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부동산 담당PB 설문②]"현 정부 부동산 정책 미흡"..분양가 상한제 가장 잘못

2019. 9. 18. 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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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제일변도 정책..왜곡된 시장" 우려
가장 잘못했다고 본 정책 1위 '분양가상한제'
대출규제 강화 시각은 엇갈려

[헤럴드경제=양영경 기자] 금융권에서 부동산 자문을 하는 프라이빗뱅커(PB)와 전문가들은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정책이 대체로 부족하다는 인식을 드러냈다.

헤럴드경제가 시중 6대 은행·보험·증권사 부동산 담당 PB와 전문가 22명을 설문한 결과 전체의 68.2%에 해당하는 15명은 현 부동산정책이 미흡하다고 평가했다. [연합뉴스]

18일 헤럴드경제가 시중 6대 은행·보험·증권사 부동산 담당 PB와 전문가 22명을 설문한 결과, 전체의 68.2%에 해당하는 15명은 현 부동산정책이 미흡하다고 평가했다. 이중 ‘조금 미흡하다’고 본 PB들은 11명으로 절반에 달했고, 4명은 ‘아주 못한다’고 봤다.

이런 응답이 나온 데는 정책이 규제 일변도로만 흘러가 시장이 왜곡됐다는 시각이 많았다. 정숙희 미래에셋대우 VIP컨설팅팀 선임매니저는 “보유세·양도세 등 세제 강화, 대출 규제, 조합원 지위 양도금지, 임대사업자 혜택 축소 등 수요억제책이 효과가 시장에 제대로 반영되기도 전에 분양가상한제와 같은 공급억제책이 나와 시장이 방향성이 왜곡되는 현상이 발생했다”고 했다. 이어 “인위적인 억제책이 지속할 경우 시장의 반작용도 클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안명숙 우리은행 부동산투자지원센터장은 “단기적인 집값 규제 일색으로 풍선효과가 나타나고 있다”며 “투자자를 유도할 수 있는 마스터플랜을 제시하고 거래세 인하로 시장에 매물이 나올 수 있도록 하는 정책적 계산이 필요하다”고 했다.

19명의 금융권 부동산 PB 및 전문가는 서울 주택이 연말까지 1% 미만 또는 1~3% 상승할 것이라고 봤다.

계속되는 규제에도 정작 부동산 가격 안정화라는 정책 목적을 달성하지 못했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서울 주택이 추석연휴 이후 연말까지 1% 미만 또는 1~3% 상승할 것이라고 본 PB·전문가들은 19명에 달했다. 내년에만 1~3%, 3~5% 상승할 것이라고 본 응답자는 각각 7명, 9명이었다. 신정섭 신한은행 부동산투자자문센터 차장은 “과거 참여정부나 현 정부의 8·2대책을 보면 수요억제책은 수요와 함께 공급도 줄이는 효과를 가져와 집값 안정에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 확인됐다”며 “그럼에도 수요억제책을 고수해 시장에 유연하게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배기한 삼성생명 패밀리오피스 프로는 “과열을 잡아야 할 곳은 잡지 못하고, 침체를 보완해야 할 곳은 보완하지 못했다”고 봤다.

‘조금 잘한다’고 본 5명은 주택가격 안정화 노력, 정책기조 유지, 지역·투자대상별 대책 등을 그 이유로 꼽으면서도 실제 효과가 크지 않고 공급이 부족하다는 점 등을 아쉬운 부분으로 봤다.

가장 잘못했다고 본 정책은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추진(9명), 재건축규제 강화,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등 세금대책, 각종 대출규제 강화(각 4명), 3기 신도시 공급 대책(1명) 등의 순이었다. 특히 분양가상한제는 ‘서울 집값에 영향이 없고 로또 당첨자만 양산한다’(9명)는 인식이 많았고, ‘기타 의견’으로 재개발·재건축 속도가 느려져 오히려 서울 집값이 상승할 것(2명)이라고 보기도 했다. ‘집값을 내리는 데 큰 도움이 될 것’(0명)이라는 데는 누구도 동의하지 않았다. 최환석 KEB하나은행 부동산 자문센터 팀장은 “분양가상한제가 시행되면 정비사업에 의한 공급 위축으로 시장의 불안심리가 가중될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금융권 부동산 PB 및 전문가가 가장 잘못했다고 본 정책 1위는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추진’이었다. [헤럴드경제DB]

8명은 ‘분양가상한제가 집값을 내리는 데 조금 도움이 될 것’이라고 봤는데, 대부분 ‘일시적’, ‘단기적’에 방점이 찍혔다.박원갑 KB국민은행 WM스타자문단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이론적으로 청약을 노려 집을 사지 않고 대기하는 수요가 늘어 단기적 안정 효과가 있을 순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공급위축 우려가 있다”고 했다.

잘했다고 본 정책은 청약가점제 비율 상향 등 무주택자 주거대책(6명), 각종 대출규제 강화(5명), 공공임대주택 공급 확대 정책, 분양가상한제 추진(각 3명), 3기 신도시 공급 대책(2명) 등의 순으로 많이 꼽았다. 다만, 대출규제 강화에 대한 시각은 엇갈렸다. 5명은 잘한 정책이라고 본 반면, 4명은 잘못한 정책이라고 평가했다. 이는 실수요자 수요 억제 측면와 가계부채 우려 입장이 맞선 데 따른 것으로 나타났다.

y2k@heraldcorp.com

※ 헤럴드경제 설문에 도움주신 분들(가나다순). 강태욱 한국투자증권 PB부동산팀장, 김규정 NH투자증권 부동산 연구위원, 김성수 삼성생명 패밀리오피스 프로, 김웅 KEB하나은행 부동산자문센터 팀장, 김윤석 삼성생명 패밀리오피스 프로, 김재언 미래에셋대우 VIP컨설팅팀 부동산수석컨설턴트, 김형리 NH농협은행 WM연금부 차장, 박상현 삼성생명 WM사업부 프로,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 박합수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 배기한 삼성생명 WM사업부 프로, 신정섭 신한은행 부동산투자자문센터 차장, 안명숙 우리은행 부동산투자지원센터장, 양용화 KEB하나은행 부동산자문센터 센터장, 우병탁 신한은행 부동산투자자문센터 세무팀장, 원종훈 KB국민은행 WM투자자문부 세무팀장, 이남수 신한은행 장한평금융센터 지점장, 이상철 삼성생명 패밀리오피스 프로, 임주혁 한화투자증권 금융플라자 63지점 지점장, 정숙희 미래에셋대우 VIP컨설팅팀 선임매니저, 조성철 IBK기업은행 WM사업부 평생설계팀 과장, 최환석 KEB하나은행 부동산자문센터 팀장.

y2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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