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포·안산 6% 급등..조정대상지역 추가 지정 등 '만지작'

유인호 2020. 6. 11. 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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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사진 /문호남 기자 munonam@

[아시아경제 유인호 기자, 김유리 기자] 정부가 한 달 만에 다시 부동산 대책 카드를 만지작거리기 시작했다. 지난달 11일 민간택지 아파트 전매제한 기간 강화 조치 발표 이후 서울, 수도권 비규제지역, 지방을 중심으로 들불처럼 분양권 투기 조짐이 일고 있기 때문이다. 규제의 역설이 다시 한번 드러난 셈이다. 정부의 22번째 부동산 대책으로도 투기 열풍이 잡히지 않는다면 23, 24, 25번째 대책이 나올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정부가 규제를 할수록 풍선효과는 재현될 수 밖에 없는 만큼 규제를 통한 집값안정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진단을 내놓고 있다.

◆비규제지역 얼마나 올랐길래=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1일 "부동산 불안조짐 시 필요 조치 강구" 발언을 한 것은 그만큼 최근 서울은 물론 수도권 외곽과 지방 일부 대도시 집값 움직임이 심상치 않아서다.

특히 수도권 비규제지역은 지난해 12ㆍ16 대책 이후 풍선효과로 큰 폭의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오는 7월 이후 수도권에서 분양하는 단지는 소유권 등기 때까지 매매거래를 할 수 없게 되면서 단타를 노리는 투자족이 수도권 역세권 지역에서 분양했던 단지들을 중심으로 분양권 매입에 대거 나섰기 때문이다.

KB 부동산 리브온 월간주택가격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대비 지난 달까지 수도권 주택가격은 2.4% 올랐다. 겹규제로 꽁꽁 묶인 서울이 1.49% 상승에 그치면서 상대적으로 안정세를 보인 반면 인천(2.64%), 경기(3.12%)가 집값 상승을 주도하고 있다. 수도권 비규제지역인 인천은 같은 기간 연수구(4.94%), 남동구(3.34%), 미추홀구(3.15%) 등의 상승세가 가팔랐다. 이들이 인천 평균 상승률을 뛰어넘으며 오름세를 이끌었다.

경기 비규제지역 가운데 눈에 띄는 상승세를 보인 곳은 군포(6.9%)와 안산(3.77%)이다. 안산은 단원구가 6.96% 급등하며 안산의 오름세를 견인했다. 이들 지역이 조정대상지역 추가 지정 0순위로 거론되는 배경이다. 부천 역시 3.33% 오르며 경기 평균 상승률을 웃돌았다. 안산과 함께 '안시성'으로 묶여 불리던 화성(3.0%)도 3% 이상 상승했다. 시흥은 이 기간 1.04% 상승에 그쳤다.

◆기존 규제지역도 다시 꿈틀= 홍 부총리가 예의주시하겠다고 한 수도권 규제지역 가운데서도 '수용성(수원ㆍ용인ㆍ성남)'의 오름세는 여전했다. 수원 6.46%, 용인 4.55%, 성남 3.29% 각각 오르며 경기 지역 상승률을 상회했다. 수원 영통구는 이 기간 9.71% 급등했다.

그동안 약세를 보이던 서울 역시 최근 보합세로 전환한 것도 시장 불안 요소다. 서울의 경우 15억원 넘는 아파트의 주택담보대출 전면 금지 등 가격별 대출 규제로 6억원 이하 소형 면적 아파트가 몰린 비강남 외곽지역 중심의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 수도권 밖으로 시야를 넓혀보면 대전의 집값 상승세도 가파르다. 이 기간 4.82% 올랐다. 청주는 같은 기간 약보합세를 나타냈으나 방사광가속기 유치발표 후 이달 들어 상승세가 본격화하는 상황이다.

가장 유력한 규제 수단은 조정대상지역 지정이다. 안산, 군포, 인천 등 비규제지역을 조정대상지역으로 묶을 경우 대출, 청약, 세제 등에서 다양한 규제를 받게 된다. 주택담보대출의 담보인정비율(LTV)가 50%로 제한되고 다주택자에게는 양도소득세가 중과된다. 1주택자의 비과세 역시 2년 보유 요건 외에 2년의 거주 의무 요건이 추가된다. 이미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돼 있는 수원, 용인, 성남 등을 투기과열지구로 상향 조정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될 경우 LTV가 40%까지 축소되는 등 더 강력한 규제가 적용된다.

양지영 양지영R&C 연구소 소장은 "정부의 규제 이후 대출이 쉬운 곳, 6억 미만 주택을 중심으로 집값이 상승하고 있다"며 "정부의 규제가 추가된다도 하더라도 공급을 해결하지 않으면 이같은 풍선효과는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분양권 경쟁 높은 지역, 추가 규제 지정되나= 정부가 추가 규제 카드를 거론하고 나선 데는 수도권 비규제지역중 일부 분양 시장이 과열 양상을 보인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시중의 풍부한 유동성이 여전히 활발하게 부동산 시장에 유입되고 있다는 반증이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올해 청약 경쟁률이 높아졌다. 국토부에 따르면 올들어 5월 까지 공급된 분양단지중 40% 이상이 20대 1이 넘는 청약경쟁률을 기록했다. 특히 경기ㆍ인천 아파트 청약 평균 경쟁률은 올해 1~5월 기준 36.2대 1과 31.8대 1을 기록해 지난해 대비 경쟁률이 각각 3배 이상 뛰었다. 현대건설이 3월 비규제 지역인 인천 송도국제도시에 분양한 '힐스테이트 송도 더 스카이'의 경우 804가구 모집에 5만8021명(72 대 1)이 몰리기도 했다.

문제는 높은 경쟁률을 뚫고 당첨된 분양권이 곧바로 시장에서 활발하게 거래되며 부동자금 유입 통로가 되고 있다는 점이다. 국토부에 따르면 2017년~2019년 수도권ㆍ광역시 민간택지에서 20대 1을 넘는 청약경쟁률을 기록한 단지에서 평균 4명 중 1명이 전매제한 기간이 끝나자마자 6개월 이내에 분양권을 팔았다.

유인호 기자 sinryu007@asiae.co.kr

김유리 기자 yr6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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