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물 품귀에 코로나까지..전세 못구해 '발동동'
대출 규제로 전세 수요 느는데
실거주 요건 강화로 매물 급감
코로나에 "차라리 눌러 살자"
전세 못구해 월셋집 구하기도
12·16 부동산 대책 후폭풍으로 전세 매물이 귀해진 데다 코로나19로 기존 전세계약을 연장하는 '눌러앉기' 현상까지 심화되면서 서울 전셋값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28일 KB국민은행에 따르면 전국 2월 전세수급지수는 평균 157.7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58.8포인트 올랐다. 2016년 11월 164.4를 기록한 이후 40개월 만에 최고 수준이다.
전세수급지수는 전세 수요 대비 공급 수준을 나타내는 지표다. 이 수치가 100(균형값)을 넘으면 전세 공급이 수요보다 부족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지역별 전세수급지수를 살펴보면 서울 160.9, 경기 150.4, 인천 159.2 등으로 지난해에 비해 상황이 크게 악화됐다. 지난해 2월 기준 서울의 전세수급지수가 87.5로, 1년 만에 73.3포인트 급등한 셈이다. 매물 품귀 현상에 전셋값도 급격히 뛰고 있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12·16 대책이 발표된 이후 서울 전셋값은 1.03% 올랐다. 강남구(2.17%) 서초구(1.78%) 송파구(1.28%) 등 강남3구와 학군이 뛰어난 양천구(2.23%)가 전셋값 상승을 주도했다. 수도권에서는 집값 상승이 가팔랐던 수원 영통(6.09%), 용인 수지(5.57%) 등의 전셋값이 천정부지로 뛰었다. 서울 강남구 개포동 래미안블레스티지 전용면적 84㎡형 전셋값은 지난해 10월 11억원대에서 지난달 13억원에 거래돼 석 달 만에 약 2억원이 뛰었다. 서울 송파구 가락동 헬리오시티 전용 84㎡형은 지난해 10월 8억원대에서 최근 10억원 선에 거래됐다.
서울 전세시장 패닉을 불러온 가장 큰 원인은 12·16 대책 후폭풍으로 발생한 매물 품귀 현상이다. 지난해 하반기 교육제도 개편 여파로 전셋값이 먼저 뛰었고, 12·16 이후 대출규제로 매수 수요가 전세 수요로 전환되자 전셋값 상승을 부채질한 것으로 분석된다. 또 1주택자 실거주 요건이 강화되자 보유한 집에 직접 들어가는 집주인이 많아지면서 매물이 감소했다.
설상가상 코로나19 사태 영향으로 기존 전세계약을 연장하는 '눌러앉기' 현상도 심화하고 있다. 실제로 최근 일부 집주인들은 코로나19에 대한 세입자들의 우려 때문에 기존 전세계약을 연장해주는 사례가 늘고 있다. 세입자로서도 집을 구하기 어렵기 때문에 기존 집에 어떻게든 거주하려고 한다.
용산에 주거형 오피스텔을 보유한 김 모씨(43)는 최근 오피스텔을 처분하려던 계획을 취소하고 전세계약을 연장해주기로 했다. 지금 같은 시기에 기존 세입자에게 집을 보여 달라고 부탁하는 것이 도리에 맞지 않는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성동구의 한 공인중개사는 "사진이나 동영상만 보고 계약한다는 경우 외에는 계약이 전혀 안 되고 있다"며 "지금은 전세를 내놓기도 구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최근 높아진 보유세 부담으로 인해 전세 만기 시 보증금을 많게는 수억 원대까지 올리려는 사례가 나타나 세입자들이 이중고를 겪고 있다. 마포구의 한 신축 아파트에 살고 있는 직장인 최 모씨(38)는 "집주인이 전세금을 2억원 올려 달라고 해서 집을 나갈 수밖에 없다"며 "요즘 다른 집을 구하러 다니기도 쉽지 않아 걱정이 많다"고 털어놨다.
[정지성 기자 / 박윤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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