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전세난 불편함은 어디서, 어떻게 참고 기다리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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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동설한을 앞두고 당장 이사갈 곳이 막막한데 기다려달라는게 말이 되나요."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이 2일 지상파 방송에 출연해 과도기적 전세 불안정이 길어질 수 있다며 "불편하더라도 기다려달라"고 말하자 부동산 온라인 커뮤니티 게시판에 올라온 글이다.
공실 아파트 등을 전세로 공급하는 것도 공실이 대부분 외곽에 위치한 것을 고려하면 학군ㆍ직장 이유로 전셋집을 찾는 사람들의 수요를 만족시키기는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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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문제원 기자]
"엄동설한을 앞두고 당장 이사갈 곳이 막막한데 기다려달라는게 말이 되나요."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이 2일 지상파 방송에 출연해 과도기적 전세 불안정이 길어질 수 있다며 "불편하더라도 기다려달라"고 말하자 부동산 온라인 커뮤니티 게시판에 올라온 글이다. 다른 것도 아니고 당장 이사갈 집이 없어 겪는 고통을 어디서, 얼마나, 어떻게 참고 기다려야 하느냐는 것이다.
김 실장은 이날 '기다림'을 강조하면서 몇가지 대책을 언급했다. 비어있는 아파트ㆍ단독주택을 전세로 전환하거나 상가ㆍ오피스를 주거용으로 리모델링해 공급하는 방안 등이다. 여기에 민간임대 활성화, 한국토지주택공사(LH ) 등 공적기관 전세물량 확대 등도 거론했다.
하지만 시장은 "새로울 것도 없는데다 근본적인 해결책과는 거리가 멀다"는 반응이다. 도심에 있는 빈 상가 등을 주거용으로 바꾸는 사업은 이미 8ㆍ4 부동산 대책을 통해서도 언급됐지만 대부분 원룸 등 1인 가구용 주택을 공급하는 내용이다. 아파트 전세난과는 거리가 한참 멀다.
공실 아파트 등을 전세로 공급하는 것도 공실이 대부분 외곽에 위치한 것을 고려하면 학군ㆍ직장 이유로 전셋집을 찾는 사람들의 수요를 만족시키기는 어렵다. 그동안 잇따른 규제로 민간임대 시장을 위축시켰던 정부가 민간임대 활성화를 언급한 것도 아이러니하다는 지적이다.
업계에선 이미 정부가 계약갱신청구권제와 전ㆍ월세상한제, 등록임대사업자 혜택 축소 등의 대책을 내놓을 때부터 대규모 전세대란을 우려했다. 실제 정책이 시행되고 3개월이 흐른 지금, 혼란은 점점 커지고 있다. 그럼에도 여전히 정부는 "기다려달라"거나 "기필코 안정시키겠다"는 말 외에는 대안을 찾지 못하는 분위기다. 윤희숙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김 실장을 향해 "국민들에게 '불편해도 기다리라'니, 나라의 녹을 먹는 공무원이 가질 수 없는 오만함"이라며 비판했다.
부동산 정책의 컨트롤타워로 불리는 김 실장은 굵직한 대책 발표 때마다 시장 안정을 확신하는 전망을 내놓았다. 지난해 12ㆍ16 대책 직후 "전세가 상승폭이 줄고 있다"는 진단을 내놨는가 하면 임대차2법 시행 직후에도 "정책적 노력을 일관적으로 해나간다면 전ㆍ월세 시장이 안정될 것"이라는 기대를 피력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그의 말은 허언이 되고 있다. 아무리 찾아봐도 해결책이 안보인다면 차라리 지금이라도 국민을 향해 제대로 된 사과를 내놓는 것이 더 솔직해 보인다.
문제원 기자 nest263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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