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여 붐 다시 부나..공시가 급등에 강남구선 2배 늘어
전국 증여 건수 6.4% 증가 6,541건
전체 거래 대비 비중도 소폭 늘어나
올 다주택자 매물 많이 안나올 수도
'노도강' 등서 30대 매수 비중은 감소
가격 급등 피로감에 관망세 이어질듯
올해 큰 폭으로 뛴 공시가격이 피부로 와 닿으면서 2월 들어 일부 지역에서 아파트 증여 건수가 2배가량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현 정부 들어 ‘부의 대물림(증여)’이 크게 증가했는 데 여전히 증여 붐이 지속되고 있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수도권 외곽과 지방까지 공시가격이 크게 뛰면서 이들 지역을 중심으로 증여 붐이 확산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런 가운데 가격 급등에 따른 피로감으로 ‘일단 지켜보자’는 관망세가 확산되면서 30대의 ‘패닉 바잉(공황 매수)’은 다소 진정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여전히 서울 아파트 10건 중 3건 이상은 30대가 사들였다.
26일 서울경제가 한국부동산원의 2월 주택 시장 동향을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 현재 시장 분위기에 대해 전문가들은 공시가격 급등, 가격 폭등 피로감, 불확실한 공급 대책 등으로 시장이 혼조세를 보인다고 진단하고 있다.
◇더 증여할 게 남았나···일부 지역 2배 늘어=한국부동산원 통계를 보면 2월 전국 아파트 증여 건수는 지난해보다 줄었지만 1월에 비해서는 증가했다. 올 1월 6,142건에서 2월 6,541건으로 6.4% 늘었다. 지난해 11월과 12월 증여 건수는 9,600~9,800건이었다. 전국 기준으로 증여 비중도 1월 5.4%에서 2월 6.1%로 증가했다.
서울도 증여 거래 건수는 줄었지만 오히려 비중은 늘었다. 전체 거래 대비 증여 비중이 서울의 경우 올 1월 7.3%(1,026건)에서 2월 10.6%(933건)으로 상승한 것이다. 이런 가운데 일부 지역에서는 2월 들어 증여 건수와 비중이 동시에 늘었다.
세부적으로 보면 집값이 비싼 서울 강남구의 경우 1월 대비 증여 건수가 2배로 늘었다. 1월 65건으로 전체 거래의 1.5%에 불과했던 증여가 2월 들어 129건으로 껑충 뛰었고, 비중도 14.7%를 기록한 것이다. 서초구도 1월 71건으로 전체의 10.6%를 차지했던 증여가 2월 들어 81건으로 늘어 그 비중이 21.5%로 증가했다.
1월보다 증여가 늘어난 현상은 비단 고가 지역에서만 나타나는 현상이 아니다. 금천구도 지난 1월 4건이었던 증여 건수가 2월 들어 19건으로 늘어났다. 비율로 따지면 3.7%에서 12.8%로 늘어난 것으로 큰 폭의 증가세다. 노원구도 1월 76건(10.4%)에서 2월 92건(13.8%)으로 늘어났다.
경기도 역시 증여 건수 및 비중이 증가세로 돌아섰다. 경기도 아파트 증여 건수는 지난해 11월 3,209건에서 12월 2,787건, 올 1월 1,848건으로 줄었으나 2월에는 2,056건으로 늘어났다. 2월 증여 비중도 6.2%로 상승했다. 올해도 공시가격이 큰 폭으로 오르면서 보유세 부과 기준일인 6월 1일 전에 다주택을 처분하려는 움직임이 두드러질 수 있다는 관측이다. 하지만 지난해 이미 증여가 많이 이뤄졌고, 올해 역시 증여 붐이 지속되면서 다주택자 매물이 시장에 많이 나오지 않을 것이라는 시각도 많다.
◇ 30대 패닉 바잉, 진정됐을까=통계를 보면 30대의 아파트 패닉 바잉은 일단 잠잠해지는 분위기다. 전국으로 보면 1월 1만 7,140건에서 2월 1만 5,404건으로 줄었다. 지난해 12월에는 30대 전국 아파트 매입 건수가 2만 9,000여 건이었다. 전국 아파트 30대 매입 비율도 지난해 12월 27.4%, 올 1월 26.6%, 2월 25.6%를 기록했다.
서울도 비슷하다. 2월 30대가 매입한 서울 아파트 거래 건수는 총 1,953건. 지난달인 1월 거래량인 2,353건보다 400건가량 줄어들었다. 전체 거래 건수 대비 비율로 봐도 1월에는 39.6%로 40%대에 육박했지만 2월에는 이보다 적은 35.9%를 기록했다. 이 같은 흐름은 ‘노·도·강(노원·도봉·강북구)’으로 대표되는 서울 외곽 지역에서 특히 두드러진다. 2월 들어서는 전체 거래 중 30대의 매입 거래가 차지하는 비중이 10%포인트가량 떨어졌다. 경기도 아파트 30대 매입 건수도 1월 6,171건에서 2월 5,663건으로 소폭 줄었다. 비중도 이 기간 동안 29.5%에서 28.5%로 감소했다.
박원갑 KB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이미 집을 매수할 사람들은 지난해까지 많이 매수해 수요 자체도 작년만큼 많지 않고, 장기간 상승에 대한 피로감도 있다. 또 지난해 ‘패닉 바잉’ 양상이 전세 불안에서 기인한 측면도 있는데, 최근 들어 전세난 회피 매수 수요는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한편 2월 전국 주택 매매 거래량은 8만 7,021건으로 전달(9,679건)에 비해 4.0% 줄었다. 지난해 같은 달 거래량(11만 5,264건)보다는 24.5% 감소했다. 다만 최근 5년 월평균(7만 2,77건)보다는 23.9% 늘었다. 지역별로는 수도권 거래량이 4만 7,433건으로 전달 대비 0.6% 늘었다.
/양지윤 기자 ya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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