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뒷북경제] 양도세 중과까지 4개월..시장이 이기나, 정부가 이기나
현재까지는 다주택자 매물 내놓지 않고 버티거나 증여 선택, 꿈쩍 안해
코로나19 경기 여건 감안하면 당분간 금리 인상도 어려워 유동성은 과잉
김현미 전 장관 "빵이라면 밤 새워 만들겠다" 발언처럼 공급은 시간 필요
'부동산 불로소득 인정 못 한다' 與..선거 앞두고 정책 기조 계속 유지할까
시장은 중과 유예로는 효과 떨어져, "파격적으로 낮춰 퇴로 열어줘야" 지적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5일 부동산시장 점검 관계장관회의에서 “주택 투기 수요를 차단해야 한다는 정부 의지는 확고부동하다”며 “이미 마련한 세제 강화, 유동성 규제 등 정책 패키지를 흔들림 없이 엄정하게 집행해 나가겠다”고 밝혔습니다. 최근 여당의 수도권 의원들을 중심으로 부동산 규제 완화 건의가 있었던 것으로 전해지면서 불거진 양도세 완화론에 대해 확실한 선 긋기에 나선 것입니다.
앞서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지난 12일 원내대책회의에서 “민주당과 정부의 부동산 대책은 투기 차단과 다주택자의 시세차익 환수, 공급 확대가 원칙”이라며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세를 한시적으로 인하하거나 완화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습니다. 이낙연 민주당 대표도 양도세 완화론에 대해 “검토한 적도 없고 앞으로도 검토할 생각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다만 시장은 정부의 기대대로 움직이지 않는 것 같습니다. 그냥 버티느냐(1), 증여하느냐(2), 서둘러 파느냐(3) 등 3가지 선택지 중에서 3번을 택하는 사례를 찾기 힘듭니다. 정부가 그동안 24차례에 걸쳐 부동산시장 안정 대책을 쏟아냈지만 올해 들어서도 집값은 요지부동입니다. 수요 억제책을 내놔도 공급 확대책을 내놔도 시장은 아랑곳없이 정부의 생각과는 정반대로 움직입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1월 첫째 주(4일 기준)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은 0.27% 올랐습니다. 서울->지방->서울로 풍선효과만 계속 이어집니다. 전국의 아파트 전셋값은 0.26% 뛰며 80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습니다.
시장에서는 징벌적 과세가 오히려 다주택자의 퇴로를 막아 집값 상승을 부채질했다는 비판이 나옵니다. 지난해 1월부터 11월까지 전국 주택 증여 건수는 13만4,000여건으로 역대 최다를 기록했습니다. 이미 증여를 통해 세금 중과에 대비했거나 정부의 대출 억제책에도 풍부한 유동성을 바탕으로 현재 집값이 오르고 있는 만큼 아직 매물을 내놓지 않은 다주택자들은 버티기에 들어갔다는 것입니다. 한국은행은 1월에도 기준금리를 0.5%로 동결했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발 경기 침체를 고려하면 당분간 금리 인상도 쉽지 않아 보입니다.
전문가들은 정부 의도대로 시장을 움직이려면 시장원리에 맞게 양도세를 파격적으로 낮춰줄 필요가 있다고 지적합니다. 중과 조치를 유예하는 정도로는 시장에 미치는 효과가 크지 않아 보입니다. 정부는 지난 2019년 12월 17일부터 2020년 6월 30일까지 한시적으로 조정대상 지역 내 10년 이상 보유한 주택을 팔면 양도세 중과 적용에서 배제하는 방식의 예외조항을 적용하기도 했습니다.
변수는 4월로 예정된 서울시장 재보궐 선거입니다. 서울과 수도권을 중심으로 종부세 대상자가 크게 늘어나고 과세 금액도 껑충 뛰면서 서울 민심이 심상치 않습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의 출마 선언까지 더해져 다급해질 경우 정책의 변화가 나올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됩니다.
일단 정부 여당은 부동산 불로소득과 투기성 다주택 보유를 인정하지 않겠다는 기조가 워낙 강해 정책의 일관성을 흔들지 않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시행하기도 전에 물러서는 것으로 비쳐지면 시장에 잘못된 신호를 줘 ‘버티기’ 경향이 더 강해질 수밖에 없다는 판단 때문입니다. 부동산 정책이 예정대로 시행될 경우 정부 기대대로 다주택자의 매물 출회로 이어질까요. 아니면 매물 잠김으로 인해 집값 불안이 더 커질까요. 몇 개월 후면 그 답이 나오겠지만, 정답이 보이는 것 같기도 합니다. /세종=황정원기자 garde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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