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反시장" "불평등"..논란 계속되는 3가지 규제
[아시아경제 김유리 기자] "20억원짜리 자산의 담보가치가 1억원짜리보다 못하다는 게 말이 됩니까." 정부가 지난해 12ㆍ16 대책 을 발표한 직후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 쏟아져 나온 비난 글이다.
부동산시장을 '핀셋' 규제하겠다고 내놓은 정부의 대책이 잇따르면서 반(反)시장적 불평 등 규제가 곳곳에서 잇따르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규제가 시장의 '단기 멈춤' 효과를 낼 수는 있으나 장기적으로는 시장 왜곡을 발생시켜 더 큰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고 경고한다.
지난해 정부가 발표한 12ㆍ16 대책의 핵심이었던 '15억원 초과 아파트 대출 전면 제한'이 대표적이다. 투기지역ㆍ투기과열지구 내 15억원이 넘는 '초고가 주택'에 대해 주택구입용 주택담보대출을 전면 금지하겠다는 내용이다. 정책 시행 후 시장에서는 사유재산권에 대한 과도한 제한이라는 비판이 이어졌다. 법조계에서 제기된 위헌 논란도 현재진행형이다. 정희찬 안국법률사무소 변호사는 대책 발표 다음 날 헌법재판소에 "정부의 부동산 규제가 헌법상 행복추구권과 평등권, 재산권 등을 침해한다"며 헌법소원을 내기도 했다. 헌법 제23조는 모든 국민의 재산은 보장된다고 하고 있고 공공의 필요에 의한 재산권의 제한과 보상은 법률에 근거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규제는 당시 상승세를 이어가던 시장을 얼어 붙여 거래를 멈추고 15억원을 넘어서던 이 언저리 아파트의 가격을 15억원 이하로 내리는 결과를 가져왔다. 그러나 이와 관계 없이 '비싼 집의 자산 담보 가치가 아예 사라진 점'에 대한 문제 제기는 여전하다. 여기에 최근 다시 이들 초고가주택을 포함, 서울 집값이 상승세로 돌아서자 시장에선 정부가 꺼내들 다음 카드로 '대출 제한 기준 강화'가 거론되고 있다. 이는 매수 대기자들의 불안 심리를 자극해 시장 움직임을 빠르게 하는 부작용을 낳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시장 참여자들이 빠르게 반응하는 데는 부동산 정책이 언제 또 바뀔지 모른다는 심리가 작용한 것"이라며 "두더지잡기 식 대책이 정책 신뢰성을 훼손하고 있다"고 말했다.
분양보증시장을 독점하고 있는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고분양가 심사'도 깜깜이 심사기준으로 도마에 오르고 있다. 사유재산권 침해는 물론 시장 가격 왜곡과 이에 따른 '로또 청약'을 부추기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HUG의 분양 보증 방식은 서울 기준 주변에 1년 이내 분양한 아파트가 있으면 같은 수준으로, 1년이 넘었을 때는 105%를 넘지 않는 범위에서 분양가를 책정하는 것이다. HUG는 '주변'의 기준을 같은 생활권이 아닌 물리적 자치구로 묶어 반발을 샀고, 이는 분양 지연의 주요 원인이 됐다. 지난해 HUG는 삼성동 래미안 라클래시(상아2차)의 분양가를 일원동 디에이치 포레센트(대우아파트) 수준(3.3㎡당 4569만원)으로 책정할 것을 요구했고, 이는 후분양 이슈를 이끌며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까지 불러오는 계기가 됐다. 강남뿐 아니라 곳곳에서 HUG 기준에 대한 불만이 있지만 HUG의 분양보증이 없으면 일반분양이 사실상 불가능해 사업 진행을 위해 울며겨자먹기 식으로 이를 받아들이고 있는 실정이다. 최근엔 올해 서울 분양 최대어로 불리는 강동구 둔촌주공이 HUG와의 분양가 이견으로 분양가상한제 전 분양 진행을 장담할 수 없게 됐다.
공시가격이 반영해야 하는 '적정 시세'에 대한 논란 역시 현재진행형이다. 공시가격이 반영해야 할 적정 가치가 과연 현 시세냐는 것이 논란의 골자다. 현 시세를 적정 시세로 본다면 현 시세가 고평가돼 있다는 정책 전제와도 상충된다. 국회 예산정책처는 최근 유사한 취지에서 '공시가격 제도가 본래 취지에 부합되는지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국회예정처는 올해 공시가격 상승에 따른 보유세 증가분이 전체의 88.2%(6700억원)를 차지할 것으로 추정하면서 "(올해) 한시적으로 고가 공동주택에 대해 시세반영비율을 높게 차등 적용하고 있는데, 이에 대해 본래 공시가격 제도 취지에 부합하는지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 "정보비대칭, 투기적 거래 등 비정상적 거래의 존재를 감안해서 적정가격 산정 시 시세의 반영 범위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밝히기도 했다.
김유리 기자 yr6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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