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권 거래 금지 대상 아닌 지역에 투자자들 북새통

김성민 기자 2016. 11. 5. 0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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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3 부동산 대책이 나온 다음 날인 4일 경기도 용인시 수지구 풍덕천동에 문을 연 '수지 파크 푸르지오' 모델하우스. 이곳 전용 84㎡에 청약을 넣은 김모(32)씨는 "규제책이 나온 후 사실상 서울에서 청약 투자를 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해 신청했다"며 "대책이 적용되지 않는 이 아파트는 분양권 웃돈이 더 붙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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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제 비켜간 곳 '풍선효과'.. 재건축은 주춤] 용인 모델하우스 7000명 몰려 - 대책 발표 당일까지 '청약 재테크' 용산서 평균 156대1 경쟁률 기록, 동탄2신도시에선 평균 79대1, 세종시에선 평균 249대1 - 재건축·분양권 시장은 '움찔' 서울 재건축, 34주 만에 하락세.. 예정됐던 분양 일정 연기 잇따라

11·3 부동산 대책이 나온 다음 날인 4일 경기도 용인시 수지구 풍덕천동에 문을 연 '수지 파크 푸르지오' 모델하우스. 외벽에는 '6개월 후 전매 가능'이라는 대형 현수막이 내걸렸다. 정부가 이번에 전매 제한 기간을 대폭 강화한 37개 규제 지역에 속하지 않는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분양 대행사 관계자는 "어제 대책 발표 직후 분양권 전매 관련 문의가 하도 많아 아예 '여긴 (규제 지역) 아니다'는 플래카드를 걸었다"면서 "인근 동탄2신도시 분양 아파트가 이번에 전매가 전면 금지되면서 투자자들이 이곳으로 몰리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모델하우스 앞에는 개관 한 시간 전부터 생겨난 관람객 대기 줄이 100m 이상 이어졌고, 평일이었음에도 7000여명의 인파가 몰려 내부는 북새통을 이뤘다.

지난 3일 정부가 서울 강남 등 수도권 일부 지역에서 아파트 분양권 거래를 전면 금지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대책을 발표하자 부동산 시장이 술렁이고 있다. 규제가 비켜난 지역으로 투자 세력이 몰렸고, 규제가 적용되는 서울 재건축 아파트 단지와 분양권 시장은 주춤하는 양상이다.

'청약 재테크' 막차를 타려는 투자자들이 몰려 분양 아파트의 경쟁률이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3일 서울 용산구에서 분양한 '용산 롯데캐슬 센터포레' 청약에는 157가구 모집에 2만4500명이 몰리며 올해 비강남권 최고인 평균 156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곳 전용 84㎡에 청약을 넣은 김모(32)씨는 "규제책이 나온 후 사실상 서울에서 청약 투자를 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해 신청했다"며 "대책이 적용되지 않는 이 아파트는 분양권 웃돈이 더 붙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같은 날 경기 동탄2신도시에서 청약 신청을 받은 '동탄 린스트라우스 더 레이크'는 일부 평형에서 최고 954대1의 경쟁률이 나오는 등 올해 동탄2신도시 최고인 평균 79대1의 청약 경쟁률을 기록했다. 세종시에서 분양한 '캐슬앤파밀리에 디아트 세종'은 세종시 역대 둘째로 높은 평균 249대1의 청약 경쟁률을 기록했다.

규제 대상에서 벗어난 오피스텔 분양 물량에도 투자자들이 대거 몰렸다. 4일 경기 하남·안양 등에서 문을 연 오피스텔 모델하우스 4곳(2700여실)에는 2만여명이 몰렸다.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장은 "이번 규제 대책으로 분양 시장이 일부 위축되겠지만 규제에서 제외된 지역으로 '풍선효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했다.

움츠린 재건축·분양권 시장

반면 서울 재건축 아파트 시장과 분양권 시장은 규제의 영향으로 움츠러든 모습이다. 부동산 리서치 업체인 '부동산114'에 따르면 이번 주 서울 재건축 아파트값은 규제의 영향으로 34주 만에 하락세로 돌아서며 한 주 새 0.12% 떨어졌다. 규제가 예고된 2주 전부터 가격 상승세가 꺾이며 호가(呼價)가 수천만원 하락하고 있었다.

서울 강남구 개포동 A 중개업소 대표는 "2주 전부터 개포주공 1단지 가격이 3000만원 정도 떨어졌고, 관망세가 이어지고 있다"며 "규제 발표 이후 '앞으로 분위기가 어떨 것 같으냐'는 문의 전화가 쏟아지고 있다"고 했다. 서울 송파구 잠실주공5단지 인근 B 중개업소 관계자도 "매매가 안 되다 보니 가격을 1000만원에서 2000만원 낮춘 매물들이 나오고 있다"고 했다.

분양권 시장도 마찬가지다. 서울 송파구의 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어제 대책 이후 기존 분양권 시장이 반사이익을 볼 것이라는 분석도 있는데 시장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일단 지켜보자는 사람이 많다"고 했다.

분양 일정 연기 속출

올 연말까지 분양을 앞두고 있던 건설사들과 재건축 조합들도 이번 규제 여파를 주의 깊게 지켜보고 있다. 올해 연말까지 전국에 분양 예정인 108개, 8만3317가구 중 이번 규제 적용을 받는 단지는 31개, 1만6233가구에 달한다.

분양 일정을 연기하는 곳도 속출하고 있다. 현대산업개발은 이달 중 서울 송파구에서 예정했던 '잠실 올림픽 아이파크' 분양 일정을 무기 연기했고, 대림산업도 이달 중 서울 관악구에서 하려던 'e편한세상 서울대입구' 분양 계획을 미뤘다.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재건축 단지마다 분양가를 낮춰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 나오기 시작했다"며 "당분간 시장 추이를 지켜보자는 분위기가 강하다"고 말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재건축·재개발 아파트와 분양권 시장은 정부 정책에 민감한 편"이라며 "내년 봄까지는 눈치 보기 장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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