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금대출 축소에 분노한 수분양자 '617소급위헌' 실검 총공세

이혜원 2020. 6. 30. 1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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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들어 ‘617소급위헌’이 포탈 사이트의 실시간 급상승 검색어 상위권에 오르내려 그 배경을 두고 궁금증을 낳고 있다.

이날 온라인 커뮤니티와 카페 등에 따르면 정부의 6·17 부동산 정책에 반대하는 누리꾼들이 검색 포털에 ‘617소급위헌’을 반복 검색하는 총공세를 펴고 있다.

앞서 정부가 발표한 6·17 부동산 대책과 관련해 지난 24일 포탈 사이트 네이버에는 피해자 모임을 자처하는 인터넷 카페가 개설됐으며, 개설 1주일도 채 안 돼 6600명의 회원이 몰렸다.

6·17 대책 여파로 수도권 대부분이 조정대상지역으로 묶여 규제가 대폭 확대됨에 따라 몇몇 아파트 수분양자들은 이 카페를 통해 잔금대출 축소에 따른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이 카페에서는 6·17 대책 이전 아파트 수분양자를 중심으로 대출 규제를 소급 적용해선 안 된다고 주장한다.

이들은 30일부터 매일 오후 2시 검색어 ‘총공격’을 펼치치고 오후 8시에 2차 공세를 진행하자고 긴급 공지글을 올려 서로 독려하고 있다.

아울러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6·17 대책을 소급 적용해서는 안 된다는 내용의 글을 올리는가 하면 언론사 제보와 시청 앞 규탄 집회 등도 이어나간다는 방침이다.

이들 회원들은 이처럼 똘똘 뭉쳐 결집하는 한편 운영진을 선발하는 등 분노를 적극 표출하고 있다.
네이버 카페 ‘617규제 소급적용 피해자 구제를 위한 모임’에서 ‘실시간 검색’ 및 ‘피해사례 게시판’ 카테고리에 올라온 글
 
카페는 아울러 이번 대책으로 대출 규제 피해를 본 아파트 현황을 파악 중이다. 지난 27일 현재 281개 단지 27만7824가구가 피해를 본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 회원은 분양받은 아파트가 6·17 대책으로 인해 규제지역으로 편입되거나 규제 수준이 격상되면서 잔금 대출의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이 낮아져 모자란 금액을 급히 메꾸거나 어렵게 구한 집을 포기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하소연했다.

이에 금융당국은 “무주택 세대 등이 대책 전 이미 주택을 청약받았다면 중도금 대출은 변화가 없고, 잔금대출은 규제지역의 LTV를 적용받되 중도금 대출을 받은 범위 내에서는 가능하다”고 설명한 바 있다.

그러나 ‘중도금 대출을 받은 범위 내’에서의 잔금대출 기준을 두고 불만이 끊이지 않고 있다.

기존 비규제 지역일 때는 잔금대출 LTV는 70%까지 받을 수 있었으나 규제지역으로 묶이면서 중도금 한도 내에서 분양가의 60% 또는 시세의 40%를 적용받아 빌릴 수 있는 돈이 크게 줄어든 탓이다.

특히 과거 대책에서는 이미 아파트를 분양받은 수분양자를 상대로 규제를 적용하지 않았으나 이번 대책에서는 잔금대출에 대해 강화된 규제를 적용하면서 부당한 소급적용이라는 비판이 일고 있다.

이에 금융당국은 “규제지역 신규 지정에 따른 중도금대출 등 집단대출에 대한 LTV 적용 기준은 그동안 일관되게 운영됐고, 이번 대책에서도 기존과 같은 기준으로 적용됐다”는 입장이다.

피해자 모임 카페의 한 가입자는 “정부는 소급적용이 안 된다고 하지만 은행에서는 소급 적용돼 대출이 안 나오고 있다”고 맞서 주장했다.

이런 가운데 국토교통부와 서울시가 잠실·삼성·대치· 청담동을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한 데 대해서는 위헌 소지가 있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사실상 주택거래 허가제라는 지적이다.

실제로 배현진 미래통합당 의원이 연 6·17 대책 관련 토론회에서 정인국 한서법률사무소 변호사는 “토지는 공급이 제한돼 거래 허가를 해도 위헌적인 요소가 없다는 것이 현재 판례이지만 이를 아파트에 적용하는 건 성격이 다르다”고 말했다.

이에 국토부는 “해당 지역 일부 주민들이 헌법소원을 제기하려 한다는 이야기가 들려오고 있지만 우리로선 법 적용에 위헌 요소는 없다고 판단한다”며 “과거 이명박 정부 때 뉴타운 사업에서 존치 지역을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하는 등 아파트 같은 기존 주택에 이 제도가 적용된 사례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혜원 온라인 뉴스 기자 tkadidch98@segye.com
사진=연합뉴스, 네이버 카페 ‘617규제 소급적용 피해자 구제를 위한 모임’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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