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미의 위태로운 마이웨이..분양가상한제 '시계 제로'

박상길 2019. 9. 6. 0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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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강력한 의지를 가지고 추진 중인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가 '시계 제로' 상황으로 빠져들고 있다.

김 장관은 이번 분양가상한제를 밀어붙이면서 '실세 장관'인 홍남기 경제부총리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신중론을 단숨에 제압해 한때 일각에서는 내년 '최초의 여성 국무총리'가 되는 것 아니냐는 확대 해석이 나오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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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미 국토부 장관이 지난달 23일 열린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자료를 살피고 있다.<연합뉴스>

[디지털타임스 박상길 기자]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강력한 의지를 가지고 추진 중인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가 '시계 제로' 상황으로 빠져들고 있다. 김 장관은 이번 분양가상한제를 밀어붙이면서 '실세 장관'인 홍남기 경제부총리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신중론을 단숨에 제압해 한때 일각에서는 내년 '최초의 여성 국무총리'가 되는 것 아니냐는 확대 해석이 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이낙연 국무총리가 일본 수출 규제 대응 문제 등으로 분양가상한제 시행에서 한발 물러나면서 청와대 문턱을 넘지 못했고 이로 인해 추진력에 제동이 걸렸다. 당황한 국토부는 고위 관계자의 말을 빌려 홍남기 부총리의 신중론은 "원론적인 말씀에 불과하다"며 해프닝으로 간주하고 분양가상한제 시행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드러냈지만 상황을 뒤집기엔 이미 늦었다.

6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분양가 상한제 시행을 놓고 이처럼 정부내에서 조차 혼란이 가중되면서 주택 시장은 갈피를 못 잡고 갈팡질팡하고 있다. 추석 명절이 끝나면 가을 성수기가 시작되지만 분양가상한제가 걸려 있어 사업을 앞둔 건설사들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다. 연초 주택 규제를 피해 가을 분양 시장에서 승부를 보려 했던 건설사 중 일부는 내년을 기약해야 할 처지에 놓였다. 이처럼 각종 부작용과 우려로 여론은 분양가상한제가 공론화됐을 지난 7월보다 걷잡을 수 없이 나빠졌다. 야당은 이 틈을 놓치지 않고 힘을 합쳐 분양가상한제를 무력화하는 사상 초유의 '삭제 법안'까지 내놓았다. 벼랑 끝까지 몰린 김 장관이 난관을 잘 헤치고 예정대로 분양가상한제를 작동할 지 관심이 모아진다.

바람 앞에 놓인 등불처럼 위태로운 상황이지만 김 장관은 여전히 국민의 목소리를 외면한 '마이웨이'식의 정책 방향을 고수하고 있다. 하물며 박원순 서울시장까지 상한제를 우려하는 입장을 내놓았지만 김 장관이 이를 받아들일지는 미지수다.

이런 가운데 조은희 서초구청장이 연 분양가상한제 토론회는 주민들의 성토장이 됐다. 국민들의 분노는 날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지난 5월 3기 신도시가 발표된 뒤 교통지옥을 우려하며 3기 신도시 건설 중단을 요구해왔던 주민들은 지난 10번의 집회에서 외친 요구사항이 씨알도 먹히지 않자, 장소를 서울 광화문 한복판으로 옮기기로 했다. 주민들은 7일 태풍 예고가 있지만 이를 뚫고 시위에 참석하겠다는 의사를 내비쳤다. 그만큼 절실하다는 뜻이다. 3기 신도시 건설 발표로 직격탄을 맞아 집값이 크게 하락한 일산 주민들은 내년 총선에서 반드시 심판하겠다며 김 장관 낙선 운동에 돌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 2일 기준 일산 서구, 일산동구, 덕양구 등 일산 집값은 각각 -0.04%, -0.03%, -0.02%를 기록 중이다. 지난 5월 3기 신도시가 발표되기 전후로 18주 연속 하락장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달 발표된 분양가상한제로 수억원의 재산 피해를 보게 된 전국 80여개 재건축·재개발 조합도 대규모 촛불 집회를 예고했다. 이 시위에는 최대 2만명이 참여할 것으로 관측된다. 박상길기자 sweats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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