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7, 7·10 이후에도 식지 않는 '서울집 사자' 열기

김유리 2020. 7. 31.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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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주택자의 보유ㆍ거래세 부담을 크게 늘린 정부의 7ㆍ10 부동산 대책에도 서울지역 주택 매수세는 잦아들지 않고 있다.

31일 KB부동산 리브온에 따르면 7월 서울의 매수우위지수는 132.9로 2018년 9ㆍ13 대책 당시 기록했던 164.5 이후 최고치를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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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사진 /문호남 기자 munonam@

[아시아경제 김유리 기자] 다주택자의 보유ㆍ거래세 부담을 크게 늘린 정부의 7ㆍ10 부동산 대책에도 서울지역 주택 매수세는 잦아들지 않고 있다. 집값 상승폭은 다소 둔화됐지만 매수세 우위는 오히려 확대되는 분위기다. 정부가 공급대책을 마련 중이지만 여전히 집값 상승 우려에 따른 시장의 '패닉바잉(공포에 따른 매수)'을 잠재우지는 못하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31일 KB부동산 리브온에 따르면 7월 서울의 매수우위지수는 132.9로 2018년 9ㆍ13 대책 당시 기록했던 164.5 이후 최고치를 나타냈다. 2000년 1월 통계 집계 이후 두 번째 기록이다. 통계가 7월13일 기준으로 이뤄졌으므로 6ㆍ17대책 및 7ㆍ10대책 직후 상황까지 반영된 것이다. 매수우위지수는 0~200 사이에서 결정된다. 100을 기준으로 이보다 높으면 시장에 매도자보다 매수자가 더 많다(매수우위)는 의미다. 지수가 132라는 것은 집을 팔려는 사람이 100명인데 사려는 사람은 132명이라는 것이다.

서울 주택거래시장의 매수 우위 지수는 급격한 변화를 보였다. 4월과 5월 각각 67.0, 68.2에 불과했다. 이때까지만 해도 집을 팔려는 사람이 사려는 사람보다 훨씬 많았다는 의미다. 하지만 이후 상황이 급반전했다. 6월 127.9로 급등하더니 7월에는 132.9까지 올라갔다.

매수우위는 한강 이북에서 더 두드러졌다. 7월 강북의 매수우위지수는 140.2였다. 6월 128에 비해 지수가 9.5%나 뛰었다. 이는 최근 집값 급등에 불안감을 느낀 3040세대 등 젊은 층이 비강남권의 중저가 아파트 매수에 집중적으로 나섰기 때문으로 보인다. 실제로 올들어 7월까지 서울 아파트 가격은 평균 4.11% 올랐지만 노원(7.15%)ㆍ광진(5.89%)ㆍ성북(5.60%)ㆍ강북구(5.17%) 등 중저가 주택이 밀집한 비강남권 상승률은 이를 크게 웃돌았다.

정부 규제의 타깃이 되고 있는 강남권 역시 전월에 비해 주춤해지긴 했지만 매수우위가 이어지고 있다. 강남3구가 포함된 한강이남의 매수우위지수는 7월 125.9로 전월(127.8)에 비해 소폭 떨어졌지만 여전히 기준점인 100을 훨씬 웃돌고 있다. 올들어 5월까지 100을 밑돌며 매수세가 주춤하던 것과는 확연히 다른 분위기다.

업계에선 정부가 '규제를 더 센 규제로 덮는' 식의 부동산 대책 만으로는 매수세를 잠재우기 힘들다고 지적하고 있다. 정부가 20번이 넘는 부동산 대책을 쏟아냈지만 오히려 시장의 내성만 키우고 정책에 대한 신뢰까지 잃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주택시장은 정부의 '억누르기'에 '버티기'로 대응하는 모양새"라며 "규제가 단기적으로 시장을 억누를 수는 있지만 결국 지속적인 공급확대 등 장기적 관점에서 문제를 풀어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김유리 기자 yr6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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