굳어지는 3자구도, 굳어지는 `어대명`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후보가 27일 또다시 완주의지를 천명했다. 6·3대선은 사실상 3자구도로 굳어지고 있다. 현재 여론조사 결과로는 3자구도로 대선이 펼쳐질 경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승리 가능성이 높아 '어대명'(어차피 대통령은 이재명)도 굳어지는 양상이다.
이 후보는 이날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비상계엄에 책임이 있는 세력으로의 후보 단일화는 이번 선거에 없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이날 공개된 한 여론조사에서 이준석 후보와 김문수 후보간 경쟁력 격차가 1%로 줄었다고 언급하면서 "이 추세대로라면 오늘 진행되는 조사에서는 제가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를 뛰어 넘을 것이고, 내일 조사에서는 이재명 후보를 뛰어넘는 조사 결과가 나올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그 근거로 이 후보는 실제 동탄에서 국회의원에 당선되는 과정에서 여론조사 공표 전 마지막 조사에서는 10% 뒤져 있다가, 실제 개표 결과에서는 3% 앞질러 당선됐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그간 이 후보는 줄곧 국민의힘의 단일화 요구에 '관심없다'는 입장을 견지해왔다. 이 후보는 김 후보측으로부터 본격적인 러브콜이 쇄도하기 시작할 때인 지난 18일엔 후보자 초청 TV토론회 후 기자들과 만나 "김 후보의 진정성이나 보수 진영을 규합해 선거를 치러보려는 선의에 대해 의심 안 한다"면서도 "단일화 논의 자체에 관심이 없다"고 말했다.
그럴수록 국민의힘은 더 간절하게 단일화 구애를 해왔다. 이동훈 개혁신당 공보단장은 지난 22일 페이스북에 "국민의힘 친윤(윤석열) 의원들이 '차기 당권을 주겠다'면서 김 후보와의 단일화를 제안했다"고 폭로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단일화에 진전이 없자, 김문수 후보가 직접 '40대 총리론'을 언급하며 이 후보와 거리를 좁히려는 시도도 나왔다.
하지만 이 후보가 끝내 단일화를 수용하지 않자, 국민의힘은 전방위적 포위에 나섰다. 전직 대통령의 지원사격도 이어졌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이날 김 후보와 함께 오찬을 하면서 "김문수 당선시키러 왔다"고 말했고, 박근혜 전 대통령은 부친인 박정희 전 대통령의 생가와 모친 육영수 여사의 충북 옥천 생가를 방문하면서 "며칠 전 김문수 후보께서 아버님 생가와 어머님 생가를 방문하시는 모습을 보고 저도 찾아뵙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서 이렇게 오게 됐다"고 말하면 김 후보를 지원 사격했다.
여기에 새미래민주당의 이낙연 상임고문 또한 '개헌·공동정부'에 합의, 이 후보를 제외한 범보수 텐트를 구축했다.
진용을 구축한 국민의힘은 3자 구도에서 승리하겠다는 새로운 계획을 내놨다.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개혁신당에서 단일화할 생각이 없다는 입장을 밝힌다면 그 뜻을 존중할 필요가 있다"며 "단일화가 없더라도 3자 구도에서 김문수 후보가 이길 수 있다는 확신이 있다"고 밝혔다.
다만 이처럼 각자 목표를 찾아 떠날 경우, 3자 구도가 굳어지면서 현실적으로 이재명 후보가 반사이익을 볼 가능성이 크다. 특히 소위 깜깜이(여론조사 공표 금지) 기간 전 여론조사가 실제 대선 결과와 뒤바뀐 전례가 없다는 점을 감안하면, '어대명'이 점차 현실화 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임재섭기자 yj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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