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도 아파트값 고공 행진..30평형 '10억 클럽' 가입 러시
(시사저널=박치현 영남본부 기자)
울산의 아파트 값이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고 있다. 1㎡당 평균 1287만원(평당 4247만원)까지 폭등했다. 부산 해운대 센텀시티보다 비싸다. 자고 일어나면 '억' 소리가 날 만큼 오르고 있는 상황이다.
국토교통부의 실거래가 공개시스템 자료에 따르면, 울산 남구 신정동 A아파트의 경우 전용면적 101㎡(30평형)가 지난달 13억원에 거래됐다. 지난 6월 동일 면적 매물이 10억 6000만원에 거래된 것과 비교하면 석 달 만에 2억원 넘게 오른 것이다.
울산대공원 주변의 신정동, 옥동 지역 아파트가 '10억원 클럽'에 속속 가입하고 있다. 이 지역은 군부대 이전, 옛 울주군청 재개발 사업 등과 같은 개발 호재와 맞물리면서 상승세가 당분간 꺾이지 않을 전망이다.
실제로 울산의 주택 매매 시장의 소비심리가 급등하며 전국에서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국토연구원 부동산시장연구센터의 '10월 부동산시장 소비자 심리조사' 결과에 따르면, 울산의 매매시장 심리지수는 7월 124.9에서 8월 121.8로 하락했다. 하지만 9월 131.8로 반등한 이후 지난달에는 역대 최고치인 152.7을 기록했다. 한 달 만에 20.9p가 상승한 것이다.
울산 주택 매매시장 소비심리지수 전국 최고치
울산의 부동산 소비심리는 전국 평균(132.4)을 크게 웃돌았으며,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가장 컸다. 7·10대책과 8·4공급 대책으로 지수가 내림세를 보였다가 다시 오름세로 바뀐 것이다. 이 지수는 전국 152개 시·군·구 6680가구와 중개업소 2338곳에 대한 설문조사를 바탕으로 산출된 것으로, 0~200 범위의 값으로 표현된다. 심리지수가 95 미만은 하강국면, 95 이상·115 미만은 보합국면, 115 이상은 상승 국면으로 분류된다.
주택 전세시장 소비심리도 역대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다. 지난달 울산의 전세시장 소비심리지수는 전달(131.6)보다 4.2p 상승한 135.8을 기록했다. 역시 전국에서 가장 높았으며, 특히 2011년 7월 관련 조사 시작 이후 최고치다.
최근 울산 주택시장은 전세물량 부족에 새 임대차 법의 부정적인 효과가 겹치면서 전세난이 심화되고 있다. 전·월세 계약갱신청구권을 활용해 기존 주택에 2년 더 싼 값에 눌러앉는 수요가 늘면서 전세 잠김 현상이 심화됐다. 이와 함께 집주인들이 4년 치 보증금을 한꺼번에 받으려고 하면서 전셋값도 크게 뛰었다.
이런 분석을 뒷받침하듯 전세 공급 부족을 보여주는 지표는 역대 최고 수준이다. 한국감정원 통계에 따르면, 11월 둘째 주 울산의 아파트 전세수급지수는 전주보다 11.4p 상승한 145.6로 조사됐다. 한국감정원이 전세수급지수 통계를 발표하기 시작한 2012년 7월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새 임대차 법(전월세상한제·계약갱신청구권) 도입 이후 전세 관련 각종 지표들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며 전세난이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
울산 주택시장 '전세품귀'에 "차라리 사자"
전세발 패닉바잉(공포 매수)현상이 확산되고 있다. 올해 들어 지난달 말까지 울산의 주택종합 전세가격은 7.37% 올라 지난해 같은 기간(-4.90%) 대비 큰 폭으로 뛰었다. 이 기간 아파트 전셋값은 10.64%나 상승해 20년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전세값 폭등과 전세난이 확산되면서 차라리 '집을 사자'는 열풍이 불면서 매매값을 밀어 올리고 있다. 이른바 '새끼 풍선효과'가 울산에서도 관측되고 있다. 10월 현재 울산의 누계 주택가격 상승률은 평균 3.85%로 지난해 같은 기간(-3.52%) 대비 두 배 가량 올랐다.
서진형 경인여대 교수(대한부동산학회장)는 "시장은 살아 움직이는 생물인 만큼 규제가 계속되면 당연히 풍선효과가 나타날 수밖에 없다"며 "공급 부족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당분간은 이 같은 풍선효과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아파트가 집값 상승을 견인하고 있다. 올해 10월말까지 울산의 누계 아파트 가격 상승률은 5.1%로 대전을 제외하면 지방 5대 광역시 가운데 가장 높다. 남구 문수로 B아파트 전용 84.94㎡는 지난달 25일 12억 원(8층)에 팔려 하루 전 기록한 종전 최고가(10억6000만 원, 4층)를 갈아치우기도 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전세시장 불안으로 촉발된 중저가 주택 매수세, 계속되는 집값 상승에 앞으로 집을 마련하지 못할 것이라는 조바심, 풍부한 유동성에 비규제지역으로 유입되는 투자수요 등이 이 같은 현상을 초래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주간 아파트 매매가 상승률이 0.2%를 초과하면 정부의 규제 대상에 포함된다. 그런데 울산 중구와 남구의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률이 각각 14, 11주째 0.2%를 초과하고 있다. 강정규 동의대 부동산재무학과 교수는 "수도권 투자자들이 부자도시 울산으로 진출해 아파트를 사들이면서 울산 아파트값이 치솟고 있다"며 "고삐 풀린 울산의 아파트 시장을 바로잡을 대책이 나올 때가 됐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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