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김현미 "서울 전세 적지 않다"..정부 통계선 "공급부족"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임대차 2법 등 정부의 잇따른 부동산 규제책으로 인해 전세매물 실종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데 대해 “예년에 비해선 적지 않은 거래량”이라고 반박했다. 전세 매물이 크게 줄었다는 언론 보도가 이어지고 있지만, 국토부가 자체적으로 가지고 있는 통계에서는 충분한 매물이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어 별다른 문제가 없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일부에선 김 장관이 또다시 부동산 정책 효과를 강조하기 위해 시장 상황과 동떨어진 발언을 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의 공식 통계에선 오히려 최근 서울의 전세 공급량보다 수요가 많아 ‘수급 불안정’이 심화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된다. 반면 지난해엔 오히려 전세 공급이 수요에 비해 많아 ‘공급 우위’가 지속됐었다. 김 장관이 부처 자체적으로 집계하고 있는 전세 매물의 절대적인 양만 보고 시장의 ‘매물 잠김’ 현상을 외면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김 장관은 11일 열린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국민의힘 송언석 의원이 전세 물건이 급감하고 있다고 지적하자 “우리가 파악하고 있는 전세 거래량은 언론 보도에서 나오는 것과는 다르다”고 반박했다. 김 장관은 이어 “서울 전세 거래량이 줄었다 고 하지만 예년에 비해선 적지 않은 숫자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김 장관은 “거래량이 주는 것은 어떻게 보면 당연한 얘기이기도 하다. 계약갱신청구권제가 도입되면 집을 내놓는 사람도, 이사하는 사람도 절대량이 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라고 덧붙였다.
한국감정원의 부동산통계정보 전세수급동향(주간 아파트 동향)에 따르면 서울의 9월 1주차(9월 7일 기준) 전세수급지수는 117.5로 ‘수요 우위’ 상태다. 올해 8월 셋째주(8월 17일 기준) 전세수급지수가 118.4, 8월 넷째주(8월 24일 기준) 117, 8월 마지막주(8월 31일) 116.4로 소폭씩 하락하며 수급 균형을 찾아가는 듯했지만, 다시 반등하며 불균형이 심화한 모습을 보였다.
전세수급지수가 100일 경우 수요와 공급이 같은 상태로 시장이 안정적인 균형을 이루고 있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전세수급지수가 100을 넘어 200에 가까울수록 공급량에 비해 수요가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공급부족으로 시장 불균형이 발생하고 있다는 것이다. 지표상으로 8월 마지막주에 비해 9월 첫 주 전세물량 부족 현상이 더 커졌다는 뜻이기도 하다.
정부가 7·10 부동산 대책을 내놓은 이후 7월 둘째주(7월 13일 기준) 서울의 전세수급지수는 112.9를 기록한바 있다. 이후 셋째주(7월 20일 기준) 112로 소폭 하락한 뒤 7월 넷째주(7월 27일 기준) 113.7, 8월 첫째주(8월 3일 기준) 115.8, 8월 둘째주(8월 10일 기준) 120으로 큰 폭의 상승세를 기록했다. 정부 대책 발표 이후 시장에서 ‘매물잠김 현상’이 나타났고 이로 인한 공급부족이 빠르게 심화한 셈이다.
이후 지난해 8월 둘째주(2019년 8월 12일 기준) 89.7, 8월 셋째주(2019년 8월 19일 기준) 91.9, 8월 넷째주(2019년 8월 26일 기준) 92.3, 2019년 첫째주(9월 2일 기준) 91.4로 수요가 다소 늘었지만 여전히 공급이 더 많은 상태를 유지했다.
민간 통계에서도 전세 시장에서 공급이 부족한 상태를 확인할 수 있다. KB국민은행의 지난 7일 기준 주간 아파트가격 동향에 따르면 전세 시장은 수요 초과가 계속되고 있다. 서울의 전세수급 동향지수는 189.7로(지난주 189.8) 공급부족이 계속 심각한 상태로 나타났다. 강북지역은 188.9, 강남지역은 190.5으로 강북과 강남지역 모두 전세 공급부족을 보였다.
일부에선 김 장관이 언급한 ‘정부가 파악한 전세 거래량’의 실체가 무엇인지 알 수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국토부는 부동산 매물의 양이 얼마나 되는지 통계를 집계해 공표하고 있지 않다. 한국감정원이 각 부동산 정보 업체들의 매물 정보를 취합한 후 내부적으로 활용하고 있는 통계인 것으로 추정될 뿐이다.
한국감정원 관계자는 “업체 별로 매물 정보를 매일 받고는 있다. 협력 공인중개사에 탐문 조사를 나가 매물의 양을 점검해 통계 보조 지표로 활용하고 있다. 외부로 공표하지는 않고 내부적으로만 활용한다”고 설명했다.
전성필 기자 feel@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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