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급적용·사유재산권 침해..'분양가 상한제' 憲裁 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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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민간택지에 대해서도 분양가 상한제를 확대 적용키로 한 가운데 일반 분양을 앞둔 재건축 단지를 중심으로 기본권 침해 논란이 거세지고 있다.
헌법소원이 제기될 경우 분양가 상한제를 소급 적용해 달성할 수 있는 공익의 크기와 재건축 조합원 개인의 기본권 침해의 크기를 두고 치열한 공방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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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임철영 기자] 정부가 민간택지에 대해서도 분양가 상한제를 확대 적용키로 한 가운데 일반 분양을 앞둔 재건축 단지를 중심으로 기본권 침해 논란이 거세지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민간택지에 대한 분양가 상한제 확대 시행이 공익이 조합원의 기대이익보다 크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지만 법조계에서는 위헌 소지가 다분하다는 견해도 나온다.
19일 국토부와 정비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분양가 상한제 적용 시점을 기존 '관리처분 계획 인가를 신청한 단지'에서 '최초 입주자모집 승인을 신청한 단지'로 바꿔 주택법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관리처분 계획 인가를 받아 이주와 철거 단계에 있는 단지까지 대상이 확대된 것이다. 재건축 조합은 이번 조치가 사유재산권을 침해했다며 반발, 헌법소원을 검토하고 나섰다. 정부가 내놓은 강력한 집값 잡기 정책에 대한 헌법소원 가능성이 재건축시장을 중심으로 새로운 분쟁의 불씨로 떠오른 셈이다.
헌법소원 가능성의 핵심은 분양가 상한제 소급적용과 사유재산권 침해 여부다. 헌법소원이 제기될 경우 분양가 상한제를 소급 적용해 달성할 수 있는 공익의 크기와 재건축 조합원 개인의 기본권 침해의 크기를 두고 치열한 공방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비슷한 사례는 2005년에도 있었다. 일부 재건축 조합은 당시 임대주택를 의무적으로 공급하도록 한 '도시 및 주거환경 정비법' 시행령의 소급 적용과 재산권 침해 부당성을 문제 삼아 헌법소원을 제기했다. 당시 '도시 및 주거환경 정비법'은 재건축 사업 이익 환수와 공공 임대주택 공급의 목적으로 재건축 사업 시 증가하는 용적률의 25% 범위 안에서 임대주택을 의무적으로 짓도록 했다.
이에 헌법재판소는 2008년 헌법재판관 9명 중 5명의 합헌 의견으로 청구를 기각했지만 재판관 4명이 개인의 기본권을 침해할 만큼 공익이 크지 않다는 취지의 위헌 의견을 내놓으면서 팽팽하게 대립했다. 합헌 의견은 재건축 임대주택 공급 의무제도에 대해 '투기적 수요를 억제해 주택 가격을 안정시키고 주택 부족 문제를 완화함으로써 달성할 공익이 이해 관계자의 신뢰 이익에 비해 매우 큰 만큼 신뢰 보호 원칙을 위반한 재산권 침해라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반면 위헌 의견은 기본적으로 분양권에 대한 재산권 침해에 해당하고 관리처분계획 인가라는 행정행위에 따라 재건축 조합원 등은 분양 예정 대지와 건물에 대한 소유권에 신뢰를 갖게 됐다고 볼 수 있어 신뢰에 대한 보호의 정도가 크다고 봤다.
일각에서는 오는 10월 확대 시행되는 분양가 상한제가 '도시 및 주거환경 정비법'보다 더 큰 위헌 요소를 내포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소급 적용 대상인 일반분양을 앞둔 단지에 대한 최소한의 피해 최소화 장치가 없는 데다 정책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지도 불투명하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시장의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라도 제도 적용에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분양가 상한제 확대 정책이) 임대 후 분양이나 후분양을 준비하던 단지까지 모두 소급 적용되는 것이기 때문에 위헌 소송을 고려하는 곳도 나타날 것"이라며 "쉽게 재건축을 추진하기도 어려워질 전망"이라고 진단했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부작용을 완화하기 위해서는 적용 지역을 최소화시켜야 한다"고 지적했다.
임철영 기자 cyl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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