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건축 완화 등 대선용 정책 쏟아질 것.. 집값 계속 오른다" [하반기 부동산 전망]

박소연 2021. 7. 4. 1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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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6인 지상좌담
하반기 금리 오르더라도
과열된 시장 식히기엔 역부족
3기신도시·국가철도망 등
호재지역 수요 이어질 듯
정부 웬만한 규제카드 이미 소진
공급대책이라도 꾸준히 가야
올 상반기 전국 아파트값 상승률이 지난해 연간 수준을 이미 넘어서며 과열 양상이 진정될 조짐이 보이지 않고 있다. 문제는 올 하반기도 집값 하락 신호를 전혀 찾을 수 없다는 점이다.

시장 전문가들은 하반기 부동산 시장 과열의 최대 변수를 대통령선거로 보고 있다. 대선 국면이 본격화되면 여야를 막론하고 재건축·재개발 등 부동산 규제 완화책을 쏟아낼 것으로 전망돼 집값 상승을 부추길 것으로 분석됐다.

하반기 0.5% 수준의 금리인상이 실현되더라도 과열된 부동산 시장을 냉각시키기엔 역부족이라는 진단이 나왔다.

■"집값 안 오를 이유 없다"

4일 파이낸셜뉴스가 진행한 '2021년 하반기 부동산 시장 전망 좌담회'에 따르면 6인의 전문가는 집값 하락 변수가 거의 없다며 하반기 집값 상승을 일제히 점쳤다.

가장 큰 변수로는 대선이 지목됐다. 금리인상이나 주택공급 부족이 집값에 일부 영향을 주는 가운데 대선 국면에서 남발되는 공약들이 부동산 시장을 뒤흔들 것이란 전망이다.

특히 대선을 8개월가량 앞두고 각 진영에서 부동산 규제 완화가 담긴 대선 공약이 나오면서 행정부 대신 입법부가 부동산대책의 키를 쥐고 흔드는 현재의 상황이 더욱 악화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전망했다. 한 전문가는 "행정부가 입법부의 폭주를 방어해야 하지만 지난 4년간 수없는 정책실패 끝에 결국은 자포자기, 매너리즘에 빠진 것 같다"고 지적했다.

김효선 농협은행 WM사업부 부동산수석위원은 "내년 대선이 9월부터 본격화되는데 이 과정에서 부동산정책 규제완화 및 정비사업 등의 공약이 나올 수 있다"며 "특히 서울과 광역시, 1기 신도시 등의 집값 상승요인이 될 수 있다"고 짚었다. 또 부동산 대출과 세금에 대한 완화 공약도 매수심리를 더 커지게 할 수 있다고 김 위원은 지적했다.

김규정 한국투자증권 자산승계연구소장도 "내년 상반기 대선을 앞두고 하반기 부동산 개발, 주택 규제완화에 대한 기대가 형성되고 있는 점이 집값을 끌어올릴 수 있다"고 예상했다.

여전히 잔존한 수급불균형도 하반기 집값 상승의 이유로 꼽혔다. 이달 3기 신도시 사전청약 등 공급 시그널을 보내고 있지만 당장 입주할 수 있는 물량이 아니라는 점에서다.

두성규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양도세 중과로 매물잠김이 이어지는 가운데 체감할 만한 공급은 예정돼 있지 않다"며 "사전청약이 아닌 실제 공급이 현실화될 수 있도록 민간 정비사업 규제완화가 시급하다"고 말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중저가 지역 실수요자 유입 위주의 시장 트렌드가 이어질 것"이라면서 "당분간 중저가 지역이나 교통망 확충지, 3기 신도시 위주 거래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고 봤다. 김효선 위원도 "3기 신도시 등 개발호재와 4차 국가철도망 계획 등의 교통호재가 있는 지역 중심으로 수요집중 현상은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반기 금리인상이 확실시되고 있지만 집값 상승세를 낮출 정도의 영향은 아니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심교언 건국대 교수는 "한 번에 100bp(bp=0.01%포인트)씩 올리는 것이 아니라면 집값 상승세에는 영향을 주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공급대책이라도 흔들리지 말아야

하반기에도 집값 상승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지만 정부도, 국회도 뾰족한 수가 없다는 것이 한계로 지적됐다. 대선 국면에서 묻지마식 공약이 예고되고 있지만 정부 입장에서는 이미 정책 카드를 소진해 버린 데다 정권 말기 레임덕까지 더해져 자포자기한 모습이라는 평가다.

두성규 위원은 "하반기 체감할 만한 공급을 늘리려면 시중 매물이 충분히 나올 수 있도록 양도세를 큰 폭으로 인하하거나 대출규제를 현실에 맞게 완화해야 하는데 이 정부에서는 정책실패를 책임지는 모습을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예상했다.

심교언 교수도 "매물을 확보하려면 양도세, 종부세, 취득세 등 지금껏 나왔던 세금 강화책들을 주워 담아야 하는데 현 정권 차원에서 어려운 일"이라며 "현 국토부 장관이 더 이상 대책을 내지 않겠다고 했는데 그것만으로도 시장을 도와주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다만 장기적 집값 안정화 측면에서 공급대책은 흔들리지 말아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함영진 랩장은 "꾸준한 공급확대 로드맵 외에도 매입임대 등 바로 입주할 수 있는 임대주택을 확대해야 한다"고 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하반기 가시적인 효과가 보이지 않더라도 정책 방향을 꾸준히 유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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