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가상한제 전 '막차'..4만7684가구 물량 공세

이성희 기자 2019. 8. 22. 1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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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ㆍ이달부터 9월까지 대거 ‘밀어내기’…“분양 시장 큰 장 설 것”

서울 5319가구·경기 1만9888가구 등…이달 말 서울서만 3개 단지

기존 주택시장 관망세·재건축 단지 몰려 있는 강남권 상승폭 줄어

오는 10월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시행이 가시화하면서 8~9월에 아파트 분양물량이 대거 몰리고 있다. 분양가상한제를 피하기 위해 분양 일정을 앞당기는 ‘막차단지’들로, 이달 말 분양시장에 나오는 일반분양 물량만 1만3000가구가 넘는다. 재건축단지가 몰려 있는 서울 강남권 아파트값이 약세를 보이는 등 분양가상한제 후폭풍이 계속되고 있다.

22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이달 중순(둘째주) 이후부터 분양가상한제가 시행되기 직전인 9월까지 전국에서 분양 예정인 아파트는 4만7684가구로 집계됐다. 지역별로 보면 서울 5319가구, 경기 1만9888가구, 인천 6569가구, 부산 2700가구, 광주 3168가구, 대구 3287가구, 대전 993가구, 울산 635가구 등이다.

분양가상한제를 앞둔 ‘물량 밀어내기’는 이달 말(셋째~넷째주)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당장 일반분양 물량 1만3289가구가 분양 일정에 돌입한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6187가구)보다 약 2.2배 많은 수준이다. 일반분양 전체 물량 중 71.9%인 9558가구는 분양가상한제 적용이 유력한 수도권에 몰려 있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분양가상한제 적용 기준 개선안 발표 직후 당초 하반기에 분양할 예정으로 알려졌던 서울 송파구 ‘송파 시그니처 롯데캐슬’ 등이 분양 일정을 앞당겼다”며 “9월 중순에는 추석연휴도 있어 이달 말 분양시장에 큰 장이 설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달 말 서울에서는 3개 단지가 분양을 준비하고 있다. 롯데건설이 송파구 거여마천뉴타운 2-1구역에 짓는 ‘송파 시그니처 롯데캐슬’(745가구)을 비롯해 대우건설이 동작구 사당동에 공급하는 ‘이수 푸르지오 더 프레티움’(153가구)과 대림산업이 은평구 응암동에 짓는 ‘녹번역 e편한세상 캐슬 2차’(118가구)도 이달 분양한다.

분양가상한제로 청약시장이 달아오르는 것과 달리 기존 주택시장은 관망세가 짙어지고 있다. 특히 재건축·재개발 단지의 분양가상한제 적용 시점이 관리처분계획인가로 당겨지면서 재건축단지가 몰려 있는 강남권은 숨을 죽이고 있다.

한국감정원이 이날 발표한 자료를 보면 이번주(지난 19일 조사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 대비 0.02% 올랐다. 지난달 초 상승 전환한 이후 8주 연속 상승세지만, 상승폭은 지난주(0.02%)와 같은 수준을 유지했다. 특히 서초·강남·송파·강동구 등 이른바 ‘강남 4구’의 아파트값은 0.02% 올라, 전주(0.03%)보다 상승폭이 줄었다.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되면 서울 강남의 주요 재건축단지의 조합원당 분담금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면서 매수세가 주춤해졌기 때문이다. 이달 초 19억5000만원을 찍었던 송파구 잠실주공5단지(전용 76㎡)의 현재 호가는 18억5000만원으로 1억원 떨어졌다.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전용 76㎡)도 호가가 17억7000만원에서 17억3000만원가량으로 내려갔다.

감정원 관계자는 “시장 불확실성 및 대출규제 영향 등으로 시장 참여자들이 관망하는 가운데 최근 급등했던 일부 재건축단지는 분양가상한제 영향으로 하락했다”며 “다만 마포구와 동대문구 등 인기지역의 신축과 역세권, 저평가 단지 등이 상승하며 서울 집값이 지난주 상승폭을 유지했다”고 말했다.

이성희 기자 mong2@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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