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평대 물량 최대 50%까지 확대.. 알짜땅 태릉CC·과천청사는 빠져
8일 정부가 수도권에 2022년까지 6만 가구 규모의 사전(事前) 청약 계획을 발표한 것은 정부의 ‘주택 공급 의지’를 강조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30대 등 젊은 층의 ‘패닉 바잉’ 등 주택 수요를 조기 진화하기 위해 1~2년 앞서 청약을 받아 ‘아파트 조기 공급 효과’를 노리는 것이다.
3기 신도시 5곳을 포함해 성남·과천 등 서울 인접 지역에 저렴한 공공분양 아파트가 대거 공급되면 무주택자 실수요자들의 치열한 청약 경쟁이 벌어질 전망이다. 그러나 사전 청약 후 입주 때까지 4~5년 정도가 걸려 수도권 집값 안정 효과는 미지수라는 지적도 나온다.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장은 “서울에 공급되는 물량이 적은 데다가, 공공택지 청약을 위해 전셋집에 계속 머무르려는 수요가 늘어나 서울의 전세난을 가중시킬 우려도 있다”고 말했다.
시중은행의 한 부동산 담당자는 “정부가 공급 물량을 몇 년 먼저 시장에 푸는 ‘당겨 쓰기‘까지 동원했지만 재건축 규제 등 민간 주택 공급 활성화 대책은 여전히 막아 놓은 게 문제”라며 “정부 힘만으로 주택 공급을 늘리는 건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태릉골프장 등 ‘알짜 부지’ 빠져
내년 7월부터 12월까지 3만 가구, 2022년 상반기를 중심으로 나머지 3만 가구가 사전 청약을 받는다. 내년 7∼8월 중 3기 신도시인 인천 계양 1100가구를 비롯해 남양주 진접2지구 1400가구, 성남 복정1·2지구 1000가구가 첫 물량으로 등장한다.
사전 청약을 받는 6만 가구 중 3기 신도시 5곳에서만 2만2200가구가 공급된다. 3기 신도시 전체 분양 물량(12만 가구)의 19%가 조기 공급되는 것이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수도권 ‘패닉 바잉’을 주도한 3040세대가 특별공급 자격을 적극 활용해 사전 청약에 관심을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입지상 가장 인기가 높을 것으로 보이는 하남 교산은 2021년 11~12월 중 1100가구, 2022년 2500가구 등 3600가구가 사전 청약 방식으로 공급된다. 홍남기 부총리는 “3기 신도시가 적기(適期)에 교통 인프라를 완비할 수 있도록 후속 절차를 신속하게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태릉골프장, 용산 캠프킴, 과천정부청사 등 8·4 대책 때 ‘알짜 부지’로 주목받은 지역은 사전 청약 대상에서 빠졌다. 태릉골프장 부지는 내년 상반기 교통 대책을 마련하고서, 용산 캠프킴은 미군에게서 반환받은 후 구체적인 사전 청약 계획을 발표하기로 했다. 지자체가 거세게 반발하는 과천정부청사 부지도 이전 계획이 마무리돼야 구체적인 청약 일정이 공개될 전망이다.
서울 시내에 공급되는 물량이 드문 것도 아쉬운 부분이다. 2022년 하반기에 용산 정비창 부지에 3000가구가 공급되지만, 당장 내년에 청약에 나오는 것은 노량진역 인근 군부지(200가구)와 남태령 군부지(300가구)뿐이다.
김덕례 주택산업연구원 주택정책실장은 “사전 청약 6만 가구로 시장 흐름이 바뀌지는 않는다”며, “정부가 약속한 수도권 127만 가구 공급 계획이 차질 없이 진행되느냐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30평대 ‘중형’ 물량 늘리기로
국토교통부는 이날 “8월 초 3기 신도시 홈페이지가 개설된 후 한 달 만에 12만명이 ‘청약 일정 알림서비스’를 신청할 정도로 실수요자의 관심이 높다”며 “소비자들의 선호도를 반영해 공공 분양 아파트의 질을 대폭 개선할 것”이라고 밝혔다.
국토부는 공공주택 공급 때 실수요자 선호도가 높은 전용면적 60∼85㎡ 비율을 최대 50%까지 높이기로 했다. 지금까지 공공분양 단지는 주로 전용 59㎡ 이하 소형 평형 위주였다. 흔히 ’30평대‘로 부르는 전용 84㎡ 아파트를 굳이 정부가 나서서 지을 필요가 없다는 이유였다.
국토부 조사에 따르면, 3기 신도시 청약에 관심이 있는 수요자의 약 60%가 전용 60∼85㎡ 주택형을 선택했다. 전용 60㎡ 이하 소형 아파트는 10%에 불과했다. 정부는 또 앞으로 분양하는 공공 아파트 내부 수납공간을 기존 대비 1.8배까지 늘리고, 4베이(거실과 방 3개를 전면 발코니 쪽으로 배치) 적용 등 주택 설계의 질도 높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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