서 올해 전국 주택 가격이 2% 상승하고, 수도권은 1.5%, 서울은 1% 상승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도 올해 수도권 주택가격이 0.7% 하락하고, 지방은 0.3% 내릴 것으로 내다봤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집값이 계속 오르면서 중저가 주택이라도 사지 않으면 앞으로 주택 마련이 어려울 것이라는 위기감에 실수요가 유입되면서 교통 개선 기대감이 있는 지역 위주로 가격 상승이 이어졌다"면서 "여기에 전셋값까지 뛰면서 매매가격을 밀어 올리는 역할을 했다"고 진단했다.

정부가 3기 신도시 사전청약에 들어가는 등 주택시장에 공급 신호를 보내고 있지만, 하반기 주택시장 분위기가 반전될지는 미지수다.

윤지해 부동산114 연구원은 "하반기에도 전·월세 시장의 불안, GTX·신도시 개발에 따른 토지보상금 등이 더해져 여전히 풍부한 유동성, 정비사업 활성화, 중저가 주택 수요 지속 등 상승 유인이 적지 않다"면서 "서울 집값이 크게 올라 언제 떨어져도 이상하지 않지만, 여전히 수요가 받쳐주고 있어 중저가 단지의 가격 키 맞추기가 상당 기간 이뤄져야 보합·안정으로 돌아설 것 같다"고 전망했다.

[조성신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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