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원상회복' 조짐 보이자..서울 아파트 '팔 사람' 줄고 '살 사람' 늘었다

정부의 부동산 대출 규제, 보유세 강화, 코로나 사태로 한동안 잠잠했던 서울 아파트 매수심리가 되살아났다. 사진은 서울 강남구 일대 아파트 단지 모습.<연합뉴스>

[디지털타임스 박상길 기자] 정부의 부동산 규제, 보유세 부담, 코로나19 사태로 한동안 잠잠했던 서울 아파트 매수심리가 되살아났다. 서울 아파트값 하락을 주도하던 강남권 급매물이 모두 소화되면서 가격이 상승세로 돌아선 가운데 용산 미니신도시 조성, 잠실 마이스 사업, GBC 부지 착공, 목동 재건축 등 대형 호재가 잇따른 영향이다.

14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최근 강남권 아파트 급매물이 소화되면서 가격이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공개시스템에 따르면 대치동 재건축 추진 아파트인 은마아파트 전용면적 84㎡는 최근 호가가 22억원 이상으로 올랐다. 대치동 신축 아파트인 래미안대치팰리스는 전용 84㎡는 지난달 29억3000만원에 실거래돼 지난해 고점(29억7000만원)과 불과 4000만원 차이로 좁혀졌다.

이처럼 집값이 '원상회복' 조짐을 보이자 매수심리가 다시 꿈틀거리고 있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이번주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 지수는 100.8을 기록해 전주(97.0)보다 3.8포인트(p) 상승했다. 한국감정원 통계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 지수가 100을 넘긴 것은 3월 마지막 주(100.0) 이후 10주 만이다.

매매수급지수는 0∼200 사이에서 0에 가까울수록 공급우위, 200에 가까울수록 수요우위를 나타낸다. 100을 기준점으로 지수가 100 미만이면 수요보다 공급이 많다는 뜻이고 100을 초과하면 그 반대다.

작년 12·16대책 발표 당시 120.3까지 오르며 2012년 관련 동향 조사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던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정부의 강도 높은 부동산 대출 규제와 보유세 강화, 코로나 확산 공포가 겹치며 반년 만에 기준점 밑으로 꺾였다.

그러나 최근 강남권의 보유세·양도세 절세 급매물이 해소된 뒤 가격이 더 내려가지 않고 잠실·용산·목동 등 개발 호재가 더해지면서 매수심리가 회복된 것으로 보인다.

매매수급 지수는 강남·서초·송파·강동구 등 '강남 4구'가 속된 동남권의 경우 95.0으로 전주(87.7)보다 7.3p 뛰면서 서울에서 오름폭이 가장 컸다.

또 다른 시세 조사기관인 KB국민은행 리브온의 서울 아파트 매수우위지수는 98.7로 전주(79.1)보다 19.6p 오르며 코로나 사태 이전 수준을 회복했다. 특히 강남(한강 이남)은 전주 76.7에서 이번주 100.2로 100을 넘겼고, 강북도 96.9로 100선에 바짝 다가섰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강남 지역의 매수문의가 코로나 확산 직전 수준으로 회복되고 아파트값은 금천구와 노원구, 마포구 등 비강남권이 상승으로 반전하며 분위기가 바뀌고 있다"며 "실수요자와 저가 매물을 중심으로 거래가도 증가하는 추세"라고 진단했다.박상길기자 sweatsk@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