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불꺼진 집 최대 3만호.."3기 신도시 정책, 역효과날 듯"

박상길 2019. 8. 26. 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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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불꺼진 새 아파트'로 불리는 준공후 미분양 물량이 최대 3만호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송인호 한국개발연구원(KDI) 경제전략연구부장은 26일 KDI 정책포럼 '우리나라 주택공급의 문제점과 개선방향' 보고서에서 내년 준공 후 미분양 물량이 3만51호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고 밝혔다.

다른 시나리오에서는 주택가격상승률이 차입금리보다 0.23%포인트 낮을 것으로 추정됐는데, 이 경우 올해 미분양 물량은 2만4550호, 내년 2만7946호일 것으로 관측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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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준공 후 미분양 주택이 3만호에 이를 전망이다. 정부가 지난 5월 발표한 3기 신도시 공급 대책이 본격화할 경우 역효과가 날 것으로 예상된다. 사진은 견본주택 전경.<연합뉴스>

[디지털타임스 박상길 기자] 내년 '불꺼진 새 아파트'로 불리는 준공후 미분양 물량이 최대 3만호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포화 상태인 주택 시장에 3기 신도시 정책에 따른 추가 공급이 본격화하면 역효과가 날 것으로 전망된다.

송인호 한국개발연구원(KDI) 경제전략연구부장은 26일 KDI 정책포럼 '우리나라 주택공급의 문제점과 개선방향' 보고서에서 내년 준공 후 미분양 물량이 3만51호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고 밝혔다.

올해부터 내년까지 분양 물량이 29만7000호인 상황에서 사용자비용(차입금리-주택가격상승률)이 1.0%, 올해와 내년 실질 경제성장률이 각각 2.4%, 2.5%인 것을 가정한 결과다.

다른 시나리오에서는 주택가격상승률이 차입금리보다 0.23%포인트 낮을 것으로 추정됐는데, 이 경우 올해 미분양 물량은 2만4550호, 내년 2만7946호일 것으로 관측됐다. 올해 5월 기준 미분양 물량이 1만8558호인 것과 비교하면 급증한 수치다.

미분양 급증세는 2015년 공급 물량 폭탄에 따른 것이다.

KDI가 아파트 분양물량과 미분양간 상관관계를 분석한 결과 분양 물량이 10% 증가하면 3년 뒤에는 준공 후 미분양 물량이 3.8%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분양 확대에 따른 입주 물량 증가는 전세 시장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아파트 입주 물량이 장기평균 대비 10% 증가할 경우, 전셋값은 0.6∼1.121% 하락한다.

서울·경기 지역에서 전셋값이 가장 높았던 시점이 2017년 12월과 작년 2월임을 고려하면 2년 만기가 도래하는 올해 12월부터 수도권에서 역전세 현상이 표면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 예로 올해 경기도 입주 물량이 지난해보다 12% 늘어난 18만7000호이며, 중위 전셋값은 2017년 말 2억5000만원보다 2000만원 내린 2억3000만원으로 전망된다.

이는 건축업계와 금융권에 불안 요인이다.

2011년에도 미분양 해소 과정에서 100대 건설사 중 25%가 법정관리 또는 워크아웃을 신청했고 실제로 부도를 맞은 업체의 수도 145곳에 달했다.

금융권에서는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이 발생한 제2금융권을 중심으로 재무 건전성이 크게 악화하면서 '저축은행 사태'가 터졌다.

한국 주택시장은 주택보급률이 이미 100%를 넘어선 단계에 들어서 초과공급을 소화하기 어렵다는 것도 문제점이다.

올해 기준 주택보급률은 106.0%, 인구 1000명당 주택 수는 412호로 추정된다.

작년 기준 가구 수 증가와 주택멸실 수를 더한 '기초주택수요'는 34만8220호지만, 실제 주택 인허가 물량은 55만4136호에 달한다. 20만호가 넘는 공급초과가 발생하고 있다.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와 수도권 3기 신도시 개발이 주택시장 문제를 해소할 수는 없을 것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송 부장은 "현 시점에서 신도시 건설은 구도심 쇠퇴를 촉진한다"며 "3기 신도시가 과연 정부가 원하는 방향으로 갈지 의문이 제기된다"고 말했다.

이어 "분양가상한제 시행 전 마진을 맞추려고 '밀어내기'식 분양이 시행되고 나면 시장은 상당 기간 위축될 것"이라며 "정부 정책이 주택시장 변동성 확대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박상길기자 sweats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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