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톺아보기] 차질없는 공급계획 추진을 위한 과제
모든 국민이 집 걱정 없이 살 수 있는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한 공급정책이 속도를 내고 있다. 서울 32만호를 포함해 대도시권에 83만 6000호의 주택이 공급된다. 이를 위해 2·4대책이 담고 있는 공급수단은 정비사업, 도심공공주택복합사업(역세권·준공업·저층주거), 소규모 도시재생, 비주택리모델링, 신축매입 그리고 공공택지까지 매우 다양하다. 수도권 신도시 개발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남양주왕숙, 하남교산, 고양창릉, 부천대장, 인천계양과 더불어 광명시흥지구가 6번째 신도시로 추가된다.
2·4대책에서 발표한 주택 공급물량과 그동안 주거복지로드맵, 3기 신도시 등을 통해 발표한 물량을 모두 합치면 200만호 수준에 이른다. 분당, 일산 등 1기 신도시를 공급했던 1990년대 200만호 주택공급계획과 유사한 규모다.
국민은행 가격지수를 기준으로 1989년과 1990년에 전국주택가격은 15%~20% 상승했다. 30%가 넘게 급등하는 지역도 있었다. 그러나 1기 신도시가 본격적으로 공급되면서 1991년부터 1995년까지 5년간 전국적으로 주택가격이 하락했다. 주택공급효과다. 정부의 공급계획이 차질없이 추진되면 기대할 수 있는 효과이기도 하다.
그러기 위해 해결해야 할 몇 가지 과제가 있다. 우선 부지확보기준이 갖는 시차문제다. 2·4대책에서 발표한 주택물량이 시장에 분양공급되려면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 그때까지 사람들의 불안심리 관리가 중요하다. 기존 재고주택시장내 주거이동이 원활히 유지될 수 있도록 주거이동에 걸림돌이 되고 있는 과도한 대출과 조세관련 규제를 걷어내야 한다. 보유과세 인상속도를 조절하고 주택가액 기준 대출규제도 완화해 무주택가구와 젊은 세대의 내 집 마련을 적극적으로 지원해줘야 한다.
또한 시작은 공공주도로 하더라도 민간참여를 더 확대해야 한다. 공공주도 주택공급정책은 한계가 있다. 최근 5년(2015~2019년)간 공공의 공급능력(전체 인허가 물량 중 공공부문이 차지하는 인허가 물량)은 13.2%에 불과하다. 즉 전체 공급물량 중 민간이 86.8%를 공급해 왔다. 특히 서울은 공공이 전체 물량의 5.1%를 공급헀다. 95%정도를 민간이 공급했다. 공공의 공급능력을 단기간에 강화한다고 하더라도 10%내외에 불과한 공공의 공급능력을 갑자기 40~50%대까지 늘릴 수는 없다. 늘릴 수 있다고 하더라도 결국 절반이상을 민간이 담당해주지 않으면 시장의 수급균형을 맞추기 어렵다. 민간을 활용하지 않고 서울의 수급문제를 해결할 수 없는 이유다.
게다가 공공이 공급해주는 주택을 원하는 사람도 있지만, 품질이 꽤 괜찮은 민간의 고급브랜드 아파트를 선호하는 사람도 많다. 필요한 지역은 공공주도로 하더라도 그렇지 않은 지역은 민간이 직접 시행 참여할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해주는 규제완화 작업과 유인책이 필요하다. 공공주도, 민간주도, 민관협력의 모든 모델이 공존해야 한다. 공공주도로 주택을 공급할 수 있는 시스템이 갖추어지지 않은 상황에서 공공주도 공급정책은 기대하는 목표를 달성하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실패할 수 밖에 없다. 공공의 공급능력을 확장시켜 가되, 안정적인 공공의 공급능력을 갖출 때까지는 민간참여가 반드시 필요하다.
민간이 공급한 주택유형은 공공임대, 공공분양, 민간임대, 민간분양이지만, 이 중에서 민간분양이 전체 공급물량의 95%수준으로 가장 많다. 결국 민간참여는 민간분양시장 정상화를 통해 가능하다. 민간분양시장을 규제하고 있는 분양가상한제를 전면 재검토해서 시장친화적인 제도로 바꾸고, 분양시장으로 집중되고 있는 수요를 재고주택시장으로 분산해야 한다.
헌법에서 정하고 있는 국가의 의무와 국민의 권리가 있다. 국가는 주택개발정책등을 통하여 모든 국민이 쾌적한 주거생활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모든 국민은 거주·이전의 자유를 갖고 있으며 주거의 자유를 침해받아서는 안 된다. 다시 한번 되새겨 보자.
김덕례 주택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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