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셋값이 분양가보다 비싼 새아파트 속출.. "이러니 로또청약 얘기 나오죠"

유한빛 기자 2020. 11. 23.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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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분양가상한제 등으로 아파트 청약시장을 억누른 가운데 전세난이 닥치면서, 새로 입주하는 수도권 아파트는 전셋값이 분양가를 뛰어넘는 상황이 속출하고 있다.

박합수 KB국민은행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주택 가격 급등과 전세난 등 현재 수도권 주택시장에 생긴 문제는 새 아파트 공급이 부족할 것이란 우려에서 비롯된 것"이라면서 "기발표된 3기 신도시 공급물량 자체를 지금 계획한 것보다 더 늘려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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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분양가상한제 등으로 아파트 청약시장을 억누른 가운데 전세난이 닥치면서, 새로 입주하는 수도권 아파트는 전셋값이 분양가를 뛰어넘는 상황이 속출하고 있다. 집주인 입장에서는 세입자를 받자마자 그동안 지출한 집값을 모두 회수한 셈이 되는 것인데, 청약 열기가 더해질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23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값이 상승하기 시작한 2017~2018년 사이에 분양된 아파트들이 준공을 앞두면서, 입주를 앞둔 새 아파트의 전셋값이 분양가를 추월한 단지들이 속속 나오고 있다.

시세 정보가 붙은 서울 마포구 한 공인중개사무소. /유한빛

이는 집값이 급등한데다 최근 전세난까지 맞물리면서 심화하는 현상이다. 통상 전세 물건이 많은 입주장(입주지정기간)에는 전세 가격이 저렴한 경우도 많았다.

수도권에서는 아파트 청약에 당첨만 되면 전세금만 받아도 분양대금을 갚을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지난달 입주를 시작한 서울 영등포구 ‘힐스테이트 클래시안’의 경우 전용면적 59㎡형의 전세 시세가 6억3000만~7억원 정도다. 신길뉴타운 9구역을 재개발한 이 단지의 전용면적 59㎡형은 일반분양 가격이 평균 5억6980만원이었다.

영등포구 ㅅ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이 단지는 오는 12월 4일까지 잔금을 치러야 (집주인이) 분양 중도금과 잔금 대출에 대한 연체이자를 물지 않는다"면서 "그나마도 입주지정기간이 끝나면 연체이자가 반영돼 이 면적형에서 6억원대 전세 물건은 찾기 어려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오는 12월 입주할 예정인 서울 노원구 ‘포레나 노원’은 상계주공 8단지 아파트를 재건축한 단지다. 전용면적 84㎡형의 일반분양가는 평균 6억3600만원대였지만, 최근 전세 시세는 7억3000만~7억5000만원선에 형성됐다.

오는 2021년 2월 입주하는 강서구 마곡엠밸리 9단지 아파트도 마찬가지다. 이 단지의 전용면적 59㎡형은 4억7700만~ 5억2500만원에 분양됐지만, 최근 이 면적형의 전세 가격은 5억5000만원까지 올랐다. 올해 초 마곡지구 9단지를 공공분양한 이 아파트의 전매 제한 기간은 10년이지만, 실거주 의무는 없다.

서울과 인접한 경기권에서도 비슷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이달부터 입주하는 광명시 ‘광명 아크포레 자이 위브’ 전용면적 84㎡형의 전세 시세는 6억5000만~7억원이다. 지난 2017년 당시 일반분양 가격은 주택형별로 5억2000만~5억4500만원이었다. 해당 면적형의 분양권에는 7억원 안팎의 프리미엄(웃돈)이 붙을 정도로 광명 신축 아파트의 가격이 치솟은 결과다.

지난 2018년 1월 분양 당시만 해도 과천시의 역대 최고 분양가를 기록했던 ‘과천 센트럴파크 푸르지오 써밋’도 전세가격이 분양가를 따라잡았다. 오는 12월 입주할 예정인 이 아파트의 전용면적 84㎡형 전세 시세는 9억5000만~11억원이다. 과천주공 7-1단지를 재건축한 이 단지의 일반분양가는 3.3㎡당 평균 2955만원으로, 84㎡형은 9억7300만~10억9600만원에 분양됐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청약제도 개편과 대출 규제 등 주택시장에 대한 정부의 옥상옥(屋上屋) 규제에 임대차3법 등으로 전세난까지 심화하며 분양 아파트를 더욱 로또로 만들고 있다고 진단한다. 또 청약 당첨자와 가점을 채우지 못해 분양시장에서 소외된 무주택자 사이의 자산 격차까지 벌려놓고 있는 상황을 우려하고 있다.

박합수 KB국민은행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주택 가격 급등과 전세난 등 현재 수도권 주택시장에 생긴 문제는 새 아파트 공급이 부족할 것이란 우려에서 비롯된 것"이라면서 "기발표된 3기 신도시 공급물량 자체를 지금 계획한 것보다 더 늘려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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