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수요층이 보는 3기 신도시.."기대감 vs 그래도 서울" [전효성의 시크릿 부동산]
[한국경제TV 전효성 기자]
<앵커>
일부 LH 직원의 땅투기 논란이 일고 있는 3기 신도시는 현 정부의 핵심 주택 공급 계획입니다.
추진된 지 어느덧 3년이 지나, 빠르면 올해 하반기부터 사전 청약에 나선다는 구상인데요,
청약에 도전할 실수요층은 3기 신도시를 어떻게 느끼고 있을까요? 전효성 기자입니다.
<기자>
[오프닝: 수도권에 새로운 도시를 만들어 서울 집값을 안정시키겠다. 3기 신도시를 조성하는 정부의 강한 의지입니다. 그렇다면 3기 신도시에 대한 실수요층의 인식은 어떨까요? 시민들에게 물어봤습니다.]
한국경제TV가 온라인으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 시민 대다수가 3기 신도시에 대해 `알고 있다(81.4%)`고 응답했습니다.
`청약에 도전하겠냐`는 질문에 대해서도 `그렇다(48.6%)`는 답변이 절반 가까이를 차지해, 신도시에 대한 기대감이 커진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박주형 / 고양시: 물론 관심이 있죠, 아무래도 저같은 경우는 신혼부부니까 신혼부부 청약 쪽으로 이것 저것 알아보고 있어서…]
내 집 마련을 꿈꾸는 직장인 A씨를 만나 이야기 나눠봤습니다.
현재 서울에서 전세로 거주 중인 A씨는 3기 신도시 청약이 시작되면 적극적으로 청약에 도전할 계획입니다.
그러나 그가 신도시 청약에 도전하는 이유는 따로 있습니다.
[A씨 / 구로구: 3기 신도시에 관심이 있기는 한데, 신도시 자체에 관심이 있다기 보다는 서울 집값이 너무 비싸서 도저히 집을 살 수가 없으니까 관심이 가는 거죠. 경기도라도 나가야겠다.]
실제 설문 결과를 살펴보면, 3기 신도시에 대한 기대감이 서울 집값에 대한 반대급부로 떠오르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신도시 청약을 기다리는 이유를 묻는 질문에 `저렴한 값에 분양할 것 같다(47%)`는 대답이 절반 가까이를 차지했고,
`신도시에 살고 싶다(19%)`는 의견과 `위치적인 장점(9%)`은 소수에 그쳤습니다.
다시 말해, 신도시가 가진 매력보다는 서울 집값에 대한 부담 때문에 신도시로 눈을 돌리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이와 함께 서울 집값에 대한 믿음도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지금 집을 살 수 있다면 ▲무리(영끌 대출)해서라도 서울의 집을 살 건지 ▲3~4년 뒤 3기 신도시 청약을 기다릴 것인지를 물었습니다.
응답자 10명중 6명은 무리해서라도 서울에 집을 사고싶다(59%)고 응답했는데, 이유는 미래가치를 따져볼 때 신도시보다는 서울 집값이 더 많이 오를 것(58.3%)이라고 느끼기 때문이었습니다.
3기 신도시가 서울 집값을 내릴 수 있겠냐는 질문에 대해서도 대다수가 불가능할 것(77.6%)이라고 답했습니다.
[이지욱 / 송파구: 아무래도 집값 상승은 서울이 더 확실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서울에 살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3기 신도시에 대한 선호도는 비교적 고른 편이었습니다.
남양주왕숙(17.9%), 광명시흥(15.1%), 고양창릉(14.2%),하남교산(12.3%) 등 신도시 대부분 지역이 10%대 지지율을 보였습니다.
특이할 점은 신도시급으로 분류되지 않는 과천(18.9%)이 가장 높은 관심을 받았는데, 본 청약이 진행된다면 이 지역 경쟁이 가장 치열할 것으로 예상되는 부분입니다.
온라인 설문조사와 시민 인터뷰를 종합한 결과 신도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만큼, 우려감도 함께 커지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교통·입지·자족기능 같은 신도시 자체의 매력보다는, 치솟는 집값에 대한 불안감이 신도시에 대한 관심을 키우는 주된 요소였기 때문입니다.
앞서 만난 A씨 역시 내 집 마련에 대한 간절한 소망을 전했습니다.
[A씨 / 구로구: 전세로 2년 마다 옮겨다니는게 너무 힘들거든요. 위치가 어디가 됐든 정말 안심하고 거주할 수 있는 내집이 필요하다고 느껴요. 지금 자라는 딸 아이에게도 우리집에서 살고 싶게 해주고 싶고요.]
[클로징: 3기 신도시가 추진된지 어느덧 3년차. 하지만 정책 의도와 실수요층의 눈높이 차이는 여전했는데요, 내 집 마련의 꿈을 현실화 해줄, 주거불안을 해소해 줄 세심한 정책 추진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지금까지 전효성의 시크릿 부동산입니다.]
전효성 기자 zeon@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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