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주물량까지 줄어 답 없는 집값.."내년에도 안 꺾일 것" 우세

김희진 기자 2020. 12. 24. 21:35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2021년 부동산시장 전망

[경향신문]

전셋값 안정돼야 집값도 진정
공급 정책·서울시장 선거 변수

올해 부동산시장은 정부가 연달아 내놓은 고강도 규제에도 기록적인 상승을 보이며 요동쳤다. 시장에선 내년에도 집값이 꺾이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저금리에 따른 풍부한 유동성이 이어지는 데다 입주물량이 평년보다 줄어들기 때문이다. 내년 부동산시장의 주요 변수로 꼽히는 전세불안 역시 한동안 이어질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았다.

내년 주택 매매가격을 두고 대한건설정책연구원은 2%, 우리금융경영연구소는 2.71% 오를 것이란 전망을 내놨다. 올해 상승률(7.44%)보단 낮은 수준이다. 시중에 유입된 유동성과 전세난 등이 여전히 매매시장을 자극하겠지만, 이미 집값이 많이 올라 상승폭은 제한될 것이란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내년 입주물량이 줄어 집값 상승에 영향을 줄 것이라고 진단했다. 부동산 정보업체 직방에 따르면 내년 신규 아파트 입주물량은 22만7836가구로, 올해(27만996가구)보다 약 16% 적다. 서울은 2만7019가구, 경기·인천은 12만8993가구다. 김규정 한국투자증권 자산승계연구소장은 “입주물량이 줄어 신규계약도 늘지 않을 테고, 기존 물량도 양도세 등 영향으로 거래량이 올해보다 줄어들 것”이라며 “내년 집값은 오름세가 이어지되, 3기 신도시 등 입주 본격화를 앞둔 상승 후반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주택자의 보유세 회피 매물이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기간이 끝나는 6월을 앞두고 나올지도 변수다. 이광수 미래에셋대우 수석연구위원은 “다주택자가 내년에 본격적으로 매물을 내놓으면 집값은 조정될 것”이라고 봤다. 반면 윤지해 부동산114 수석연구위원은 “아파트는 수요가 계속 유입되기 때문에 일부 매물이 나와도 쌓이지 않고 시장에서 소화될 확률이 크다”고 분석했다.

내년 주택시장 변수로는 전세시장 불안과 코로나19, 선거 등 정책적 요인이 꼽힌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내년 집값은 전세시장 상황에 달렸다”며 “전셋값이 안정되면 집값 상승도 진정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올해 6·17, 7·10 대책 이후 숨고르기에 들어갔던 집값은 전세불안으로 들썩이는 상황이다. 다만 전세시장이 안정될 가능성은 높지 않을 것으로 대다수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계약갱신청구권으로 전세 물건이 부족하고, 청약 대기 수요도 내년까지 이어지는데, 정부가 ‘11·19대책’으로 내놓은 전세물량이 시장에 미치는 효과는 미미한 수준이라는 것이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비탄력적 전세시장은 현재 가격이 올라갈 수밖에 없는 구조”라며 “특히 아파트를 중심으로 내년까지 전세난이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코로나19 이후 글로벌 경기 회복 여부와 시중 유동성 변화도 내년 부동산시장에서 주목할 변수로 꼽힌다. 올해 집값은 코로나19로 인한 금리 인하와 함께 상승세로 돌아섰다. 전문가들은 내년에도 코로나19 대응 부양책과 저금리 기조가 이어져 자산시장에 자금이 몰리는 현상이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분석했다. 다만 백신 도입에 따른 경기 회복과 금리 정상화 등이 주택시장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봤다.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와 내년 4월 서울시장 보궐선거 등으로 인한 정책적 요인도 빼놓을 수 없는 변수 중 하나다. 역세권 공공개발을 주장하는 변 후보자가 장관으로 임명되면 올해 ‘규제’로 집중됐던 정책 방향이 ‘공급’ 중심으로 옮겨갈 가능성이 있다.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야권 역시 규제완화에 방점을 둔 공약을 내세우고 있다. 이 수석연구위원은 “(선거 결과에 따라) 재개발·재건축 규제완화 정책이 나온다면 개발 기대와 함께 시장 변동성을 키우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희진 기자 hjin@kyunghyang.com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