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책임론'에 결국 물러나는 김현미 장관

권화순 기자 2020. 12. 4.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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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부 들어 '최장수' 장관 중 한명인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4일 청와대 장관인사에서 교체됐다.

김 장관은 2017년 6월 취임해 재임기간이 3년 6개월이나 되는 만큼 자연스러운 인사로 볼 수 있지만 "부동산 정책 실패"의 책임을 묻는 인사라는 해석도 나온다.

문재인 대통령은 4일 부동산 정책 수장을 맡아온 김 장관을 교체하는 등 4개 부처에 대한 개각을 단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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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19일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서민·중산층 주거안정 지원방안 발표를 마친 뒤 퇴장하고 있다. /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문재인 정부 들어 '최장수' 장관 중 한명인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4일 청와대 장관인사에서 교체됐다. 김 장관은 2017년 6월 취임해 재임기간이 3년 6개월이나 되는 만큼 자연스러운 인사로 볼 수 있지만 "부동산 정책 실패"의 책임을 묻는 인사라는 해석도 나온다.

문재인 대통령은 4일 부동산 정책 수장을 맡아온 김 장관을 교체하는 등 4개 부처에 대한 개각을 단행했다.

김 장관은 연말·연초 장관급 인사에서 교체될 것이란 관측이 많았던 만큼 '깜작' 인사로 보긴 어렵다. 다만 시기적으로 최근 주택 가격 상승이나 전세난 등으로 정부 '책임론'이 강하게 제기된 상황에서 단행됐다는 점에 '경질성'이란 해석이 나온다.

김 장관은 지난 1일 국회 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아파트가 빵이라면 제가 밤을 새워서라도 만들겠다"고 말했다가 구설에 올랐다. 내년까지의 아파트 공급 부족은 전 정부의 인허가 물량 부족 때문이라는 해명에도 부정적인 여론을 자극하는 결과를 낳았다. 김 장관은 줄곧 "공급이 부족하지 않다"고 했다가 '역풍'을 맞은 것이다.

한국감정원 통계로 보면 김 장관이 취임한 2017년 6월부터 최근까지 서울 아파트값은 11.01% 상승했다. 김 장관은 취임 일성으로 "아파트는 돈이 아니라 집"이라며 "투기세력이 돈을 위해 주택시장을 어지럽히는 일이 더는 생겨선 안된다"고 강조했지만 재임기간 강남3구 아파트 값이 많게는 15.5%(송파구) 뛰었다.

김 장관은 취임한 지 두 달여 만에 투기과열지구 제도 부활을 골자로 한 8·2 부동산 대책을 발표했고 이후 지난 8·4 공급 대책까지 합쳐 총 23번째 대책을 내놨다. 지난달 19일 발표한 전세대책까지 합치면 24번째 대책이 내놨음에도 서울 집값은 상승폭을 키우고 있는 중이다. 부산과 대구, 울산 등 전국적으로 집값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어 '책임론'이 불거진 것이다.

지난 7월말 국회를 통과한 임대차3법 이후 '전세난'이 가중되면서 여론은 더 나빠졌다. 서울 전셋값은 지난해 7월 1일 이후 1년5개월 여 동안 오름세가 이어지고 있다. '전세품귀' 현상까지 벌어졌다.

김 장관이 결과적으로 집값과 전셋값 모두 잡지 못한 것은 분명한 사실이지만 주변 여건도 썩 우호적이진 않았다. 사상 최저 수준의 저금리로 유동성이 넘쳐나면서 부동산 시장으로 돈이 몰렸다.


"공급부족"이 단골메뉴처럼 등장하지만 전 정권의 인허가 물량 감소가 첫 번째 요인이기도 하다. 아파트 선호현상, 가구분리 등의 '변수'가 등장하면서 부동산 정책이 갈수록 꼬여갔다. 3선 국회의원을 지낸 김 장관이 본인의 텃밭인 일산 지역구를 포기하면서까지 '3기 신도시' 공급 대책을 세운 것은 평가할 만하다.

임대차3법이 전셋값을 끌어 올리고 전세 매물 부족을 촉발한 점은 있지만 '세입자 권리 강화'라는 측면에서 장기적으로는 패러다임을 전환시켰다는 평가도 없지 않다. 선진국 수준의 공공임대주택 제고율을 확보하기 위해 '주거복지 로드맵'으로 기틀을 마련한 것도 김 장관의 '공'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정치인 출신 장관답게 "할 말은 하는" 김 장관은 많은 어록을 남겼다. 최근 '아파트 빵' 언급부터 '청년 영끌(영혼까지 끌어 모아)'이 그렇다. 3기 신도시 입주 물량을 감안해 '영끌'로 다주택자 매물을 사지 말라는 얘기 였지만 '정책 실패'를 청년에게 돌린다는 비판이 나왔다. "일산 우리집 5억원"도 파장이 컸다. "서울에 5억원 이하 아파트가 어디 있냐"는 질문에 김 장관이 "저희집 정도는 디딤돌로 살 수 있다"고 했다가 역풍을 맞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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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화순 기자 firesoo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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