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용성이 12억? 이 돈이면 보태서 강남입성"

정지성,박윤예 2020. 2. 18. 1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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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 재건축 급매물 완판되고
호가도 12·16이전 수준 들썩
강남 재건축 매물이 급매 위주로 소진되면서 12·16 부동산 대책 이전 호가를 회복하고 있다. 마포 등 다른 지역과 격차가 줄어들면서 강남 진입을 시도하는 '갈아타기족'이 늘어난 데다 '수용성(수원·용인·성남)' 등 과열된 수도권에 비해 가격이 착해 보이는 일종의 '착시현상'이 매수 심리 회복을 이끌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18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이달 들어 강남의 대표 재건축 예정 아파트인 서울 송파구 잠실주공5단지 급매물이 10여 건 거래됐다. 아직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시스템에 등재되지 않았지만 중개업소 등을 통해 알려진 실거래가는 전용면적 76㎡ 기준 18억~19억원 선이다.

이는 12·16 대책 발표 이전 가격에 비해 2억~2억5000만원가량 떨어진 수준이다. 저가 급매물이 소진되면서 최근 호가는 대책 발표 전과 비슷한 21억~21억5000만원대를 회복했다.

강남구 은마아파트도 최근 급매물 위주로 계약 성사가 잇따르고 있다. 이 아파트는 전용 76㎡ 급매물이 전고점 대비 2억5000만원 정도 떨어진 19억3000만~19억5000만원 선에 거래되고 있다.

이 밖에도 개포1단지는 전용 58㎡ 기준 호가가 24억원대까지 떨어졌다가 최근 분양가상한제 회피가 유력해지면서 26억원대로 호가가 오른 상황이다.

인근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시세가 2억원 넘게 떨어지면서 살 때가 됐다고 보는 손님들 문의가 늘어나는 추세"라며 "이 정도 금액대를 구매하는 사람들은 대개 현금으로 매수하기 때문에 대출 규제와는 별로 상관이 없다"고 설명했다.

아직 전체 거래량은 미미한 수준이고 한국감정원 기준 시세도 하락세이기 때문에 강남 재건축 시장이 반등한다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 다만 풍선효과로 수용성으로 대표되는 경기 남부에 이상 과열 현상이 나타나면서 상대적으로 강남 재건축 아파트 가격이 저평가돼 보이는 상황이 매수 심리에 영향을 주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용인 수지에 위치한 '성복역 롯데캐슬 골드타운'은 전용 84㎡ 기준 호가가 14억원대(실거래 11억원대)까지 올라왔다. 수원 광교신도시에 있는 '자연앤힐스테이트'도 호가가 13억원대(실거래 12억원대)에 달한다.

강남과 서울 내 다른 지역과 시세 간극이 좁혀지면서 강남 진입을 시도하는 갈아타기족이 늘고 있는 것도 매수세를 되살리고 있는 요인이다. 예를 들어 송파구 잠실동 '리센츠'는 전용 84㎡ 매물이 전고점보다 2억원가량 떨어져 지난달 18억9700만원에 거래됐다.

반면 마포구 아현동 '마포래미안푸르지오4단지'는 같은 면적이 지난달 16억5000만원에 거래돼 신고가를 갈아치웠다. 지난해 9월께만 해도 5억원 정도였던 마포와 잠실 간극이 불과 2억원가량으로 줄어든 것이다.

장재현 리얼투데이 리서치본부장은 "대책의 효과가 누그러들면 장기적으로 강남 시세가 회복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현재 시세가 저점이라는 판단하에 강남 진입을 시도하는 수요가 많아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정지성 기자 / 박윤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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