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후 부동산 쟁점 '3'] ③분양가상한제, 재연기 요구했지만..

김창성 기자 2020. 4. 17. 0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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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개포주공1단지 철거 당시 모습. /사진=김창성 기자
사상 세번째 전염병 대유행(팬데믹) 사태를 맞은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정국에도 제21대 국회의원선거가 2000년대 들어 가장 높은 투표율을 기록하며 종료됐다. 총선이 마무리됨에 따라 각종 현안들도 다시 쟁점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 가운데 문재인정부가 최대 과제로 집중해온 부동산 규제정책은 가장 관심을 끄는 핵심 분야다. 최대 관건은 ‘종합부동산세’. 정부가 지난해 12월 이후 의원 입법으로 추진한 종부세 인상안은 야당의 반대와 함께 다주택자들을 중심으로 한 조세저항에 부딪치며 국회에 계류 중이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이번 선거에서 지역구와 비례대표를 합해 총 180석을 차지, 정부가 추진한 법안들이 20대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해도 21대 국회에서 힘을 받을 수 있게 됐다. 이어 6월과 7월엔 잇따라 양도소득세와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이슈가 재점화될 예정이다. 정부는 6월까지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를 유예해 출구를 마련해줬다. 분양가상한제는 코로나19 집단감염을 막기 위한 ‘사회적 거리두기’의 일환으로 당초 4월에서 3개월 연장됐다. 분양가상한제 시행은 집값의 큰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편집자주>

[MoneyS Report] 총선 후 부동산 쟁점 ‘3’ ③-분양가상한제

한차례 미뤄졌던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재연기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 방침에 따라 재건축 총회가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에 당초 올 4월 말로 정해진 분양가상한제 유예기간 종료 시점은 석달 연기됐다. 하지만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계속 증가하고 촉박한 사업일정 탓에 추가 연기를 해야 한다는 조합 측의 주장이 총선 이후에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조합원들이 부담해야 하는 이자 등 사업비용이 늘어남을 감안하면 분양가상한제의 추가 연기가 필요하지만 지금 상황에선 쉽지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얘기다.



총회 불가능… 결국 3개월 연장


분양가상한제는 ‘건축비+택지비’ 이하로 공급가격을 제한하는 것을 말한다. 정부가 중산층 무주택자들에게 보다 싼 가격으로 주택을 공급하겠단 취지로 공공택지에 한해 적용되던 규제다. 하지만 아파트값 거품이 주택시장 불안을 키운다는 정부 판단에 따라 민간택지로까지 확대 적용하는 분양가상한제 시행안이 지난해 10월 발표됐다.

사업주인 조합원들이 과도한 이익을 챙기지 못하도록 하는 동시에 집값 안정을 도모한다는 취지다. 서울의 경우 재개발·재건축 정비사업 대부분이 분양가상한제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기 때문에 강남권을 중심으로 반발이 거세다.

국토교통부는 관리처분계획인가를 받은 재개발·재건축단지에 대해 6개월의 유예기간을 부여했다. 당초 예정대로라면 오는 4월28일 분양가상한제 유예기간이 종료되지만 코로나19의 전국적 확산으로 상황이 급변했다.

조합이 유예기간 내 관리처분계획인가를 받으려면 조합원 20% 이상이 참여한 총회를 열고 의결을 거쳐야 한다. 하지만 많게는 수천명이 참석하는 총회의 특성상 코로나19 집단감염의 우려가 제기됐다.

총회 개최가 어렵게 되자 정비사업조합 모임인 미래도시시민연대는 분양가상한제 시행을 3개월 이상 연기해 줄 것을 요구하는 내용의 청원서를 국토부에 제출했다. 시간이 촉박해진 일부 조합은 코로나19 집단감염 우려에도 분양가상한제를 피하기 위해 총회 강행 의사를 밝혔다.

일부 조합이 총회 강행의 의지를 보이자 국토부는 분양가상한제 적용 유예기간 종료시점을 종전 4월28일에서 7월28일로 3개월 연장하기로 했다.

국토부 조치에 서울 강남구 개포주공1단지를 비롯해 수색7구역, 증산2구역, 수색6구역, 신반포3차·경남아파트 등 11개 조합은 관리처분계획 변경총회를 올 5월18일 이후로 미뤘다.
신반포15차 재건축 현장. /사진=김창성 기자



일부 조합 일정 강행… 이유는?


이런 가운데 서울 서초구 신반포15차 재건축조합은 시공사 선정 입찰에 참여한 시공사를 대상으로 지난 4월12일 합동 야외설명회를 강행하려 해 논란이 일었다. 조합은 서울시와 서초구의 제지로 일단 20일과 23일로 일정을 각각 연기했지만 아직까지 취소하진 않고 있다.

조합은 야외설명회 개최 이유에 대해 정부가 실내 모임을 금지하고 사회적 거리두기를 강력하게 시행한 데 따른 조치라고 설명했다. 최근 해외여행을 다녀왔거나 건강에 이상이 있는 경우 설명회 참석을 자제하고 참석 시 반드시 마스크를 착용할 것을 당부하는 등 필요한 조치를 취했다는 입장이다.
일각에선 코로나19 사태가 완전히 종식되지 않고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가 2주 연장된 상황에서 조합이 이익만을 위해 총회를 강행하는 것은 성급한 결정이라고 비판했다. 반면 조합 측은 나름의 속사정이 있다는 입장이다.

조합 입장에선 재건축 추진 일정이 연기될수록 사업비 이자 부담 등 조합원이 감당해야 하는 금전적 손실이 커질 수 있다는 것이다.

국토부와 서울시는 각 조합에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다음달 말까지 조합원 모임과 총회를 개최하지 말 것을 요청하는 공문을 보냈다. 업계 관계자는 “신반포15차 조합이 설명회를 강행하면 다른 조합도 정부 권고 일정을 어기고 잇따라 설명회나 총회를 개최하는 연쇄반응이 일어날 수 있다”고 전했다.



추가 연기 가능성은?


코로나19 여파에 분양가상한제 유예기간 종료가 3개월 연장됐지만 일부 조합은 현실성 없다고 주장한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분양승인을 거쳐 오는 7월 말 이전에 입주자모집공고를 하려면 시간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 캠페인이 연장됨에 따라 분양가상한제 일정 역시 추가 연장이 당연하다는 게 조합들의 주장이다.

강남권 재건축 조합 관계자는 “조합원이 모여서 처리해야 할 안건이 태산인데 3개월 연기는 너무 짧다”고 호소했다. 또 다른 조합 관계자는 “일정이 계속 미뤄지면 조합원 분담금이 계속 증가한다”며 “결국 일반분양을 받는 현금부자만 이득을 보는 로또아파트 문제가 또다시 논란이 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하지만 현 상황에선 분양가상한제 추가 유예 가능성은 낮다는 의견이다. 국토부가 유예기간을 3개월만 연장하는 내용의 관련 개정안 입법예고를 최근 마친 것도 이유 중 하나다.

김덕례 주택산업연구원 주택정책실장은 “계속 연기하면 조합의 금융비용 부담이 가중되기 때문에 종료시점에 가서 연장 여부를 논의하지 말고 조합과 시공사 등이 대비할 수 있도록 미리 논의해 결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641호(2020년 4월21~27일)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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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성 기자 solrali@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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