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반새 30억 껑충..청약가점 만점이 잡은 '강남 최고 로또' [뉴스원샷]

안장원 2021. 7. 3. 0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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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위키]
분양가 17억원 래미안원베일리에 만점 당첨자
2007년 가점제 도입 이후 서울서 10여 차례 나와
작년 입주한 래미안리더스원 최고 분양가, 최고 로또
지난해 9월 준공한 서울 서초구 서초동 래미안리더스원. 2018년 11월 분양 때 2개 주택형에서 청약가점 만점자가 나왔다.

청약가점 만점인 84점. 무주택 기간과 청약통장 가입 기간이 각 15년 이상(가점 각 32, 17점)이고 본인을 제외한 부양가족 수가 6명 이상인 7인 이상 가족(35점)에 해당하는 점수다.

자녀만으로는 모자랄 것이어서 부모나 배우자 부모가 함께 사는 3세대 가족이어야 가능하다. 무주택인 부모와 배우자 부모도 부양가족 수에 포함한다. 지난 5월 기준으로 서울 주민등록 440만 세대 중 세대원 7인 이상이 0.23%인 1만 세대다. 440세대 중 하나꼴이다.


7인 이상 세대 0.2%

84점은 어떤 아파트든 분양받을 수 있는 ‘로또 만능키’다. 서울 등 투기과열지구 기준으로 전용 85㎡ 이하 100%, 85㎡ 초과 50%가 청약가점제에 따라 당첨자를 뽑는다.

청약가점

현 정부 들어 만능키로 작동하려면 눈에 보이지 않는 필수 요건이 하나 더 늘었다. ‘현금’이다. 분양가 9억원 초과에 중도금 대출이 안 되기 때문에 현금이 없으면 키가 돌아가도 열리지 않는다.

분양가 9억원이 넘는 고가주택 만점 당첨자는 집 빼고 다 갖춘 셈이다.

최근 분양가가 역대 최고인 3.3㎡당 5600여만원이고 3만6000여명이 몰린 서울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원베일리 당첨자 224명에 만점자가 포함돼 화제를 모았다. 74㎡(이하 전용면적)B다. 6가구 모집에 2828명이 신청해 471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커트라인(78점)도 6개 주택형 중 가장 높다.

74㎡ 분양가가 17억2000만~17억6000만원이다. 주변 새 아파트 가운데 같은 크기가 없지만 비슷한 크기의 3.3㎡당 가격을 고려하면 시세가 32억원 정도 될 것으로 업계는 본다. ‘15억 로또’인 셈이다.

만점 당첨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07년 청약가점제 도입 후 서울에서 10여 차례 나왔다. 최초가 2008년 1월 ‘도심 고급 전원주거단지’로 관심을 끈 은평뉴타운에서였다.

84점 통장이 가물에 콩 나듯 뜸하다가 현 정부가 들어선 뒤 부쩍 늘었다. 래미안원베일리까지 8번이다.

자료: 업계 종합

박원갑 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뛰는 집값과 분양가상한제 등의 규제에 발목 잡힌 분양가와 격차가 커져 새 아파트 분양이 로또가 되면서 당첨자 청약가점이 치솟았다”고 말했다.

앞서 만점자가 분양받은 아파트가 어느 정도나 로또가 됐을까. 최고는 30억원이다.


한 개 단지에 만점 둘 나오기도

지난해 9월 입주한 서초구 서초동 래미안리더스원 펜트하우스(꼭대기 층 고급주택) 238㎡다. 29~30층 복층 구조이고 방이 6개다. 2018년 11월 1가구 모집에 17명이 청약했다. 분양가가 39억원이다. 만점 아파트 중 가장 크고, 가장 비싸다. 래미안원베일리 74㎡B가 17억원대다.

래미안리더스원 펜트하우스 평면도.

래미안리더스원 238㎡의 올해 1월 1일 기준 공시가격이 50억6800만원이다.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 234㎡(61억9600만원)보다 낮지만 래미안퍼스티지 222㎡(39억6900원), 반포자이 244㎡(36억3200만원)보다 훨씬 높다.

84㎡ 등 다른 주택형은 래미안퍼스티지·반포자이가 더 비싸지만 래미안리더스원 펜트하우스가 더 높은 평가를 받은 것은 희소가치 때문이다. 래미안리더스원이 1가구이고 래미안퍼스티지·반포자이엔 각 182, 226가구나 된다. 아크로리버파크는 4가구다.

래미안원베일리 238㎡ 공시가격이 50억6800만원이면 공시가격 산정을 위한 시세는 60억원 넘게 평가됐다. 시세 30억원 넘는 경우 현실화율(시세 반영률)이 80% 정도다. 올해 들어 6월까지 집값 상승 등을 고려하면 현재 몸값이 70억원은 충분히 나갈 것으로 업계는 본다. 분양가보다 30억원 오른 셈이다.

만점자의 다음 로또도 래미안원베일리다. 16가구 모집에 2454명이 신청해 경쟁률이 153대1이었던 114㎡A다. 같은 단지에서 만점자가 둘 나오기는 처음이다.

분양가가 19억9000만원이었다. 올해 공시가격이 25억7100만원이다. 지난 4월 34억9000만원에 실거래됐다. 분양가보다 15억원 올랐다.

앞으로 래미안리더스원 펜트하우스를 능가하는 로또가 나올까. 분양을 앞둔 강남 재건축 단지에 230㎡ 이상 펜트하우스가 거의 없다.

내년 말께 착공할 예정인 반포주공1단지(1,2,4주구)에 강남 재건축 단지에서 보기 드문 전용 234㎡ 펜트하우스 22가구가 들어설 계획이다

반포1단지 1, 2, 4주구에 건립예정인 234㎡ 22가구가 있다. 조합원이 선택하고 남는 물량을 일반분양하기 때문에 일반분양분이 얼마 될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반포1단지는 현재 이주 중으로 내년 말이나 2023년 초 착공할 예정이다. 착공 무렵 선분양하면 2023년 상반기 분양할 것으로 예상된다.

펜트하우스까지는 아니더라도 강남 등에 로또 분양이 잇따를 예정이어서 만점 당첨 릴레이도 계속될 것이다.

안장원 기자 ahnjw@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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