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재부, 9년 전 "잦은 선거, 경제에 악영향" 개헌 옹호 보고서

이태규 기자 2016. 10. 24.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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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이 24일 개헌 추진 의사를 밝힌 가운데 재정경제부(현 기획재정부)가 9년 전 “잦은 선거가 경제에 부정적”이라며 개헌을 옹호하는 보고서를 내놓은 것으로 나타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날 기재부에 따르면 지난 2007년 1월 9일 故 노무현 전 대통령이 특별담화를 통해 개헌 추진 의사를 밝힌 다음날 재경부는 ‘선거가 미치는 사회·경제적 비용’ 이라는 내부 보고서를 작성했다. 보고서에서 재경부는 “잦은 선거는 막대한 선거 비용과 정치적 불확실성 및 경기 진폭을 확대시켜 사회·경제적 비용을 발생시킨다”며 “대선·총선·지방선거의 임기와 선거주기가 달라 2년마다 선거가 반복되면서 경제적 비용이 증폭될 우려가 있다”고 주장했다.

대표적인 것이 잦은 선거로 인한 포퓰리즘(인기영합주의 정책) 문제다. 보고서에 따르면 노태우 정부는 1992년 대선을 앞두고 ‘5·8 부동산 투기대책’을 완화했다. 김영삼 정부도 1995년 6월 지방선거에 앞서 자본재산업 육성대책과 사회취약계층 복지증진 대책을, 1996년 4월 총선 직전에는 노인·장애인 복지종합대책을 발표했다.

선거의 기회비용도 보고서는 지적했다. 대선을 기준으로 법정 선거비용은 600억원 수준으로 추정됐다. 선거에 투입된 돈과 시간이 다른 곳에 투자되면 부가가치 창출액은 최소 1,000억원 이상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선거관리위원회에 보고되지 않은 선거용 자금이나 비자금 등까지 고려하면 기회비용은 더 클 것으로 분석됐다. 또 누가 선거에 당선되는지 기업이 지켜보는 경향이 늘면서 선거가 있는 해에는 설비투자도 둔화되는 것으로 재경부 실증분석 결과 나타났다.

결국 개헌으로 선거 횟수가 줄면 안정적인 경제정책을 펴는 등 경제 전반에 긍정적이라는 것을 실증분석한 내용이었다. 하지만 당시에는 정부가 개헌의 긍정적인 면만 부각해 작성한 보고서라며 야당인 한나라당(현 새누리당)으로부터 비판을 받은 바 있다.

/세종=이태규기자 classic@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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