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ew Point] 김현미 장관 취임 3주년..22번의 대책
"토지거래허가구역에서 집을 매매하면 바로 2년 실거주해야 하는데 전세 만기가 남으면 어떻게 하는거에요."
벌써 이런 '머리 아픈' 질문을 받는게 낯설지 않다. 문재인 정부가 22차례 대책을 쏟아낼 때마다 질문 폭탄을 던지는 사람들을 만난다. 이번 정부 첫 부동산 대책인 '6·19 대책'부터 함께 했지만 사실 기자도 쏟아지는 질문 중 절반 정도 밖에 대답하지 못한다. 나머지는 과거 히스토리부터 뒤져야 하기 때문에 예전 보도자료를 뒤적거리고, 국토교통부에 전화하기 일쑤다. 거기서도 원하는 대답을 얻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기획재정부, 금융위원회, 서울시 등 관계기관으로 전화 돌리기가 시작된다.
6월23일이면 김현미 장관이 취임 3주년을 맞는다. 문재인 정부에서 가장 오래된 장관 중 하나다. 올해 9월 넘어서까지 자리를 지킨다면 역대 최장수 국토교통부 장관이 된다.
22번의 대책을 취재하는 동안 브리핑장을 숱하게 따라다녔다. 김 장관도 많이 만났다. 일단 고생했다는 얘기를 하고 싶다. 그만큼 부동산 시장은 이번 정부를 내내 괴롭히고 있는 화두다.
하지만 우리나라 주택정책은 그동안 '난수표'가 됐다. 복잡하기로는 둘째 가라면 서럽다는 대학 입시전형보다 더 까다롭다는 우스갯소리까지 나온다. 대출 세제 청약 등 정책이 하도 많이 바뀌어서 꽤 오랜 기간 부동산 분야를 취재했다는 기자도 잘 따라가지 못한다. 보통 사람이면 오죽할까 싶다.
지금 정부가 출범하던 시기는 상당히 불안하던 시점이었다. 박원순 서울시장의 뉴타운 출구전략 등 때문에 주택 공급이 원하는 속도가 나지 않고 있었다. 하지만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죽 쑤던' 주택 수요는 2015년을 기점으로 회복하고 있었다. 누가 봐도 위험한 상황이었다.
그럼에도 김 장관의 취임사를 생각하면 아쉬운 생각을 지울 수 없다. 김현미 장관은 "강남4구에 집 산 다주택자가 급증했다"며 이들을 투기수요로 지목하고 부동산 투기를 근절하겠다고 밝혔다. 주택 정책은 공급과 수요의 두 축으로 구성돼야 하는데 국토부는 이후 수요 일변도로만 정책을 쏟아냈다.
국토부는 재작년 12월과 작년 5월에 가서야 수도권 3기 신도시를 발표하며 공급 카드를 꺼내들었다. 시장에서 그렇게 요구하던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배제는 작년 12·16 대책에 가서야 포함됐다. 그것도 일시적인 규제 해제였다. 정책을 내놓을 때마다 시기적으로도 뭔가 맞지 않고 삐걱거리는 느낌을 피할 수 없었다. 그런데 이번 6·17 대책도 마찬가지다.
그동안 강남4구에 국한됐던 집값 상승세는 전국으로 퍼졌다. 그동안 서민층 아파트로 분류해 건드리지 않았던 중저가 아파트에까지 '규제 칼날'이 내려오고 있다. 시기를 좀 다르게 봤으면, 방법을 좀 다르게 봤다면 하는 아쉬움을 거둘 수 없다.
취임 3주년을 맞은 김현미 장관께 감히 한 말씀 드리고 싶다. 정책의 연속성도 중요하지만 지금은 정말로 원점으로 돌아가 상황을 곱씹어야 할 타이밍이 아닌지 말이다.
[손동우 부동산전문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아 기다리고 기다리던.."신혼희망타운 드디어 나왔다
- 시흥·성남·과천서 전국 총 32곳 2만1000가구 공공분양
- 소비자·전문가 "하반기 아파트 가격은 매매·전세 모두.."
- 똘똘한 한채?..서울 대형아파트 중위값, 1년간 18% '껑충'
- 잔금대출은 어찌하나..6.17대책에 청약 당첨되도 발동동
- 강경준, 상간남 피소…사랑꾼 이미지 타격 [MK픽] - 스타투데이
- AI가 실시간으로 가격도 바꾼다…아마존·우버 성공 뒤엔 ‘다이내믹 프라이싱’
- 서예지, 12월 29일 데뷔 11년 만에 첫 단독 팬미팅 개최 [공식] - MK스포츠
- 이찬원, 이태원 참사에 "노래 못해요" 했다가 봉변 당했다 - 스타투데이
- 양희은·양희경 자매, 오늘(4일) 모친상 - 스타투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