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급매물 소진되자..강남 3구 집값 다시 '꿈틀'

박윤예 2020. 6. 7. 1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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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호가 작년말 수준 뛰고
강남 3구 거래량 전월 추월

◆ 新 머니무브 ① ◆

올해 부동산 시장은 4월까지도 코로나19와 강력한 부동산대책으로 움츠러들 것이란 전망이 대세였다. 그러나 은행 이자에 만족하지 못하는 막대한 자금이 5월부터 서울 강남권 주택 시장 문을 두드리면서 부동산 시장도 고개를 들기 시작했다.

7일 '서울 부동산 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 5일 기준 서울 아파트의 5월 거래량(3259건)이 이미 4월 거래량(3019건)을 돌파했다. 아파트 거래는 계약 후 30일 내 등록이 의무라 5월 거래도 이달까지 한동안 집계된다. 이에 따라 5월 거래량은 4월 거래량을 크게 뛰어넘을 가능성이 높다. 서울 강남3구(강남·서초·송파구) 아파트 거래량 증가세는 더 가파르다. 지난달 강남3구 거래량은 464건으로, 이미 4월 거래량(370건)의 1.3배에 달한다.

강남 일대 중개업소도 분위기가 달라졌다. 올해 초 하락세가 뚜렷했던 송파구 잠실동과 서초구 반포동 집주인들은 슬그머니 호가를 올리고 있다. 이달로 끝나는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면제 혜택을 받거나 보유세 부과 기준일인 6월 1일 전에 거래를 원하는 급매물 위주로 연초 최고가 대비 3억~5억원 하락한 매물이 거래됐다가 최근에는 최고가 직전 수준까지 올라왔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 시스템에 따르면 송파구 잠실동 '리센츠' 전용면적 84㎡가 지난달 21일 20억원에 손바뀜됐다. 같은 달 16억원까지 떨어져 거래됐던 매물이 18일 18억2000만원으로 올랐고, 이번 거래로 다시 4월 신고가(22억원)에 근접했다. 호가도 최고 21억원까지 제시됐다. 실제로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 1일 기준 서울 아파트값은 9주 만에 하락세를 멈추고 보합세로 돌아섰다. 강남4구 아파트값은 이번주 0.03% 하락해 지난주(-0.07%)보다 하락 폭이 크게 둔화됐다.

지난달 기준금리가 추가 인하된 것을 기점으로 올해 주택 시장이 작년처럼 상반기에 하락한 뒤 하반기에 상승세를 탈 것이라는 기대도 나온다. 이상우 인베이드투자자문 대표는 "코로나19로 오히려 이사를 못 간 수요가 올 하반기에 한꺼번에 나올 수 있다"며 "올 하반기에는 상대적으로 저렴해진 강남 위주로 반등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대출이 가능한 9억원 이하 아파트는 서울 구로구 등지에서 강한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주변 대비 시세 차익이 확실한 '로또 아파트 청약'에 수십만 명이 몰리는가 하면 개발 호재가 예상된 지역에서 매물 호가가 뛰고 있다.

이 같은 '머니 무브'가 실물경제 영향이 큰 부동산에서는 '찻잔 속 태풍'에 그칠 것이란 신중론도 나온다. 송인호 한국개발연구원(KDI) 경제전략연구부장은 "절세용 급매물 때문에 5월 거래량이 늘었지만 '반짝 효과'로 꾸준한 상승을 낙관하긴 힘들다"며 "경기 침체 가능성에 연말에 다시 급매물이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박윤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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